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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이 피었습니다

남부캠퍼스 이현숙 50+시민기자

 

 

 

시흥 관곡지(官谷池) 연꽃테마파크에 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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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시민기자단 이현숙 기자

 

연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시흥 관곡지 연밭에서는 날마다 연꽃이 피어나고 있다. 여름이 시작되면서 연밭을 온통 뒤덮고 있는 연잎 사이로 갖가지 연꽃들이 올라오고 인근 시민들의 발걸음이 모여드는 중이다. 관곡지 연꽃테마파크는 특히 서울과 수도권에서 가까워 이즈음 연꽃의 아름다움을 담기 위한 사진가들이나 무더위를 피해 들 바람을 쐬려는 사람들로 줄을 잇는다.

 

널찍하게 잘 정비된 연밭에 저마다의 화려한 자태를 뽐내며 개화한 연꽃들, 그뿐만 아니라 논둑길 따라 피어난 갖가지 여름꽃마저 뜨거운 햇볕 아래 그저 이쁘다. 무엇보다도 이곳은 아침 해가 뜨기 전에 가면 연꽃과 일출의 환상적인 풍경을 볼 수 있다. 새벽길을 달려서 온 부지런한 사람들의 분주한 발걸음으로 북적이는 모습도 보게 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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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시민기자단 이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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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시민기자단 이현숙 기자

 

연꽃은 7월부터 8월까지 피어나는 꽃이다. 문헌 자료에 따르면 관곡지는 조선 세조 때 조성된 연못이다. 시흥시 향토유적 제8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조선 전기의 문신이자 농학자 강희맹이 명나라에서 가져온 연꽃 씨를 이곳에 심은 것이 시초였다. 이로 인해 한때 관곡지 주변으로 연이 왕성하게 퍼져나가 이 지역 이름을 ‘연꽃 고을(蓮城)’이라 부르기도 했다고 전한다. 그리하여 관곡지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잇고자 시흥시에서는 이곳에 3만 평에 이르는 연꽃테마파크를 조성했다. 이제는 해마다 이맘때면 풍요롭게 잘 피워내는 연꽃을 볼 수 있는 명소가 된 것이다.

 

연꽃테마파크는 관곡지 옆으로 연꽃 재배 단지를 조성하여 개장한 곳이다. 이곳에 곤충돔이나 동물농장, 잔디 광장, 어린이 생태 놀이터 등을 대대적으로 보강하여 운영 중이다. 또한 연꽃테마파크 옆으로 이전한 시흥시생명농업기술센터를 중심으로 특산물 판매장이나 쉼터, 식물 재배 하우스와 같은 편의 시설과 휴식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관곡지 한 편으로는 강희맹 선생의 묘역이 모셔졌고 사적비와 은휴정이라는 정자, 문중 가옥이 자리 잡고 있다. 한동안은 잔디 마당에 설치된 조형물 등을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었는데 코로나19 여파로 닫혔다가 근래에 다시 연못과 정자 주변 일부를 개방해 둘러볼 수 있게 되었다. 후손들이 관리하는 개인 사유지이기 때문에 주의하면서 조용히 돌아보는 건 우리가 지켜야 할 기본 예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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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시민기자단 이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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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시민기자단 이현숙 기자

 

연밭 쪽으로 가까이 들어서면 연못의 수온으로 후끈하다. 몇 군데로 구획이 나뉘어 있어서 구획마다 다른 종류의 연꽃을 고루 볼 수도 있다. 입구 쪽으로 분홍과 노랑, 흰색의 수련 무리들이 청초하다. 그 외에도 물웅덩이에는 다양한 희귀 연과 수생식물들이 수면 위로 곧게 고개를 내민 모습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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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시민기자단 이현숙 기자

 

둑길을 따라 걷다 보니 지난밤에 내렸던 빗방울로 아직도 촉촉하다. 드넓은 연밭을 뒤덮은 널찍한 연잎 사이로 백련과 홍련이 우아하다. 이뿐 아니라 연꽃이 조금씩 지기 시작하면 이어서 빅토리아 연의 자태를 볼 차례다. 한밤중에 고고한 모습으로 대관식을 하고 밤사이 사라지는 빅토리아 연(蓮)의 마지막을 지켜보기 위해 한여름 밤이면 사진가들이 몰려들기도 하는 곳이다. 빅토리아 연은 순백색과 붉은 계열이 있다. 흰색에서 붉은색으로 점점 짙어지면서 차츰 벌어지고 오므라들며 영국 여왕의 왕관을 닮은 모양으로 변한다. 그러다가 그 밤이 지나면 장렬하게 물속으로 사라진다. 화려한 절정의 순간에 생을 마감하는 것이다. 한여름 밤의 꿈처럼 참 덧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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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시민기자단 이현숙 기자

 

관곡지 연꽃테마파크의 둔덕을 걸으며 이동하다 보면 가끔 푸드덕 날아오르는 저어새의 날갯짓에 놀라기도 한다. 관곡지는 천연기념물 205호 멸종 위기 1급 보호 조류인 저어새가 찾아드는 곳이다. 곳곳에서 먹이 사냥을 하거나 넓은 날개를 펼치고 날아오르는 저어새의 풍경을 보는 건 어렵잖다. 주로 우리나라 서해안에서 번식하는 세계적인 멸종 위기의 저어새가 세계적으로 3천여 마리밖에 남지 않았고 한다. 저어새의 귀한 모습을 관곡지에서 가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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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시민기자단 이현숙 기자

 

그래서 둑길에는 ‘연꽃테마파크에 찾아오는 새들을 사랑하는 방법’이라는 안내판도 있다.

1. 가까이 가면 안 돼요.

2. 쫓아다니면 안 돼요.

3. 큰소리 내면 안 돼요.

4. 쓰레기 버리면 안 돼요.

지키기 어렵지 않은 사항들이다. 특히 지역 주민들의 저어새를 지키기 위한 노력과 실천이 뒤따른다는 사실도 모두 함께 기억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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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시민기자단 이현숙 기자

 

진흙 속에서 자라면서도 청결함이 돋보이는 연꽃, 7월의 땡볕 아래서도 그 미모가 한껏 두드러진다. 예부터 불교의 꽃으로 속세의 더러움 속에서도 물들지 않고 청정함을 상징했던 연꽃이다. 부처님의 진리가 스민 연꽃의 멋을 만끽하고도 연(蓮)은 다양한 활용도를 발휘한다. 꽃이 지고 나면 물에서 나는 열매 연자육은 한방의 약재로 쓰인다. 널찍한 연잎은 많은 음식점에서 연잎밥 용도로도 더할 나위 없이 잘 활용 중이다. 

 

관곡지 연꽃테마파크에서 볼 수 있는 연꽃들의 향연, 화려한 열대 수련부터 다양한 품종을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기회다. 테마파크라는 이름답게 볼거리, 놀거리가 기다리고 사진가들의 연꽃 출사지로, 또는 자연스러운 산책로, 섶다리, 생태 놀이터, 테마공간 등 한여름의 연밭에서 탐스러운 홍련과 백련이 내뿜는 은은한 향기와 우아함을 마음껏 누려보는 시절이다.  

 

▲주소경기도 시흥시 관곡지로 139

 

 

50+시민기자단 이현숙 기자 (newtree14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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