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자원봉사단 ‘목공재능나눔단’의 재능기부 현장을 가다 

 

“목공수업에 즐겁게 참여하시고, 이후 50+수강생들께서 자연스럽게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계기가 되어서 보람 있었지요.”

-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 변정희 선임 -


“재능기부를 한다는 것은 보람된 일이죠.”

- 중부캠퍼스 수강생 -

 

시니어가 은퇴 후 하고 싶은 일을 꼽을 때 단골로 등장하는 메뉴가 바로 ‘목공’이다. 나무를 깎고, 자르고, 뚝딱뚝딱 맞추어 나만의 소품 가구를 만들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작업에 빠져든다. 완성된 제품을 보며 성취감도 느낄 수 있다. 배우자나 가족이 만들어진 가구를 반겨준다면 이보다 즐거울 순 없을 터. 또, 내 재능기부로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봉사활동으로 연결될 수 있고, 나아가 일자리로까지 연결될 수 있다면 이러한 활동이야말로 내가 바라던 은퇴 후의 모습이 아닐까?

 

여기 50+세대의 로망을 현실로 실현해 주는 현장을 찾아가 보았다. 그리고 실제 모범 사례의 주인공도 만나 보았다.

 

# 50+자원봉사단 ‘목공재능나눔단’의 목공 교육 및 기부 행사 

50+자원봉사단 ‘목공재능나눔단’은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에서 운영하는 교육연계형 자원봉사단의 이름이다. 개설된 강좌를 수강한 수강생들이 교육에서 습득한 목공 재능을 활용해 사회공헌 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이번에 개설된 과정은 ‘쉬운 생활목공 : 블루투스 스피커’.

목공을 배워 나만의 가구를 만들고 내가 만든 목공 가구를 기부하는 자원봉사에 참여하고 싶은 이들을 대상으로 선착순 선발된 8명의 수강생은 지난 5월 2일부터 6월 13일까지 매주 월요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6회에 걸쳐 협동조합 백길창작소 우선택 강사의 지도로 목공 기본 및 전동드릴과 도구 사용, 그리고 블루투스 스피커를 직접 제작해 보았다. 

 

쪽방촌 1인 가구를 위한 좌탁 만들기 재능기부에는 수강생 여덟 분 중에서 여섯 분이 동참했다.

 

image01.png
▲ 좌탁 마지막 손질에 열중인 수강생들의 모습. ⓒ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

 

정성스레 제작한 기부 물품을 가지고 자원봉사단 일행 6명은 서울역쪽방상담소(이하 쪽방상담소)를 찾았다. 쪽방상담소는 사회복지법인 온누리복지재단이 2018년 서울특별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는 노숙인 이용시설이다. 쪽방촌 사람들을 위한 샤워실, 세탁실 등을 운영하고, 상담 및 사례관리, 의료지원, 물품지원, 주거지원, 교양교육 및 취미여가 프로그램 등을 진행한다. 또한, 쪽방상담소는 사랑과 희망을 나누고자 하는 후원자들로부터 기부금, 물품 후원, 자원봉사 등 다양한 방법의 따뜻한 손길을 모아 쪽방촌 주민들에게 나눈다.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도 쪽방상담소를 후원하는 사랑의 손길 중에 하나다.

 

자원봉사단으로부터 쪽방촌 1인 가구 좌탁 기부 물품을 전달받은 쪽방상담소 김갑록 소장은 “좌탁이 튼튼하게 잘 만들어졌다”, “밥도 저절로 맛있겠다”, “공부해도 되겠다”라며 쪽방상담소 관계자들과 함께 좋아하셨다. 이에 같이 간 봉사단의 한 분이, “앞으로 커뮤니티 활동에서 더 많은 좌탁을 만들어 전달해 드리겠다”라고 화답했다.

