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텔링(Life Telling)’이 북 토크(Book Talk)를 통해 진솔한 이야기의 장(場)을 마련했다.  라이프텔링은 50+중부캠퍼스에서 실시한 제 1회 창업경진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팀이다.

북 토크의 주인공 두 분은 50+서재에서 열리는 여느 행사와 달리 평범한 50+세대의 주부이다. 이들이 책 주인공이 된 사연은 무얼까? 이들이 들려줄 이야기는 어떤 것일까? 이들의 삶을 잡지에 담은 ‘라이프텔링’은 어떤 팀일까?

이런 궁금증을 안고 중부캠퍼스를 찾았다.

 

 

 

□ ‘라이프텔링’은 어떤 팀?

 

북 토크 취재에 앞서 라이프텔링의 여순희 대표와 정은경 PD를 만났다. 라이프텔링은 중부캠퍼스 1층의 공유 공간인 ‘힘나 상상공장 4’에 입주하고 있다. ‘힘나’는 개별 사무실과 개방형 공유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라이프텔링은 다른 두 팀과 함께 개별 사무실에 둥지를 틀고 있다.

 

 

- ‘라이프텔링’의 두 분은 어떻게 만나셨나요?
“저희 둘은 미디어 분야의 같은 직장에서 근무하다가 2015년 9월 퇴사했어요. 퇴사 후 막막한 심정으로 고민을 털어놓다가 친해져서 지금까지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 여 대표님은 퇴사 후 어떻게 지내셨나요?
“퇴사 후 창업을 하려고 수익 모델을 찾아보았지만 딱히 잡히는 것이 없더군요. 그 당시 저희  부모님이 아프셨고 정 PD의 친구 어머님이 돌아가시면서 100세 시대의 노후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어요. 또한 ‘노후파산’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의식주 모든 면에서 자립능력을 상실한 위기의 노인 문제가 저희와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했지요.”

 

- ‘라이프텔링’이라는 이름으로 창업을 하게 된 배경은 뭔가요?
“저희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부모님의 삶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부모님 세대는 여가 시간에 무엇을 하는지?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은지? 꼰대가 아닌 어른으로 산다는 것이 무언지? 등등을 고민하다가 아이디어가 떠올라 부모님의 삶을 글과 사진으로 담아내자는 제안을 하게 되었지요. 개인 소장용 매거진 형태로 만들어 자식, 손자, 친구들과 공유하면 세대 간 소통에도 도움이 될 거구요. 일을 하다 보니 멘토링을 해주시는 분과 출판사 편집장을 만나게 되었고 덕분에 아이디어가 구체화 되었어요.”

 

 

 

- 본격적으로 ‘라이프텔링’ 사업을 언제, 어떻게 시작하셨나요?
“지난해 6월 개인사업자 등록을 하고 일을 시작하여 세 종류의 매거진을 만들었어요. 개인 일기 형식의 부모님께 드리는 헌정 매거진, 고인이 되신 친구의 어머님을 기리는 메모리얼 매거진, 스토리가 있는 리마인드 웨딩 매거진입니다. 매거진 제작을 위해 당사자를 만나 이야기를 듣고 사진을 받았는데요, 표지 사진을 위해서는 메이크업과 스튜디오 촬영도 했습니다.”

 

 

 

 

□ 50+창업경진대회에서 1위를 한 비결은?

 

 

- 창업경진대회에 도전하게 된 계기는?
“중부캠퍼스의 ‘사회적 기업 창업과정(3.23-6.15/12회)’을 수강하면서 이 대회를 알게 되었고, 용기를 얻어 도전하게 되었어요.

 

- 창업경진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비결이 뭘까요?

“독립 유공자 헌정 매거진을 제안한 것이 사회적 가치와 50+세대에 대한 기여 측면에서 점수를 많이 받은 것 같습니다. 이 대회는 온라인 모의 클라우드 펀딩(crowd funding) 점수 20%, 오프라인 모의 투자대회 점수 80%(시민투자자 30% + 심사위원 50%)로 결정이 되는데요. 모의 클라우드 펀딩에서 7개 팀 중 저희 팀이 1등을 하고 법정문서가 3위를 했어요. 그런데 모의 투자대회에서 법정문서 팀이 PPT 발표를 너무 잘 해서 가슴이 조마조마 했습니다. 결과는 라이프텔링 72점, 법정문서 71점으로 저희가 아슬아슬하게 1점 차로 1위를 했습니다. 예상을 못했는데 1위를 하여 너무 놀라고 기뻤습니다.”

 

 

- 상금은 얼마 받으셨나요?

