기획 아카이브는 50+세대가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꼭 알아야 할 온갖 정보를 정리해 차곡차곡 쌓아두는 기획 콘텐츠입니다.    

 

재단의 일자리 사업을 토대로 50+세대 일자리 관련 이슈를 다루는 두 번째 글입니다. 첫 글에서는 재단이 2019년 들어 시행하고 있는 ‘50+일자리 사업 2.0’의 개괄적인 사항을 문답 형식으로 풀었습니다. 세부 사업을 하나씩 살펴보면서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시작할 참인데요. 현재 한창 참가자를 모집(8월 5일까지)하고 있는 신중년 도시재생 창업 지원 프로젝트 'JUMP-UP 5060(이하 점프업 5060)’이 이번 글의 주인공입니다.

 

도시재생이라는 말도 낯설지만, 도시재생과 창업의 조합은 더 낯섭니다. 참가자 모집 포스터에는 ‘도시와 골목을 바꿀 창업가 대모집’이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적혀 있는데요. 흔히 우리가 떠올리는 일반적인 형태의 창업과는 무언가 다른 창업을 지향하는 사업으로 보입니다. 재단 일자리사업본부 관계자의 설명으로는 50+세대의 창업 현실에 대한 고민과 재단이 추구하는 일자리 사업의 방향성이 맞물려 이처럼 독특한 창업 지원 프로그램이 탄생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영세 자영업을 넘어

 

아직 일이 필요한 50+세대. 질 좋은 일자리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50+세대에게 창업은 몇 안 되는 선택지 중 하나입니다. 많은 50+세대가 선택하는 창업은 흔히 점포 창업, 소상공인 창업, 혹은 자영업 창업이라 불리는 대중 대상 소매업 창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8년 8월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한국 전체 자영업자 중 50대 자영업자의 비율이 약 30%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중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약 70%이며, 사업 분야로는 경쟁이 치열한 도소매·음식숙박업 비중이 높다고 합니다.

 

창업 분야를 포함한 일자리 시장이 과밀·포화 상태인 것이 새삼스러운 사실은 아니죠. 50+세대가 진입할 수 있는, 또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새로운 분야, 새로운 일자리 모델을 만드는 것이 재단 일자리 사업의 가장 큰 미션임은 지난 글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생계형 일자리 시장은 굉장히 포화 상태라고 할 수 있어요. 청년층과도 경쟁해야 하죠...(중략)...그렇다면 아무리 경제적 수익이 최우선 과제인 50+세대라고 해도, 기존의 일자리 시장에 나가 경쟁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일까 의문이 생기는 거죠. 그래서 당장은 안정적인 일자리를 갖지 못하더라도, 다양한 활동 무대를 경험한 후 자신의 장점을 살리고 가치를 인정받아 길게 갈 수 있는 일자리를 찾아가보자는 거죠. 또 일이라는 것이 심리적인 만족감도 굉장히 중요하잖아요...(중략)... 50+세대가 새로운 시장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젊은 시절에는 미처 챙기지 못했던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일에도 한 번 시각을 돌려보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 거죠.


언제나 대안을 상상하기는 어렵습니다. 당장 높은 수익을 약속하지는 못해도, 50+세대가 자신의 장점을 살려 일할 수 있는 무대, 경제적 보상과 함께 공공의 이익에도 기여할 수 있는 분야. 말은 쉽지만 선뜻 구체적인 상을 그리기가 쉽지 않죠. 50+세대의 창업을 지원하고자 하는 재단의 입장에서도 50+세대가 새롭게 도전할 창업 분야와 활동 무대를 발굴하는 일은 늘 만만치 않은 과제입니다.

 

 

높은 임대료와 치열한 경쟁. 50+세대에게도 자영업의 벽은 높기만 하다.  

 

파트너를 만나다

 

뜻하지 않은 곳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사회공헌 사업 아이템을 찾고 있던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손을 잡게 된 것입니다. 원래 LH는 2015년부터 청년 세대의 소셜벤처를 지원하는 ‘LH 소셜벤처 지원사업’을 시행해왔습니다. 그러던 중 다른 세대로까지 지원 대상을 확대하고자 하는 계획을 갖게 되었고, 50+세대와 함께할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재단과 협업을 모색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민과 관을 가리지 않고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을 일자리 사업의 주요 전략으로 삼고 있는 재단으로서는 반가운 소식이었습니다. 50+세대가 활동할 수 있는 새로운 일자리 무대를 발굴하는 것은 재단 혼자만의 힘으로는 벅찬 일이기 때문입니다. 재단과 LH 실무진이 함께 50+세대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도시재생이라는 분야가 사업의 주제로 떠올랐습니다. 본래 재단에서 50+세대의 일과 활동 무대로 주목하고 있던 분야이기도 하고, LH라는 조직의 전문성이 발휘될 수 있는 분야라는 점도 고려되었습니다.

