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삶을 꿈꾸는 50+라면 놓칠 수 없는 50+인생학교가 11월 23일 2기 졸업식을 하였다. 9월 7일 입학식을 시작으로 매주 목요일 12회에 걸친 프로그램이 진행되었고 드디어 마무리하는 날을 맞았다. 인생학교 프로그램은 1, 2학기에 각각 한번씩 1년에 두 번 진행되는데 입학 정원은 50명씩이다.

 

졸업식은 스토리텔링 ‘나에게 인생학교란?’을 시작으로 졸업식, 나눔의 시간, 2기 우리의 무대 순으로 진행되었다.

 

 

□ 1부 : 스토리텔링 ‘나에게 인생학교란?’

 

스토리텔링은 4층 모두의 강당에서 구민정 부학장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이제 막 시작한 것 같은데 벌써 졸업을 하게 되었지만 서먹서먹했던 입학식과 달리 분위기는 따듯하고 차분했다.

 

 

“준비해 온 스토리텔링은 우리의 출사표인 셈입니다. 아쉬움이 남지만 앞으로 캠퍼스의 강좌와 커뮤니티를 통해 만남이 이어지길 바란다.”며 구 부학장은 마이크를 졸업생에게 넘겼다. 졸업생들은 지난 인생학교 과정을 돌아보면서 가슴 속에 묻어 둔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냈다.

 

 

- 인생 후반전의 터닝 포인트

“50+인생학교란 저에게 있어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알고 있던 가치, 성공, 행복에 대한 개념을 다시 정리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난 곳이지요.”
“퇴직을 2년 남기고 앞으로 어떤 인생을 살아야 할까 고민이 많았는데, 같이 하면 되겠구나 하는 용기를 갖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새로운 활력을 준 50+인생학교는 제 삶에 있어 마중물과 같은 원동력이었습니다.”
“퇴직 후 2년, 몸도 마음도 무기력했던 저에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와 기회를 준 곳입니다. 졸업 후 커뮤니티를 시작으로 다른 일과 다른 모임을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 진짜 공부가 무엇인지 깨닫게 해 준 곳

“이제까지 공부란 남보다 점수를 더 잘 받아 좋은 학교나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한 것이었고, 성인이 되어서도 여전히 공부는 승진을 위하고 돈을 더 벌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인생학교에 오니 마음공부 좀 더 해야겠다고 이야기하는 친구가 있었어요. 강의를 듣고 배우는 공부가 아닌 서로의 삶과 경험을 나누면서 찾아가는 인생학교의 공부가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 자신의 소중함을 알게 해 준 곳

“나는 누구인가? 무엇을 하면서 살 것인가? 어떻게 아름답게 살 것인가? 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저희 부모님 세대는 아끼고 안 쓰시고 정말 고통을 감내하다가 돌아가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제 자신을 소중하게 여겨야 가정에도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일 더미에 묻혀 살아왔던 저는 그 무게감을 조금 비우고 싶었고 앞으로 살아갈 삶 속에서 저에게 휴식을 주고 싶었습니다. 누구의 책임자가 아닌, 나만의 시간, 나를 위한 쉼을 이 곳 인생학교에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위안과 용기

“너무 잘 하려고 들지 마라. 끝까지 가봐야 한다. 이런 말씀을 하신 학장님 덕분에 위안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목표를 향해 달려왔고, 치열한 경쟁 속에서 목표 없는 인생은 생각해 보지도 못했습니다. 이젠, 거품 빼고 어깨 힘 빼고 능력껏 지금에 충실하게 사는 것이 스트레스 없이 마음 편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제가 무엇을 할지는 모르겠고 중요하지도 않습니다. 제가 온전히 제 자신을 바라보고 있고 한걸음 나갈 수 있는 길을 보았으니까요. 가다가 또 막막하고 길을 잃을 것이지만, 이제는 잘 하려는 마음을 내려놓고 제가 행복한 삶을 위해 그냥 끝까지 갈 것입니다.”