“1위 팀인 저희는 700만 원, 2위 팀인 법정문서는 300만 원, 3위인 다섯 팀은 각각 100만 원을 받았습니다. 2차 심사 후 받은 지원금과 합하면 저희 팀은 1,000만 원이라는 거금을 받은 겁니다.”

 

 

제 1회 창업경진대회 운영 일정
∘목적 : 공익성과 지속 가능성이 높은 50+당사자의 창업 사례를 발굴하고 지원하여, 50+세대가 주도하여 사회적 가치 창출에 기여하는 새로운 창업 문화를 확산한다.
∘대회 공고(4.7)
∘1차 심사(4.27, 38개 팀), 1차 합격자 발표(5.2 / 15개 팀)
∘2차 심사(6.2), 2차 합격자 발표(6.5 / 7개 팀)
∘협약식 및 지원금(각 팀당 300만 원) 사용 시스템 교육(6.8)
∘모의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 참여 안내(9.12), 모의 크라우드 펀딩(9.13-27)
  * crowd funding : 군중(crowd)으로부터 자금을 조달(funding) 받는다는 의미로, 자금이 필요한 개인, 단체, 기업이 웹이나 모바일 네트워크 등을 이용해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것
∘모의 투자대회 사전 신청(9.20), 모의 투자대회(9.28)

 

 

 

□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 상금은 어디에 쓰실 건가요?
“우선 ‘50+ 헌정 매거진 주인공과 함께 하는 북 토크’를 준비하는데 사용할 겁니다. 북 토크를 마치면 선정된 독립유공자 한 분을 위한 헌정 매거진을 50부 제작할 계획이구요. 독립유공자분들의 생활이 풍족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저희들이 할 일은 그분들을 기록으로나마 기억해 드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2018년도에는 어떤 계획이 있으신가요?
“지금은 개인사업자인데 사회적 기업 형태로 전환하려고 합니다. 독립유공자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의미가 있는 분들을 매거진을 통해 소개하고 싶습니다.”

 

 


□ 50+ 헌정 매거진 주인공과 함께 하는 북토크

 

 

50+창업경진대회 1위 팀으로서 라이프텔링은 ‘헌정 매거진 주인공과 함께 하는 북 토크’를 준비했다. 우선 헌정 매거진의 주인공 두 분을 찾기 위해 ‘헌정 매거진 체험 이벤트(8.10-9.10)’를 진행했는데 황수현(60대)씨와 유선경(50대)씨가 선정되었다.

 

헌정 매거진 : 존경하고 사랑하는 대상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헌정하는 잡지 스타일의 책으로, 인터뷰와 표지 촬영을 통해 총 20페이지(표지 포함)로 제작되었다.

 

 

 

북 토크는 11월 10일 50+서재에서 여순희 대표의 진행으로 시작되었다. 여 대표는 이 자리에서 멘토링을 해 주신 김혜준 대표, 창업경진대회를 진행한 구현정 일자리지원실 실장, 헌정 매거진의 출판을 도와주신 전정숙 편집장에게 감사를 표시했다.

 

 

 

 

□ Talk One : ‘품격 있게 나이 드는 법’의 황수현

 

 

여 대표는 “시간이 흘러가는 것의 의미는 뭘까요? 저도 이런 분처럼 늙어가고 싶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첫 번째 토크 주인공인 황수현 씨를 소개했다.

 

황씨는 1952년생인데 1999년 남편의 급작스런 죽음으로 인생의 전환기를 맞았다고 한다. 결혼 후 전업 주부로서 육아와 가사에만 전념하였는데, 남편과 사별하고 아들도 군 입대를 하게 되면서 심리적으로 불안정 했다고 한다.

 

 

“아들이 전역하고 와서 엄마인 저를 더 걱정하더군요. 그래서 자식에게 엄마로서 무엇을 보여줘야 할까 고민하게 되었어요.”

 

 

아들과 딸의 위로를 받으면서 마음을 다잡고 3년 만에 일어난 황 씨는 엄마가 아닌 인간 황수현으로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았다고 한다.

 

“학창 시절 성적이 좋았어요. 그래서 공부를 해보려고 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입학을 했지요.”

 

황씨는 졸업 후 2011년부터 ‘유어 스테이지(Your Stage)’ 활동을 시작했고, ‘마음의 풍경소리’라는 블로그를 만들어 시니어 파워 블로거로 성장했는데, 2014년 블로그 어워드 문화예술 분야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자기 개발을 안 하면 품격 있게 살 수 없어요.
세상 어딘가에 자신만의 재능이 숨어 있는데,
시행착오를 거치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찾아야
노년에 자존감을 지키면서 살 수 있어요.”

 

 

끝으로 황씨는 강의로 바쁘지만 경력 단절 여성에게 용기를 주는 일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런 그녀의 삶을 들여다보니 막연하게 나이 들어가는 것에 대한 공포감과 부정적 이미지가 사라지는 것 같았다.