 

LH는 지방자치단체나 민간과 협력해 국책 사업인 ‘도시재생 뉴딜 사업’을 포함해 다양한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기관입니다. 도시 정비 사업, 국유지 개발, 노후 건축물 리모델링 등도 시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점프업 5060’에 참여하는 50+세대의 창업 아이템이 꼭 거시적이거나 규모가 큰 도시재생 사업과 관련된 것은 아니지만, 교육 설계부터 컨설팅, 사업화 지원에 이르기까지 사업 기획 과정 전반에 걸쳐 LH가 보유한 전문성과 네트워크는 큰 힘이 되었습니다. ‘LH 소셜벤처 지원사업’으로 발굴된 청년 창업가와 50+세대 창업가의 협업을 계획할 수 있게 된 것도 큰 수확입니다. 두 기관의 실무진은 LH 본사가 위치한 진주와 서울을 오가며 사업 전 과정을 함께 설계하고 다듬어 갔습니다.    

 

50+세대와 도시재생? 

 

일반적으로 도시재생이라고 하면, 낙후한 구도심이나 경제적으로 쇠락한 산업 단지를 다시 살리기 위한 경제·산업 프로젝트나 건축·리모델링 프로젝트를 떠올리게 됩니다. ‘점프업 5060’에서 발굴하고자 하는 도시재생 창업 아이템은 이러한 대규모 사업보다는 사람들의 일상과 좀 더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아이템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동네 사람들이 교류할 수 있는 모임 공간을 만드는 동네 커뮤니티 공간 창업’, ‘지역 예술가의 공연을 개최하고, 동네 주민의 작품도 전시하는 문화콘텐츠 접목형 식당 창업’,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참여형 원데이 클래스 프로그램 창업’과 같은 아이템들입니다. 동네와 골목에 다시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이들이 만나서 함께 무언가를 할 수 있도록 촉진하는 프로그램을 접목한 다양한 창업 아이템인 거죠.       

 

 

 

 

이미 언론을 통해 청년 세대가 주축이 되어 이 같은 형태의 창업을 하거나 사업을 운영하는 사례를 접한 적은 많습니다. 그런데 재단이 50+세대를 위한 창업 분야, 혹은 50+세대가 강점을 보일 수 있는 창업 분야로 도시재생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재단 담당자의 말입니다.

 

청년 세대와 비교해 50+세대는 지역에 자산을 소유하거나, 퇴직 후 활용할 재원을 확보한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습니다. 아무래도 살아온 시간이 긴 만큼 네트워크도 더 탄탄하고요. 실제로 퇴직 후 거주하는 지역이나 자신과 인연이 있는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거나, 활동을 희망하는 분도 많아요. 물론 50+세대 모두가 자산을 갖춘 것은 아니겠지만 작은 건물이든, 유휴 공간이든, 네트워크든 50+세대가 보유한 자산을 동네와 골목을 위해 활용할 기회를 제공하게 되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50+세대의 창업 활동으로 지역에 긍정적인 변화를 꾀하는 시도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고요.

 

LH 입장에서도 이번 사업을 통해 유의미한 사례를 발굴할 수 있다면, 이후의 도시재생 사업을 위한 소중한 자원을 얻게 되는 셈입니다. 작은 동네 단위의 사업 모델이라 할지라도 이를 참고하거나 응용해 향후 거시적인 도시재생 계획과 연계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고요. LH 역시 50+세대가 보유한 잠재력에 큰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저절로는 안 된다

 

‘점프업 5060’은 두 단계에 걸쳐 진행됩니다. 1단계 과정으로는 올해 8월부터 12월까지 교육을 시행하고, 2단계 과정에서는 내년 5월까지 컨설팅과 사업화 자금을 지원합니다. 창업 실무와 도시재생 관련 커리큘럼으로 짜인 집합 교육이 200시간 내외에 걸쳐 이뤄지고, 교육 종료 이후에는 80시간의 창업 현장 연수가 계획되어 있습니다. 올해 12월에는 도시재생 선진국을 찾아가는 해외 현장 탐방 일정도 잡혀 있습니다.

 

이에 더해 참가자의 교육 참여 독려와 집중도 향상을 위해 식비와 교통비 등을 지원하고, 원거리 지역에서 올라오는 참가자에게는 숙박도 제공합니다. 요즘 여러 기관에서 다양한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는데, 여타 프로그램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참가자 교육에 상당한 시간과 자원을 투자한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도시재생과 창업 모두 참가자에게 낯설 수 있기 때문이죠. 이 사업에는 창업 경험이 전무한 50+세대도 참여를 하게 됩니다. 3년 미만의 창업 경험이 있는 분도 지원 대상인데, 이분들과도 지난 창업 과정을 되돌아보고 문제점을 파악해 함께 구체적으로 개선점을 찾아갈 겁니다. 실패 없는 창업은 있을 수 없겠지만, 실패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충분한 사전 준비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고 생각해요.

 

7월 12일 서부캠퍼스 강당에서 개최된 점프업 5060 사업 설명회. 새로운 창업 모델에 관심이 많은 참가자들로 성황을 이뤘다.