 

- 커뮤니티를 통해 평생교육으로 안내

“100세 시대에 우리 나이 50~60은 한창 청년에 불과합니다. 자기 계발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하고 배움의 자세도 필요합니다. 공자님이 말했습니다. 사람이 둘이 있으면 친구이고 셋이 모이면 서로 스승이 된다고, 모두에게 배울 수 있는 것이 있다고, 그래서 앞으로 커뮤니티를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 앞으로 함께 살아갈 친구와의 만남

“졸업이 끝남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인 경험은 없었는데, 앞으로 우리가 헤쳐모여하면 같이 모일 수 있는 동료들이 있다는 것이 너무 좋습니다. 용기를 준 동기들에게 많이 고맙고, 제2의 인생을 같이 힘차고 멋지게 달려봅시다”
“인생학교에 와서 네트워크 형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집에만 있지 않고 좋은 친구들을 많이 만나 참 즐거웠고 앞으로도 재미있게 즐기며 살겠습니다.”
“열정과 활기로 가득 찬 친구들을 만나, 더 이상 험하지도 외롭지도 않은 인생후반전을 알차게 가꾸며 살겠습니다.”

 

- 토론 문화를 익힌 곳

“각자 다른 인생을 살았기 때문에 생각이 각각 달랐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화와 토론을 통해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과정을 체험하였고 토론의 중요성도 깨달았습니다.”

 

- 한마디로 ‘양파’

“인생학교는 한마디로 양파다. 까도까도 모르겠다. 양파는 우리 건강에 좋은 것이니 먹어줘야 하는 건데 아직도 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잘 될 것 같다. 이걸 안하면 안 될 것 같다.”

 


□ 2부 : 졸업식

 

동기들의 스토리텔링에 귀 기울이며 지나간 시간을 회상하다보니 한 시간 반이 훌쩍 지나갔다. 이젠 수료증을 받을 시간이다. 수료증은 관장, 학장, 부학장이 함께 무대로 나와 각각 세 분에게 전달했다.

 

 

 

 

“50+인생학교 2기를 멋지게 마무리 한 당신에게 이 수료증을 드립니다.
우리는 함께 유쾌한 삶의 전환을 상상했습니다.
작지만 의미 있는 도전을 할 수 있는 용기를 얻었고,
함께 도전할 동료와 커뮤니티를 얻었습니다.
살아온 만큼 살게 될 새로운 인생!
서울시 50플러스 중부캠퍼스가 당신의 열정을 응원하겠습니다.”

 

 

 

 

 

다음으로 1박 2일 워크숍을 포함하여 열두 번에 걸친 활동에 한 번도 빠짐없이 참석한 25명의 개근상 주인공들이 호명되었다. 학창 시절 성적 우수상보다 더 힘들다는 개근상을 중년이 되어 거머쥔다는 것은 대단한 성실성과 부지런함의 결과이다. 자부심 가득한 환호성이 무대를 흔들고 기념촬영 내내 미소가 가득하다. 상품도 있는 개근상은 정말 뿌듯한 좋은 상이다.

 

 

 

 

들뜬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고선주 관장의 축사가 있었다. 고 관장은 졸업생의 스토리텔링에 대해 “맞아. 내 이야기야~ ”하면서 공감을 표시했다. 그리고 이곳 50+중부 캠퍼스가 세 번째 직장임을 밝히면서 “제가 인생학교에 크게 개입 하지는 않았지만, 훔쳐보는 재미를 선생님들이 쏠쏠하게 주신다.”며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를 표시했다.

 

 

 

 

정광필 학장은 “누가 시키면 절대 안하는데, 그리고 밥 먹기 전에 하는 강의와 격려사는 최악이야. 배고플 때, 게다가 진 빠졌을 때 하는 이야기가 제일 안 들린다. 이럴 때 제일 중요한 것은 분위기를 잘 읽어야 한다. 말이 많으면 소화가 안 된다. 한마디만 하겠다. 여운을 남기고 끝까지 한번 가보자!”라며 졸업생들을 격려했다.

 

정 학장은 역시 유머와 자유로움으로 똘똘 뭉친 분이다. 빨리 음식이 기다리고 있는 1층으로 내려가야겠다.

 

 

□ 3부 : 나눔의 시간

 

입학식 때와 마찬가지로 1기 선배들이 여러 분 와서 2기 후배들을 박수로 맞았다. 1기 졸업식 때는 갈색과 베이지 색 모자를 썼는데 2기들은 푸른색 모자를 선택했다. 모자를 통해 1기와 2기의 맥이 이어지는 것 같았다. 이 기회를 통해 1기들도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었고 졸업식을 축제 분위기로 이끌었다.

 

 

 

 

 

1층 50+의 서재에는 케이터링(Catering)이 준비되어 있었고 한 테이블에 1기와 2기가 함께 앉아 이야기꽃을 피우면서 음식을 나누었다.

