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관광재단, 서울 도봉구 도보여행 소개

대표적인 명소인 서울창포원 등 포함

서울창포원/사진=서울관광재단


봄이 막 시작된 4월이 벚꽃의 계절이라면, 5월은 붓꽃의 계절이다. 붓꽃하면 서울 북쪽에 있는 도봉구의 창포원을 빼놓을 수 없다. 붓꽃보러 창포원에 간 김에 도봉산국립공원과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주인공 성기훈이 살았던 동네를 둘러보고 오는 것도 좋을 듯하다. 서울관광재단에서는 붓꽃의 계절을 맞아 도봉산 자락의 도보 여행 코스와 함께 가기 좋은 도봉구 명소들을 소개했다.

서울 도봉구 도보여행의 시작은 붓꽃과 함께 시작해, 가벼운 트래킹으로 마무리된다. 도보여행코스는 총 7.5km로 관람 시간을 제외하고 약 2시간 30분이 소요된다. 도봉산역에 시작해서 서울창포원, 평화문화진지, 천축사까지 이어지는 추천 도보 명소들을 소개한다.

첫 번째 명소 ‘서울창포원’

도봉산역 2번 출구 앞에 있는 서울창포원은 51,146에 이르는 생태공원으로 붓꽃원, 습지원, 늘푸름원 등 12개의 테마로 정원이 조성돼 5월 즈음 특히 아름답다. 활짝 개화한 붓꽃을 배경으로 도봉산 선인봉이 보여 그 풍경이 멋있다.

서울창포원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붓꽃이다. 노랑꽃창포, 타래붓꽃 등 이름도 생소한 붓꽃류 130여 종이 5월 내내 피고 진다. 하나씩 떼어서 꽃을 바라보면 청초한 분위기가 느껴지고 군락을 이루고 있는 모습을 한눈에 담으면 보라색 비단이 사방 천지에 깔린 것처럼 화려하다.

습지원과 붓꽃원을 지나 늘푸름원으로 가본다. 늘푸름원은 그 이름처럼 사계절 내내 푸른 잎을 가지고 있는 소나무, 전나무, 구상나무 등 상록침엽수 25종을 심어 놓은 정원이다. 나무 아래는 짙은 그늘이 있고 벤치가 놓여있어 쉬어가기 좋다. 늘푸름원 바로 앞쪽으로 2코스인 평화문화진지가 연결돼 있다.

두 번째 명소 평화문화진지·평화울림터

서울창포원 근처에 있는 평화문화진지는 옛 군사시설을 지난 2017년에 예술인과 시민들을 위해 재탄생시킨 복합문화문화공간이다. 평화문화진지는 방호시설의 공간성을 살려 과거를 기억하면서도 문화와 예술이 어우러지게 구성됐다. 이곳은 지상 1층 건물 5개 동과 평화광장, 전망대, 옥상정원으로 이루어진 야외 공간을 갖고 있으며, 시민동, 창작동, 문화동, 예술동, 평화동 각각 3~7개의 실내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평화문화진지로 들어서면 정문 한쪽에 독일 베를린에서 기증받은 베를린 장벽 3점이 서 있다. 베를린 장벽은 국가와 국가 또는 사람과 사람 간의 보이지 않는 장벽이 낮아지고 갈라진 이들이 서로를 마주하길 바라는 소망을 담고 있다.

장벽을 지나 평화문화진지 안쪽으로 들어가면 평화울림터가 나온다. 평화울림터는 특별한 음향장비가 없어도 음악공연이 가능하도록 조성된 야외 음악당이다.

평화울림터로 내려가는 길에는 ‘평화의 물길’이라는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포신(대포의 몸통 전체)을 다리처럼 연결하여 물이 흘러갈 수 있도록 만들었다. 반으로 절개된 포신은 무기와 전쟁이 필요 없는 시대가 오기를 소망하는 마음을 담았으며 흐르는 물길은 전쟁으로 희생된 수많은 사람의 넋을 기린다.

물길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면 원형으로 만든 평화울림터가 나타난다. 평화울림터에는 동그란 원형 구조에 가운데 부분이 움푹 팬 듯이 뚫려 있다. 소리가 원형 벽에 부딪히며 반사해 다시 들리는 반향 현상을 이용해 음향이 증폭되도록 설계됐다.

평화울림터로 내려가는 길에 설치된 평화의 물길/사진=서울관광재단


세 번째 명소 유희경과 이매창 시비

도봉산으로 올라가는 길에 유희경과 이매창의 시비가 있다. 17세기 초 문장가 유희경과 부안 기생으로 한시(漢詩)에 능했던 이매창이 주고받은 사랑의 시를 새긴 비석이다.

유희경은 임진왜란 당시 의병으로 나가 싸운 공을 인정받아 벼슬길에 올랐던 인물이다. 이매창은 관비의 딸로 태어났으나 아전이었던 아버지에게 글을 배워 한시를 짓고 거문고를 잘 탔다고 전해진다. 그녀는 한시를 짓는 재주가 뛰어나 당대의 수많은 문인과 교류하며 명성을 쌓았다.

