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가족의 의미 

소설가 최인호 선생(1945~2013)은 월간지 ‘샘터’에 ‘가족’이란 타이틀로 자전적 형식의 소설을 1975년부터 2009년까지 무려 35년간 400회를 연재했다. 수많은 화제를 몰고 온 ‘가족’은 그의 가족에 대한 알콩달콩한 이야기를 특유의 필체로 풀어내어 가족의 의미와 역할을 다시금 생각하도록 하는 진한 여운을 남겼다. 가족은 구성원에게 행복이고 기쁨이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가족관계를 다룬 많은 영화 중에서 올해 칸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송강호가 주연한 ‘브로커’는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잔잔하면서도 따뜻한 영화다.

 

빠르게 변하는 현대 사회에서의 가족의 개념은 전통 사회와 달리 재혼 가족, 1인 가족, 다문화가족 등 다양한 형태가 더해져 있다. 일부지만 혈연이나 혼인으로 맺어진 인간관계보다 아동보호시설이나 복지센터 등에서 함께 거주하는 공동체 구성원이 가족의 의미에 더 가까운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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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천구가족센터 전경. ⓒ 50+시민기자단 정종호 기자

 

현장취재, 금천구가족센터를 찾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7월 5일 취재차 찾아간 금천구가족센터(이하 센터)는 조용한 주택가에 자리 잡은 아담한 4층 건물이었는데,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눈을 마주친 직원이 친절하게 반겨 주었다.

 

이곳 센터에는 보람일자리 지역복지사업단 선생님도 두 분이 근무하고 있어서 그분들과 말씀을 나누고 싶었고, 마침 금천50플러스센터 백수미 매니저도 업무점검차 방문해서 자연스럽게 어울리게 되었다. 안내를 맡은 센터의 백가연 주임과 함께 센터 소개와 사업내용, 궁금한 사항에 대한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먼저 찾아간 지하에 위치한 어린이도서관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그동안 방문이 어려웠지만, 서서히 정상화되는 중이라고 했다. 서고 정리, 대출 및 반납과 도서관 운영을 지원하는 박용수, 박용숙 선생님과 대화를 나누었다.

 

도서에 바코드를 부착하고 있던 박용수 선생님은 올해 처음 참여해서 사회활동 기회를 얻게 된 것을 감사해했다. 특히, 집 근처의 사회복지 시설에서 근무하게 되어 경험과 능력을 발휘할 수 있어 즐겁고 보람 있다면서 앞으로도 많은 어린이가 책과 함께하기를 기대했다.

 

PC로 도서 대출 사항을 입력 중이던 박용숙 선생님은 하는 일이 거창한 사회공헌 활동이라기보다는 소소하게 남을 돕는다는 기쁨이 가장 큰 매력이라면서 매달 급여처럼 활동비도 받는 데다 센터 직원들도 친절하고 편하게 대해 주어서 만족해했다. 두 분 다 인생 이모작으로 행복을 구가하는 모습이 정겨웠다.

 

백수미 매니저는 지역복지사업단 일이 보기와 달리 어렵고 힘든 점이 많다면서 중도에 그만두거나 이직하는 분들이 종종 생기는 경우를 안타까워했다. 때로는 일보다 보상이 적은 금전 문제가 발목을 잡고, 때로는 소속 기관에서의 대우와 상호 관계 설정 등이 활동을 힘들게 하고 장기 근무에 영향을 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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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 지하 어린이도서관, (우) 지역복지사업단 선생님들의 업무 모습. ⓒ 50+시민기자단 정종호 기자

 

행복하고 건강한 가족생활을 누리도록

궁금한 사항을 안내를 도와준 센터 백가연 주임과의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Q. 금천구가족센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우리 센터는 2006년 12월 운영을 시작한 이래, 가족과 함께하는 지역공동체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가족관계, 가족돌봄, 가족생활 및 가족과 함께하는 지역공동체 영역에서의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격차를 해소하고 소외된 계층과 함께하는 것, 세대 간의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마음의 벽을 허물고 소통하는 것, 가족의 건강한 삶을 도모하는 것,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고 서로 공존하는 것 등을 사명으로 합니다.

 

Q.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한다는 게 무엇인가요?

A. 이곳 금천구에는 중국과 베트남 이주민들이 많습니다. 따라서 자녀들의 문화적 차이로 인한 오해와 갈등이 발생할 수 있는 환경에 처해 있습니다. 그뿐 아니라 취약계층, 1인 가구, 한부모 가정 등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을 해소하고 모두를 포용하고 공존하도록 돕는 것도 우리 센터의 역할입니다.

 

Q. 센터의 여러 사업 중에서 한 가지만 자랑해 주세요.

A. 여러 가지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만, 요즘 가족 사랑의 날이라는 프로그램이 특히 인기가 있습니다.문화의 날’이기도 한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바쁜 일상을 제쳐놓고 가족과 함께 여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가족 단위로 참여하는 활동이다 보니 참여도와 만족도가 매우 높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우리 센터는 가족사업1팀에서 5팀까지 열정과 투지로 뭉친, 주로 20~30대인 25명의 직원이 야간과 주말, 휴일도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일이 벅차고 힘들 때도 있지만 지역민 복지를 위해 일한다는 사명감으로 업무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관심과 애정, 격려를 부탁드리며 더 좋은 서비스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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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층 공동육아나눔터 내부. ⓒ 50+시민기자단 정종호 기자

 

이어서 함께 층별로 센터 라운딩을 하면서 상담실, 교육장, 사무실과 공동육아 나눔터를 둘러보았다. 사회복지시설이야 많을수록 좋겠지만 금천구에 왜 가족센터가 필요한가에 대한 답변이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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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천구가족센터에서 근무 중인 직원들의 모습. ⓒ 50+시민기자단 정종호 기자

 

금천구가족센터는?

금천구가족센터는 여성가족부·서울특별시·금천구의 지원으로 성신여자대학교에서 위탁 운영하는 가족통합 서비스 전문기관이다. 모든 가족이 차별 없이 가족과 개인의 삶이 존중받는, 행복하고 건강한 생활을 누리도록 다양한 지역맞춤형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가족관계 사업’은 임신·출산, 영유아, 아동, 청소년을 비롯해 부부, 노년, 이혼 후 가정, 다문화가족 자녀 성장지원 등에 관한 사업이며, 다문화가족 방문교육 등 ‘가족돌봄 사업’, 결혼 이민자 취업 지원사업 등 ‘가족생활 사업’ 외에도 부자가정, 맞벌이가정 지원과 다문화어학당 등의 ‘지역특화 사업’과 공동육아 등 ‘지역공동체 사업’, 결혼 이민자 역량 강화 지원, 아이돌봄 서비스 등 ‘별도 지원사업’으로 크게 구분하여 운영하고 있다.

 

부모 한쪽이 외국인인 가정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자 ‘다문화’라는 단어가 만들어졌지만, 도리어 상처가 되는 단어로 쓰이기도 한다. ‘금천구 건강가정 다문화가족 지원센터라는 명칭은 서비스의 다양성에 대한 오해의 소지가 있어 2022년부터 금천구 가족센터로 변경하였다.

 

 

50+시민기자단 정종호 기자 (powerarcd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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