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자리에 앉은 동료는 나보다 적게 쓰는 것 같은데 연말정산에서는 늘 돈을 많이 받는다. 대체 비결이 무엇일까? 월급과 신용카드 사용액으로 본 연말정산 세테크에 대해 알아보자.

글. 최용규(하마터면 세금상식도 모르고 세금 낼 뻔했다, 팔까 줄까 버틸까 저자)

직장인이 연말정산을 하는 이유

Q. 초보 직장인
매달 월급에서 세금을 떼 가는데 연말정산은 또 왜 하나요?

A. 택스코디
근로소득자인 직장인은 국가에 세금을 냅니다. 그런데 이 세금은 개인이 처한 상황이나 경제적 활동에 따라 달라집니다(국세청은 매번 세금을 일일이 계산할 수 없으므로). 소득에 따라 일정액의 세금을 미리 뗀 뒤 급여를 받습니다. 이것이 바로 ‘원천징수’입니다. 연말정산은 원천징수를 통해 1년간 낸 세금의 과부족분을 정산하는 과정입니다.
연말정산을 할 때 기준으로 삼는 금액은 총 급여액이 아닌 ‘과세표준’입니다. 총 급여액에서 각종 소득공제를 해 과세표준을 구한 뒤 여기에 세율을 곱해 산출세액을 계산합니다. 산출된 세액에서 세액공제를 하고 나면 결정세액이 나옵니다. 이미 원천징수한 세금과 결정세액을 비교해 차액을 돌려받을지, 세금을 더 낼지 결정하게 됩니다.

같은 연봉이더라도 달라지는 연말정산 환급액

연말정산 환급액이 적은 이유는 공제받을 항목이 많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지난 1년 동안 아파서 의료비를 지출하지도 않았고, 부양하는 가족도 없었고, 신용카드나 현금 소비도 적었던 것이다. 반면, 환급액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공제항목이 많았다고 보면 된다. 부양하고 있는 부모님이나 자녀가 있고, 의료비와 교육비도 많이 썼고, 생활비 지출이 많았고, 연금저축·보험·주택자금도 적지 않게 빠져나간 것이다.

​연봉 4,000만 원 직장인의 결정세액 비교

Q. 초보 직장인
연봉 4,000만 원의 미혼인 직장인입니다. 신용카드 1,000만 원과 현금영수증 100만 원만 지출했습니다. 만약 아무런 지출이 없을 경우와 비교하면 절세하는 금액은 어느 정도 차이가 날까요?

A. 택스코디
먼저 아무런 지출이 없었을 때의 결정세액을 계산하면 187만 원 정도입니다. 신용카드와 현금영수증 지출을 반영하면 결정세액은 168만 원이 됩니다. 실제 절세된 금액은 19만 원 수준입니다.
그런데 같은 연봉에 6세 딸이 있고, 보험료 60만 원, 교육비 100만 원, 의료비 50만 원, 연금저축 120만 원, 신용카드 2,000만 원, 현금영수증을 200만 원 지출했다면 결정세액은 73만 원으로 확 줄어듭니다. 이때 절세금액은 114만 원으로 계산됩니다.

신용카드 소득공제 얼마나 절세에 도움 될까?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직장인들이 연말정산에서 가장 많이 알고 있는 공제항목이다. 부양가족도 없고, 교육비나 의료비를 쓰지도 않은 근로자라도 일상 소비 활동으로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접근하기 쉽지만, 생각 외로 까다로운 것이 바로 신용카드 등 사용액 소득공제이다. 총급여의 25%를 초과한 사용액만 공제 대상이 되고 공제율과 공제 한도까지 제한해서 적용되기 때문.

신용카드 등 사용액 공제는 신용카드와 직불·선불카드와 현금영수증 사용액을 모두 포함한다. 우선 신용카드는 공제율이 15%로 가장 낮다. 직불·선불카드와 현금영수증 사용액은 기본공제율이 30%다.

신용·직불·선불카드·현금영수증 사용액에 대해 각각 공제율을 적용해 공제 한도까지 소득에서 공제하게 된다. 공제 한도는 총급여가 7,000만 원 이하이면 330만 원, 총급여가 7,000만 원 초과부터 1억2,000만 원 이하이면 280만 원, 총급여 1억2,000만 원 초과는 230만 원으로 낮아지게 된다.

여기서 추가되는 공제가 또 있다. 도서 구입비와 공연·박물관·미술관 입장료(총급여 7,000만 원 이하만 적용)는 기본 30% 비율로 100만 원을 더 공제받을 수 있다. 전통시장 사용분과 대중교통비는 기본 40% 공제율로 각각 100만 원씩 추가공제가 된다.

따라서 총급여 7,000만 원 이하자 기준으로 일반 공제 한도 330만 원에 도서공연비 100만 원, 전통시장 100만 원, 대중교통비 100만 원의 추가공제까지 포함하면 최대 630만 원까지 소득공제가 가능하다.

그런데 실무적으로는 신용카드 소득공제로 큰 절세를 기대하기란 어렵다. 총급여가 4,000만 원이라면 일반 신용카드사용액 기준으로 3,000만 원어치는 카드를 써야 공제 한도(300만 원)를 채울 수 있다(코로나19로 인해 공제율이 크게 오른 2020년에도 2,400만 원은 써야 330만 원 한도를 채울 수 있었다).

최대 기본 공제액 330만 원에 과세표준 1,200만 원부터 4,600만 원까지의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소득세율 15%를 반영하면 대략 50만 원 정도가 절세된다. 절세액 자체는 상당한 수준이지만, 2,400만 원이라는 카드값을 생각하면 절약과 절세 중 어느 것이 유리한지 따져 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신용카드 소득공제가 상당한 절세를 가져다줄 수도 있다. 바로 소득공제를 통해 과세표준 구간이 바뀌어 이에 따라 적용되는 세율을 뒤집을 때다. 가령 과세표준 9,000만 원인 근로자가 280만 원의 신용카드 소득공제로 과세표준을 8,720만 원으로 낮춘다면 적용되는 소득세율을 35%에서 24%로 떨어뜨릴 수 있다. 무려 11%나 낮은 세율로 세금을 내는 것이다.


[상기 이미지 및 원고 출처 : 신한 미래설계포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