 

image02.png
▲ 목공 좌탁 물품 기부를 마치고. ⓒ 50+시민기자단 구세완 기자

 

좌탁 기부를 마치고, 쪽방상담소 이찬희 팀장의 안내를 받아 쪽방촌 일부를 살짝 들여다보았다. 가운데 통로를 중심으로 양쪽에 쪽방 문이 다닥다닥 이어지고, 쪽방이 20여 개는 족히 되어 보였다. 쪽방은 성인 남성 한 명이 겨우 누울 정도로 작았고, 공동화장실, 공동 샤워장 하나를 15~20명이 쓰는 구조다. 많은 인원이 사용하다 보니 고장이 많이 나고 아무리 청소해도 위생적으로 나쁜 환경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귀띔한다.

 

이곳 쪽방촌에는 대략 800~1,000명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들락날락으로 파악이 안 되는 사람까지 하면 약 2,000여 명은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쪽방촌 사람 10명 중 4명은 노숙 경험이 있으며, 10명 중 6명이 기초수급자라고 한다.

 

image03.png
▲ 쪽방촌 건물 전경. 좁은 문을 통해 안쪽 계단을 올라가면 양쪽으로 닭장과도 같은 구조의 쪽방이 나온다. ⓒ 50+시민기자단 구세완 기자

 

우리 사회 최악의 환경 속에서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쪽방촌 사람들의 삶을 직접 눈으로 보면서, 많은 것을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 목공 교육 수강생과의 인터뷰

기부 행사에 참여한 황아무개(62) 선생님과 얘기를 나눠봤다. 의외의 은퇴 후 50+세대에 도움이 될 만한 모범 사례들을 들어볼 수 있었다. 

 

황 선생님은 직장에 근무하면서 틈틈이 은퇴 준비를 했다. 퇴직 전에 산림치유지도사, 유아숲지도사 같은 자격증도 미리 취득했다. 2020년 12월 정년퇴직 후에는 목공에 푹 빠져들게 되었다. 서울남부기술교육원에서 4개월 교육 과정 수료 후 가구제작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산림청의 목재 교육 전문가 과정 176시간을 이수하고 목재 교육 분야 국가자격도 취득했다. 목재문화진흥회에서 실시하는 민간자격증 목공체험지도사 자격증도 땄다. 

 

도심권50플러스센터에서 실시하는 목공 교육도 받았다. 의기투합해 결성된 커뮤니티 활동을 하면서 강사 활동도 했다. 올해 2월부터는 수원시에서 운영하는 목공 체험장에서 목공 기술자로 근무하는 중이다.

 

목공에 어떤 매력이 있어서 푹 빠지게 되었는지 물어보았다.

“목공 작업을 하다 보면 몰입이 돼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작업을 할 수 있어요. 또 결과물이 나오잖아요. 이 결과물을 볼 때 즐거움은 배가 됩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니 좋아요.”

 

이제는 매주 일요일, 화요일 쉬는 시간을 이용하여 치매 전 단계인 인지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목공치유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고 있다. 도심권50플러스센터에서 커뮤니티 대표를 맡아, 커뮤니티 활동도 열심히 하고 있다.

 

“재능기부를 한다는 것은 보람된 일이죠. 아름다운 가게에서 자원 활동가로 활동했어요. 봉사 시간도 600시간 돼요.”

기부 행사를 마친 소감을 물어본 것에 대한 황 선생님의 답변이다. 50+세대가 갖춰야 할 교육, 활동, 일 거의 모든 분야에 완벽하게 갖춰져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귀촌도 계획 중이고, 협동조합을 만들어 좋아하는 일을 더욱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황 선생님의 활발한 활동이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 취재를 마치며

배우고 싶은 것 배우고, 마음 맞는 사람들 모여 커뮤니티 활동하고, 재능 발휘하여 강의도 해 보고, 취약계층 찾아 봉사하는 보람도 느끼고… 서울시50플러스 센터와 캠퍼스가 있어서 고맙다. 아직도 서울시50플러스 센터나 캠퍼스를 모르는 50+세대가 있다면, 지금 즉시 50+포털을 클릭해 보라고 권한다.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으니까… 

 

 

50+시민기자단 구세완 기자 (swkoo0212@naver.com)

 

 

구세완.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