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활동을 하는 비영리단체의 IT환경은 좋지 않다. 대부분의 단체는 경제 사정이 넉넉한 편이 아니어서 사용 중인 컴퓨터가 말썽을 일으키면 수리비용이 큰 부담이다. 선뜻 새로운 PC를 구입하기도  쉽지 않다. 매일 쓰는 업무용 컴퓨터에 문제가 생기는 것처럼 난감한 일이 없다. 이럴 때 점검과 수리를 해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좋지 않을까?

 

IT기술력을 갖고 있는 50+세대들이 나서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됐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서 진행하는 사회공헌형 일자리, 보람일자리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5월, 20명의 <IT서포터즈>가 선발, 소정의 교육과정을 거쳐 7월부터 다양한 비영리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IT서포터즈>는 정보화교육이 필요한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컴퓨터와 스마트폰 교육 활동을 하는 <IT교육>과 비영리단체의 노후화 된 PC 정비와 수리를 전담하는 <IT유지보수>로 나뉘어 활동 중이다. 12명의 'IT교육 서포터즈'과 8명의 'IT유지보수 서포터즈'는 (사)비영리IT지원센터의 지원과 안내를 받아 여러  활동처에서  업무를  하고 있다.

 

 

비영리단체의 오래된 PC, 우리에게 맡겨라~

 

 

지난 11일 오후 6시, 영등포구 양평동의 주택가에 위치한 쪼물왕국지역아동센터 1층 교육장 책상 위엔 컴퓨터 2대가 분해된 채 놓여있었다. 사용 중이던 컴퓨터의 점검과 수리가 이뤄지는 중이었다. 8명의 <IT유지보수>들은 컴퓨터 고장의 원인인 먼지를 제거하기 위해 본체를 열어 내부를 분리·분해·세척·조립하는 PC클리닝을 진행했고 이어 벽면의 큰 TV와 컴퓨터를 연결해 컴퓨터 상태를 진단하고 수리에 돌입했다. 한 쪽에서는 비영리IT지원센터의 전문수리정비기사가 서너 명의 <IT유지보수>들에게 컴퓨터 최적화 교육과 현장에서의 사전에 숙지해야 할 사항들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었다.

<IT유지보수> 8명은 이날 쪼물왕국지역아동센터의 6대 컴퓨터를 정비하고 자체 교육시간도 가졌다. 노후 컴퓨터를 정비하고 수리하는 일은 전문성을 요하는 일이라 막 활동을 시작한 <IT유지보수>들에게는 케이스별 사례 공유와 현장 교육이 필요했다.

 

“대부분의 비영리단체 컴퓨터는 아주 느리고 사양이 낮지만 불편하다는 생각조차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냥 쓰는 거외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죠.”

<IT유지보수 서포터즈>로 활동 중인 이광우 공동체IT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비영리단체의 일반적인 컴퓨터의 상태를 설명했다. 이런 컴퓨터가 있는 곳은 어디든 <IT유지보수>들의 활동처가 된다. <IT유지보수>들은 7월 한 달 동안 영등포구 쪼물왕국지역아동센터, 도봉구 방학동밀알데이케어센터, 푸른나눔, 너나울도서관, 은평구 (사)이주노동희망센터, 구로아동청소년네트워크 함께, 지역아동센터 평화만들기, 구로 행복한 지역아동센터 등 7곳의 비영리단체를 방문해 유지·보수 활동을 펼쳤다. <IT유지보수>로 활동을 마무리하는 12월까지 20~30개의 비영리단체를 찾아가 고장 난 PC를 무료 점검하고 정비할 계획이다. 작년에 활동하면서 미흡했던 부분들은 보완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활동처를 더 개발하는 것을 올해의 목표로 잡고 있다. 50+세대가 갖춘 숙련된 IT 전문성이 비영리단체들에게 무료 유지·보수라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었다.

 

 

<공동체IT협동조합> 만들어 비영리단체 열악한 IT지원 지속적으로 나설 터

 

 

올해 <IT서포터즈>로 활동을 시작하며 IT유지보수 영역 단장을 맡게 된 그는 지난해 서울시50플러스 서부캠퍼스에서 IT교육보조강사로 서포터즈들과 함께 20여개의 비영리단체를 방문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IT유지·보수 활동을 4개월간 진행했다. 그는 이 기간 동안 점검시기를 놓치거나 방치되어 있어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비영리단체의 컴퓨터가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알게 됐고 정기 점검과 PC 클리닝만이라도 정기적으로 실시한다면 고장 없이 PC를 잘 쓸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이광우이사장은 비영리단체의 IT환경을 지원하기 위해 뜻을 함께 하는 동료 4명과 <공동체IT사회적협동조합>을 만들어 사업자등록을 마친 상태다. 서울시50+서부캠퍼스 공유사무실에 보금자리도 마련했다. 재정이 열악한 비영리단체들이 조합원이 돼서, 저렴한 실비 부담으로 6개월마다 PC 점검을 거친다면 IT환경은 현저히 좋아진다는 것이 이광우이사장의 생각이다. 사회적협동조합이니 만큼 공익활동을 하는 비영리단체의 어려움을 나누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