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고 걱정도 많이 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건강이 무엇인지 물어보면 잘 말씀하지 못하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긴 병에 효자 없다’는 속담처럼, 자식을 고생시키지 않고 싶은 게 부모 마음일 것이다. 그렇다면 긴 병이란 무엇인가? 호전을 기대할 수 없이 후유증이 심한 질환, 즉 암, 치매, 뇌졸중, 심근경색, 골다공증성 골절, 만성 요통, 무릎 골관절염, 대상포진 등이 아닐까 싶다. 이런 병에 걸리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① 금연 - 금연치료 지원사업에 참여하자
담배가 몸에 나쁘다는 것을 몰라서 피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럼 담배는 왜 피는 것일까? 바로 니코틴 중독이다. 니코틴이 뇌로 전달되면 행복해지기 때문이다. 모든 중독(알코올, 도박, 마약, 탄수화물)이 그렇지만, 본인의 의지만으로 중독을 극복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잔소리만으로는 금연을 성공하기 어렵다. 흡연은 질병이기 때문에 의사에게 ‘금연치료’를 받아야 한다. 2015년부터 국민건강보험에서는 금연치료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흡연자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가까운 병·의원에서 의사의 상담 및 금연 치료 의약품 처방받을 수 있다. 1~2회 차 방문 시, 본인부담금(20%)만 납부하고, 3회부터는 모두 무료다. 프로그램 이수 시, 1~2회 차에 납부했던 본인부담급도 환급된다. 뿐만 아니라 금연치료 프로그램 이수(12주 이내에 56일 이상 투약 또는 6회 상담)시, 건강관리물품(무선어깨안마기, 가정용체성분분석기, 구강세정기 중 택 1)도 받을 수 있다. 

 

② 절주 - 한 방울의 술도 독
일반적으로 술마다 정해진 기본 잔을 기준으로, 1~2잔을 주 1~2회 마시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딱 1~2잔만 마시고 헤어지는 모임이 거의 없는 게 현실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는 술을 1급 발암 물질로 지정했다. 절주가 힘들다면 술 모임을 피하는 게 상책일 것이다. 연속 2일 이상의 음주는 금물이다. 

 

③ 스트레스, 불안, 우울, 짜증, 그리고 불면 - 무작정 참지 말자
‘스트레스 많이 받나요?’라는 질문에, ‘스트레스 안 받는 사람이 어디 있나요?’라고 반문하는 모든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이다. 참는 것을 미덕으로 알며 살고 있는 우리나라 중장년층들은 불안, 우울, 짜증이 있어도 풀려고 하지 않고, 남(의사)에게 이야기기하기도 꺼려해서 혼자만 끙끙 앓는다. 그러다보면 불면증이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 불면증이 또 만병의 원인이다. 불면증을 무작정 참거나 수면제로만 해결하려는 것은 상당히 무모한 접근이다. 불면증 또한 질병이기 때문에, 수면클리닉에서 정확한 원인을 찾고 그에 대한 해결을 통해 불면증을 개선해야 한다.

 

 

④ 비만과 운동 - 사실은 근육량이 더 중요하다
비만은 몸무게(Kg)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인 체질량지수(BMI)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제일 정확하게 비만 여부를 확인하려면 복부 지방 CT를 측정해 그 면적을 측정하는 방법이 있으나, 비용과 방사능 문제로 널리 행해지진 않는다. 사실 중년 이후에 급격한 체중 감량은 의학적으로 추천하진 않는다. 지방보다 근육이 먼저 많이 빠지기 때문이다. 근육은 중장년으로 갈수록 우리 몸에서 꼭 지켜야 할 가장 소중한 부분이므로, 억지로 굶거나 급격하게 운동을 해서 체중 감량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평생 다이어트와 운동을 한다는 결심으로, 1년에 팔 둘레 0.5cm와 다리둘레 1cm 늘리고, 허리둘레 2cm 줄이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게 이상적이다.