이매창과 유희경은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직전에 부안에서 만나 시를 주고받으며 사랑에 빠졌다. 둘의 나이는 28살이나 차이가 났지만, 서로의 뛰어난 예술적 감각에 반해 마음을 깊이 나눴다. 하지만 임진왜란 때 이매창이 다시 한양으로 돌아가면서 헤어졌고 이후 서로를 그리워하는 수많은 시를 남겼다.

유희경과 이매창 시비/사진=서울관광재단


네 번째 명소 김수영 시비와 도봉서원 터

북한산국립공원 도봉사무소 도봉분소를 지나 도봉산 방향으로 올라가다 보면 김수영 시비와 도봉서원 터가 나타난다. 김수영 시비는 원래 김수영 시인의 묘지 앞에 그의 작품 ‘풀’의 일부를 새겨 넣은 비석이다.

1990년대 초 김수영 시인의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김수영 시인의 묘도 개장해 화장한 후 유골함과 함께 시비를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 전면에는 시인의 육필이 음각돼 있고 오른쪽에는 청동으로 얼굴을 넣었다.

시비 뒤로는 도봉서원 터가 있다. 도봉서원은 조광조의 학문을 기리는 뜻으로 1573년 건설됐고, 19세기 말 흥선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으로 없어졌다가 1971년에 복원됐다.

지난 2011년 고증을 통해 조선 시대의 모습으로 복원하기 위해 다시 철거하고 발굴조사를 하던 중 고려 시대 사찰의 유물들이 발견되었다. 현재는 발굴조사를 마치고 정비사업을 추진 중이므로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다.

서원 근처의 도봉계곡에는 조선 시대 문인들이 바위에 새겨 넣은 글씨도 찾을 수 있다. 1700년에 김수증이 조광조의 덕을 사모하는 마음으로 새긴 고산양지(高山仰止)라는 글자는 도봉서원 터 맞은편 계곡에 있다. 또한, 서원으로 올라가는 길에는 우암 송시열 선생이 바위에 새겼다는 도봉동문(道峰洞門)이라는 글씨가 있다. 이후 도봉서원을 찾는 후학들의 이정표가 됐다.

천축사 가는 길 녹음이 우거진 오르막 숲길을 따라 30~40분 걸어가야 한다사진=서울관광재단


다섯 번째 명소 천축사

천축사는 678년 의상대사가 현재의 자리에 옥천암이라는 암자를 세운 것으로 시작됐다. 이후 1398년 조선 태조 이성계가 함흥에서 돌아올 때 이곳에서 백일기도를 드렸고 이후 천축사(天竺寺)로 이름을 바꿨다. 절 이름을 천축사라고 한 것은 이곳의 경관이 천축국(중국에서 인도를 부르던 옛 명칭)의 영축산과 비슷하다고 한 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도봉서원부터 천축사까지는 도봉산으로 올라가는 등산로를 따라 걷는다. 천축사가 산자락 초입에 자리한 사찰이지만, 약 30~40분가량 계단으로 이루어진 오르막길을 걸어 올라가야 한다. 쉴 틈 없이 이어지는 오르막길은 꽤 숨이 차오르고 이마에 땀이 맺히기 시작한다. 걷는 길 내내 옆으로 작은 계곡이 흐르고 숲이 우거져 싱그러운 분위기가 가득하다.

천축사에 도착해 일주문을 지나 사찰 경내로 들어서면 도봉산의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다. 도봉산의 3대 암봉 중 하나인 선인봉이 마치 갓을 쓴 것처럼 지붕 위로 솟아 있어 풍광이 꽤 멋스럽다. 선인봉을 배경으로 천축사를 거닐며 산책을 하면 도봉구 도보 여행 코스가 끝난다.

천축사 사찰 뒤로 갓을 쓴 것처럼 선인봉이 우뚝 솟아 있는 풍경이 아름답다사진=서울관광재단


함께 가볼 만 한 곳 드라마 ‘오징어게임’ 체험관

오징어게임 체험관은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주인공인 성기훈(이정재 분)이 사는 동네인 백운시장에 만들어진 공간이다. 체험관 안에는 오징어 게임의 의상을 입고 인증샷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이 마련돼 있다. 또한, 체험관 바로 앞에는 성기훈의 동네 동생인 상우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생선가게로 등장했던 ‘팔도건어물’ 가게를 방문할 수 있다.

체험관에서 약 1~2분 거리에는 기훈과 상우가 자판기 커피를 마시며 오징어 게임 참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던 건물인 도봉중앙교회가 있다. 드라마 속에서 주변 풍경을 그대로 활용하여 촬영하였기 때문에 꽤 낯이 익다. 체험관을 찾았다면 팔도건어물과 도봉중앙교회 앞에서 인증 사진을 남기는 것을 추천한다.

오징어게임 체험관 내부, 드라마 속에 등장했던 의상을 입어볼 수 있다사진=서울관광재단

[상기 이미지 및 원고 출처 : 라이프점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