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34도를 넘나들던 7월 셋째 주. 서부캠퍼스 모임방에서는 ‘21세기와 소통하는 다빈치 코드’라는 부제로 <삼국유사로 떠나는 시간여행> 수업이 있었다. 첫째, 둘째 시간에는 폭우가 쏟아져 걱정이었는데 셋째 시간에는 폭우 대신 폭염이라 수강생들이 오는데 힘들지 않을까 걱정이라는 정진원(삼국유사연구소장)님의 염려 덕분인지 모두가 더위도 잊고 시간여행에 빠져들 수 있었다.
 
‘노래하는 삼국유사’라는 제목으로 모스크바 한국문화원 초청 공연을 준비하고 계신 정진원님의 공연 소개를 ‘해어화’ 영화에 삽입된 OST로 감상할 수 있었고 지난 시간에 못다한 이야기 ‘가야의 허황옥’ 이야기가 진행되었다.

 
 

얼마 전 대통령의 인도 방문 때 언급되었던 ‘가야의 허황후’ 이야기가 삼국유사 ‘가락국기’에 어떻게 나와 있는지 강연이 시작되었다. 김해 해은사 허황옥 영정과 파사석탑과 같은 유물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상생의 역사를 살고자 했던 김수로 왕의 비였던 허황옥에 대한 소개가 있었다.
 
 
 
다음은 삼국유사 중 가장 흥미롭다는 여인들의 이야기. 수로부인, 도화녀, 선화공주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진평왕의 셋째 공주 선화. 다들 서동요의 주인공으로 알고 있는데 선화공주가 서동과 결혼한 뒤 서동을 백제 무왕으로 만들기 위한 그 뒷 이야기까지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도화녀와 진지왕의 구애에 얽힌 이야기. 둘 사이에 태어난 비형랑 이야기까지……

마지막으로 천지만물이 탐낸 미인인 수로부인은 헌화가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용이 잡아간 수로부인을 찾기 위해 불렀다는 ‘구지가’에 대한 소개도 있었다.
 
 
 
이 세 여인 중 진선미를 뽑아보면 어떨까? 본 적 없는 여인들을 대상으로 수강생들은 각자의 기준을 내세워 품평에 들어갔다.
능력, 용모, 스타일, 지혜 등등 자기 만의 정신을 갖고 있는지, 남성성에 굴하지 않는 대등한 여성성을 가지고 있는지……

 
 


음…… 캐릭터 분석을 더 해보면 재미있겠는데? 하고 생각을 하는 순간 수업이 끝났다. ‘삼국유사’라는 콘텐츠를 무궁무진한 이야기 보따리로 다시 보게 만든 정진원님께 여러 가지 궁금증이 생겼다.
 

A. 제가 터키, 헝가리 대학에서 한국학 강의를 했었는데, 외국 사람들이 삼국유사만큼 흥미 있어 하고 관심을 보이는 콘텐츠는 없었어요. 삼국유사야말로 K- 클래식(고전)의 보물창고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 때 막 인터넷이 보급되어서 에니메이션을 통해서 외국에서도 삼국유사를 쉽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

 

 

 

A. 제가 강의는 하지만 여기 50+캠퍼스 뮤지컬반 수강생이예요. (웃음) 뮤지컬이라고 하면 외국 뮤지컬만 생각하는데 우리에게도 훌륭한 콘텐츠가 있다는 걸 알리고 싶고 또 삼국유사를 대중화 세계화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뮤지컬이라는 문화 역량이 결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A. 오늘 수업에 나왔던 인물들이죠. (웃음) 사실 미니 토크콘서트를 올 3월에 대학로에서 했어요. 삼국유사에 대한 특강을 하고 공연하는 식으로. 여기서 조금씩 진화해 갈려고 해요. ‘노래하는 삼국유사’ 토크콘서트는 내년에 모스크바에서 공연이 있고요. 이걸 조금 더 확장시킨다면 뮤지컬도 가능하리라고 봐요.

 

 

 

A. 여기서 만나신 분들과 함께 기획하고, 선생님이 세종문화회관 단원이시니까 그쪽으로 연결해 볼까 고민 중이에요. 지금의 한류가 K-Pop으로 대표되는 한류라면 차세대 콘텐츠는 K-클래식(고전)이라고 생각하고 그 모든 것은 삼국유사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뮤지컬 이외에도 ‘삼국유사 여인과 걷다’ 라는 책을 작년에 냈는데 시리즈 형식으로 선덕여왕과 자장율사의 신라 불국토 프로젝트, 원효. 신라의 붓다. 라는 이름으로 두 권의 책을 기획 중입니다. 
 
다시 보게 만드는 고전. 삼국유사의 대중화, 세계화 프로젝트를 50+와 함께 하려고 기획 중이신 강사님께 응원을, 함께 공부하고 고민하는 수강생 여러분께도 격려를 보내고 싶다.

 


글·사진=임영라(50+모더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