 

 

 

 

 

□ 4부 : 직접 꾸미는 ‘2기 우리의 무대’

 

 

 

 

졸업식의 식후 행사는 2기들이 직접 기획하고 진행한 무대였는데 김용철과 박성녀의 사회로 시작되었다. 2기 회장인 신봉선 씨는 졸업을 축하해 주기 위해 참석한 관장, 학장을 비롯한 강사들과 1기 선배들에게 존경과 감사를 표시하면서 “1기 선배들보다는 좀 못하지만 앞으로 잘 해나가겠다.”며 “우리는 뭉치면 살고 헤어지면 망한다.”라는 구호를 2기 동기들과 함께 힘차게 외쳤다.

 

졸업 후에도 동기들의 끈을 이어주는 것은 아무래도 커뮤니티일 것이다. 인생학교 후반부의 대부분을 커뮤니티에 공을 들인 것도 그런 이유이다. 서로 다른 관심사를 가졌지만 여러 번의 헤쳐 모여를 반복하면서 다섯 개의 커뮤니티가 만들어졌다.

 

‘햄릿’의 회장인 유별님은 “종합예술과 인문학의 세계를 즐길 수 있는 분야가 연극”이라면서 자아를 표출하고 문화를 공유하는 모임을 지속적으로 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혜윰낭’ 커뮤니티는 이름에서 전통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혜윰’은 ‘생각’의 순수 우리말이고 ‘낭’은 ‘주머니’이니 ‘생각 주머니’라는 뜻이다. 회장인 장명옥 씨는 “우리나라의 신화와 민담이 유교로 인해 미신으로 천대받았고, 새마을 운동 당시에는 잘 살아보자면서 옛 것들을 버렸다.”면서 우리의 바탕과 뿌리를 찾아가기 위해 신화와 민담을 읽고 토론, 연구, 전파하는 일을 동기들과 하고 싶다는 소견을 밝혔다.

 

‘Reset your life’를 슬로건으로 하는 ‘나우’는 남성 비율이 높은 커뮤니티이다. 제 3섹터에서 제 2의 커리어를 꿈꾸는 분들이 모여 있다. 회장인 김영창 씨는 “아직 구체적인 방향은 잡지 못했다.”면서 늦게 출발했지만 가장 자생력 있는 커뮤니티가 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영화를 통해 숨어 있던 감각을 깨우고 싶다는 ‘씨네필’의 회장 김선희 씨는 “머리를 비우고 멍 때리면서 놀고 싶다.”면서 “영화를 통해 인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고, 영화를 제작할 수도 있다.”는 소망을 조심스럽게 내놓았다.

 

마지막으로 가장 회원 수가 많은 ‘매직 셔블’은 마술과 서울이 결합된 이름이다.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느끼고 향유하고자 만들어진 모임인데 벌써 회원 전원에게 직책이 부여됐다. 회장인 최원희 씨는 “청소년과 다문화가족에게 봉사할 수 있는 서울의 역사 문화 전문가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말로 앞으로의 적극적인 활동 의지를 보여 주었다.

 

2기 후배들이 인생학교를 떠나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이 시간에 1기 선배들의 축하 공연이 빠질 수는 없다. 공연 진행을 맡은 1기 김도영 총무는 “2기분들과 어떻게 하면 빨리 친해질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플래시 몹(flash mob)을 준비했다며 “식사를 했는데 소화가 잘 되려면 몸을 움직여야 해요.”라며 모두 일어나 경쾌한 음악에 몸을 움직여보자고 권유했다.

 

 

 

 

한창 춤판이 벌어졌는데 1기생들이 하나둘씩 무대로 올라가 부채를 펼쳤다. 뭔가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아하~ ‘졸.업.을.축.하.합.니.다.’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퍼포먼스였다.

 

 

 

 

춤으로 하나가 된 분위기를 이어 2기생들의 자축 공연인 ‘쌩쌩 밴드’의 노래가 시작되었다. 연습 기간이 매우 짧았다고 하는데 키보드와 하모니카까지 어우러져 무대 전체가 꽉 차 보였다. 김광석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시작으로 ‘응답하라 1988’의 OST인 ‘걱정 말아요. 그대’가 울려 퍼지니 너나 할 것 없이 다들 따라 불렀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우리 다 함께 노래합시다. 후회 없이 꿈을 꾸었다 말해요.
새로운 꿈을 꾸겠다 말해요.”

 

 

지나간 삶은 지나간 대로 의미 있는 삶이었을 것이다.
새로운 꿈을 꿀 용기를 가지고 앞으로 전개될 인생 후반전을 자신 있게 출발하길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