 

 

 

 

첫 번째 토크가 끝난 뒤 참석자인 배상은(50대) 씨에게 토크에 대한 소감을 물었다.

 

“양상은 다르지만 누구나 이 나이쯤 되면 힘든 일을 한 번은 겪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작은 아이(25)가 언어 장애를 가지고 있어 아직도 육아(?) 중이에요. 이 아이 때문에 처음에는 두려웠지만 이젠 이 상처에 딱지가 앉았고 저는 한 인간으로서 성숙해졌어요.”

 

 

위기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지혜롭게 극복한 배 씨의 얼굴에서 여유와 행복한 미소를 읽을 수 있었다.

 

 

 

 

□ Dance with me

 

 

휴식 시간이 되자 활기찬 율동과 음악이 무대를 채웠다. 자칫 분위기가 가라앉기 쉬운데 실버 댄스 강사인 고다연(50대) 씨가 관객들을 일으켜 세운 것이다. 그녀는 “몸의 유연성이 떨어지는 중년과 노년에 에어로빅이나 시니어댄스를 하면 좋아요”라고 권유하면서 “1주일에 3회 이상 규칙적으로 시간을 정해 놓고 운동하는 것이 진정한 운동임”을 강조했다.

 

 

 

 

□ Talk Two : ‘50+ 여성의 건강한 삶’의 유선경

 

 

두 번째 토크의 주인공은 유선경 씨. 유씨는 50+세대의 건강에 대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50세가 넘어서면서 호르몬과 신체적 변화 때문에 당황하는 경우가 많은데

무엇보다도 여성에게는 정서적 변화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저는 요가를 오랫동안 했는데도 감정의 기복이 심하더군요.

그러니 다른 사람들은 얼마나 힘들겠어요?”

 

 

갱년기 여성 중에는 이 시기를 견디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다. 페경(閉經)이란 단어보다는 완경(完經)이라는 단어가 더 좋게 들린다며, 이 시기를 건강하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인 요가를 소개했다.

 

 

“제가 요가를 해보니 피곤하다는 느낌이 줄더군요.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무리하지 않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요가인 것 같아요.

특히 요가는 수험생이나 50+세대에게 더  필요합니다.”

 

 

요가의 자세 중 사바아사나(Sabasana)는 송장 자세라고 부른다. 이 자세는 완벽한 이완 자세로, 심신을 안정시켜 몸을 쉬게 해주는 완전한 휴식 자세이다. 우울증에 사로잡히거나 머릿속에 잡다한 생각이 가득할 때 이 자세를 취해보는 것은 어떨까?

 

한편 진짜 즐겁게 사는 것이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저를 깊이 이해하고 사랑해 주며, 여기서 나온 충만한 에너지를 다른 사람과 나누는 것이에요. 그리고 남편과 아이를 위해 쏟았던 열정을 앞으로는 저에게 돌릴 겁니다. 그래야 모두 즐겁고 행복해지니까요.”라고 답했다.

 

유씨는 인생이 화석처럼 굳어간다면 안타까운 일이라며 미래에 대한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의 계획을 조심스럽게 꺼냈다.

 

지금까지의 제 삶을 갈무리하는 작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50대 이상의 건강한 일상’을 주제로 하는 모임을 만들려고 합니다. 저와 비슷한 증상을 겪고 있는 분이나 갱년기를 앞두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같이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많거든요.”

 

유씨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갱년기 전후의 여성에게 신체적 건강뿐 아니라 정신적 안정도 매우 중요함을 깨닫게 되었다. 이런 의미에서 요가 교실, 댄스 교실에도 가보고 사소한 일상을 수다로 풀어내는 모임에도 가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 다 함께 수다

 

 

헌정 매거진의 두 주인공 이야기가 끝나고 철원 오대살 ‘미탈리떼 2Kg’을 10명에게 드리는 행사가 이어졌다. 릴레이 형식으로 추첨이 진행되었는데, 행운의 주인공들이 차례로 나와 소감을 한마디씩 했다.

 

“저는 경품으로 주는 쌀 때문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유익한 시간이었어요.”
“이시형 박사의 반달특강을 듣고 50+ 중부캠퍼스에서 하는 행사에 관심을 쭉 갖게 되어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기회에 저도 제 삶을 되돌아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품격 있게 건강하게 나이 드는 법을 좀 알게 되었고 저도 실천해보고 싶습니다.”

 

 

 

밖에는 추적추적 가을비가 내리고 몸은 바짝 움츠러들었지만
따듯한 위로와 도전하고 싶은 용기를 갖게 한 행사였다.

 

우리는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