 

⑤ 치매 - 조기검진이 우선
전체 치매 가운데 알츠하이머형 치매가 70~90%, 혈관성 치매가 10~20%를 차지한다. 혈관성 치매는 뇌혈관을 건강하게 유지하면 예방할 수 있지만, 알츠하이머형 치매는 아직까지 예방이 불가능하다. 다만 조기 진단을 통한 적극적인 약물 치료로 치매의 악화 속도를 상당히 지연시킬 수 있기에, 치매 전 단계인 경도 인지 저하 상태를 빨리 찾아내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 ‘간이 정신 상태 검사’라는 초등학교 시험 문제 같은 검사를 통해 치매를 의심할 여지가 있는지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평소와 달리 인지 기능이 저하됐다고 본인이나 주변 사람들이 생각할 때는 검사를 받아보길 권한다.

 

⑥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 약은 평생 먹어야 하니 먹지 마라?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에 대한 유언비어가 하나 있다. ‘혈압약, 콜레스테롤약, 당뇨약은 한번 먹기 시작하면 평생 먹어야하니 절대 먹지 마라!’이다. 평생 먹어서 나쁜 것이 아니라, 안 먹으면 큰 일 난다. 만성질환은 평생 관리를 하며 함께 가야하는 동반자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TV에서 소개되는 ‘OOO을 먹어서 완치됐다’는 의학적으로 인과관계가 없으며, 극히 일부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⑦ 골다공증성 골절 - 꼬부랑 허리가 되지 맙시다
남녀 모두 갱년기가 시작되면(남성도 갱년기가 있다) 뼈가 약해져, 뼈 사이 구멍이 많이 생기는 골다공증이 발생하기 쉽다. 골다공증이 생기면 아주 작은 외부 충격에도 뼈가 부러지게 되는데, 이를 골다공증성 골절이라고 한다. 주로 허리뼈와 넓적다리뼈(대퇴골)가 부러지게 되는데, 큰 수술이 필요하기도 하고 수술 후에 인접 부위 뼈가 또 부러지는 경우도 많아서 조기 진단으로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골다공증의 진단은 골밀도 검사기라는 침대에 1분만 누워있으면 진단이 가능하기 때문에, 종합검진을 받을 때 꼭 추가해서 받아볼 필요가 있다.


⑧ 만성 요통과 무릎 골관절염 - 수술이 능사가 아니다
TV를 보면 추간판탈출증(디스크)이 있지만 근력 운동으로 이를 극복했다는 사람들이 나온다. 이들은 대부분 근력 운동으로 ‘척추기립근’을 발달시켰다. 만성 요통은 수술이 능사가 아니다. 통증이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아니라면, 보존적 치료로 대부분 호전이 가능하다. 또한 50대 이후부터 많이 발생하는 무릎 골관절염도, 체중감량이나 허벅지 근육 강화 훈련을 통해 완화·예방할 수 있다. ‘수술’은 최후의 수단으로 활용돼야 한다. 

 

⑨ 예방접종 - 100세 시대를 열어가는 현명한 선택
매년 인플루엔자(독감), 50번째 생일에는 대상포진, 60번째 생일에는 폐렴구균 예방주사는 꼭 챙겨 맞아야 한다. 구구단을 평생 써먹는 것처럼, 예방주사는 권장연령을 알아두고 해당 나이가 시작되면 맞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동남아 여행을 앞두고 있을 때는 일본 뇌염 예방주사도 꼭 미리 맞고 출발하자.

 

 

바야흐로 100세 시대이다. 건강하게 100세를 살기 위한 다방면의 노력이 시도되고 있지만, 기본은 언제나 단순한 데 있다. 절제된 생활, 스트레스와 수면 관리, 만성 질환의 조기 진단과 적극적 관리에 있다. 너무나도 많이 들어본 이야기이기 때문에 진부하게 들리고 뭔가 새로운 것이 있으면 혹하는 경우가 많으나, 결국 제일 중요한 것은 ‘기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