 

이 점에 관해서는 LH도 재단과 뜻을 같이했고, 내실 있는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사실 꼭 창업뿐만 아니라 50+세대가 새로운 직업이나 일자리를 얻는 모든 과정에는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데, 현실에서는 이 같은 사실이 너무 쉽게 간과되곤 합니다. 이는 재단의 고민거리이기도 합니다. 50+세대가 충분한 준비 과정과 숙성의 시간을 거쳤을 때 유의미한 재취업이나 창업 사례가 발굴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지만, 지원 사업 기획과 운영 과정에서 현실적으로 충분히 이를 고려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난 글에서 인용했던 재단 관계자의 발언을 곱씹어 봅니다.

 

생각해보세요. 우리가 생애 첫 번째 직장을 갖기까지 얼마나 많은 교육을 받고,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커리어를 쌓아왔는지요. 두 번째, 세 번째 커리어라고 다를 건 없습니다.

 

다행히 ‘점프업 5060’에서는 협업 기관인 LH의 지원으로 참가자들이 충분한 교육 과정과 준비 기간을 거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다는 것이 재단 내부의 평가입니다. 이미 다년간의 소셜벤처 지원사업으로 축적된 LH의 노하우에 힘입어 단순히 교육에 그치지 않고, 실제 창업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단계별 지원 과정이 촘촘하게 설계되었다는 사실도 재단의 기대를 높이고 있습니다.

 

실험은 성공할까


‘점프업 5060‘이 올해 처음으로 시행되는 동시에 시범 사업의 성격을 가진 만큼 재단 실무진은 기대와 걱정을 함께 내비쳤습니다. 단순히 일개 사업이 좋은 성과를 거두는가의 문제를 넘어 ’점프업 5060‘은 재단의 일자리 사업 전략이 현실에서 구현된 사례로서 의의가 있습니다. ‘경계를 넘는 파트너십’, ‘일자리 무대의 확장‘, ‘교육부터 일자리까지 촘촘한 디딤돌 제공‘은 재단이 일자리 사업의 주요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는 항목들입니다. LH라는 전문성을 지닌 외부 파트너의 존재, 50+세대의 새로운 활동 분야로 제시된 도시재생과 지역 활성화, 교육에서 실제 창업까지 무리 없이 이어지도록 공들여 설계한 지원 프로세스는 이 사업의 향후 결과를 주목하고 또 기대하게 만듭니다.

 

재단 직원 한 분이 외부에서 개최된 도시재생 뉴딜 교육에 갔다가 80대 참가자 분이 아쉬움을 토로하시는 걸 들으셨대요. "내가 60이 넘으면 죽을 줄 알았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20년 넘게 아무것도 안 하고 살았네요. 조금이라도 젊었을 때 이런 교육을 접했다면...”이라고요. 사실 이 사업은 무엇보다 여전히 할 수 있는 게 많은 50+세대에게 또 다른 일거리와 활동 거리를 제공한다는 점에 가장 중요한 의의가 있다고 봐요. 꼭 대단한 분들이 오셔서 커다란 성공 사례가 발굴되기를 기대하는 건 아니에요. 이 사업으로 도시재생 창업의 작은 성공 사례들이 모이면 좋겠습니다.

 

날로 어려워지는 창업 환경에서 사람들이 눈여겨볼 만한 새로운 50+세대의 창업 사례가 탄생할 수 있을지, 50+세대가 보유한 유무형의 자산을 동네와 골목을 살리는 공공의 자산으로 활용한다는 아이디어가 현실에서 빛을 발할 수 있을지, 재단과 LH라는 두 기관의 역량이 협업으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이 사업의 향방에 관심을 두게 하는 포인트가 여럿입니다. 50+세대의 일자리, 50+세대의 창업, 50+세대의 사회적 영향력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이 사업의 진행 과정에 계속 주목해야 할 이유입니다.

 

50+세대 창업가는 동네와 골목에서 새로운 삶을 써내려갈 수 있을까. 점프업 5060 사업 프로세스는 2020년 6월까지 이어진다.    

 


 

8월 5일까지 참가자를 모집합니다

 

신중년 도시재생 창업 지원 프로젝트 ‘점프업 5060’은 8월 5일까지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아래의 담당자 코멘트를 참조해 하단에 링크된 사업 홈페이지를 방문해주세요.

 

많은 분이 이미 공고문 등을 통해 안내된 내용을 문의하시는 경우가 많아요. 사업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공고문과 사업참여 가이드라인 자료가 게시되어 있습니다. 이런 자료를 잘 숙지하신 뒤에 신청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도시재생 창업이라는 공모 주제가 낯설어서인지 본인의 창업 아이템이 본 사업 지원 대상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문의도 많습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공고문의 ‘창업팀 심사항목 및 배점 기준(붙임2)’, 가이드라인 자료의 Q7 항목 등을 참고해주세요.

 

  점프업5060 홈페이지(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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