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베이비부머의 가족현황과 향후 지원 방안1)

 

 

정순둘 (이화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사회복지대학원 원장)

 

 

베이비부머는 곧 노년기 진입을 앞두고 있는 세대로 전체 인구의 14%를 차지하고 있는 거대집단이다이들의 가족현황이 어떠한지에 대해 결혼상태가구구성가족관계부양태도성역할태도 등에 대해 살펴보고향후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을 중년기 부부프로그램개발, 1인가구지원부양부담완화 등으로 제안하였다.

 

 

1. 들어가는 말

 

최근 결혼과 혈연을 중심으로 한 전통적 가족 외에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등장하고 있고, 가족구조와 가족 내 역할 변화가 일어나고 있지만, 길어진 평균수명으로 인해 사람들이 가족구조 안에서 보내야 하는 시간은 더 길어졌다. 따라서 여러 가족학자들은 영속적이며 친밀한 인간관계의 장으로서 가족이 갖는 본질적 기능은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사회에서 가족은 가족구성원의 생리적인 욕구를 충족시켜주거나 심리적인 안식처를 제공해 주는 기본적인 역할을 수행할 뿐 아니라 개인의 발전과 자아형성, 자아정체감 형성 등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김승권, 2006).

 

이렇듯 인간 생활주기에서 가족관계의 중요성은 매우 큰데, 특히 사회적 관계로부터 단절되는 은퇴를 경험하고 노년기 진입을 앞둔 베이비부머에게 있어 가족관계는 다른 시기에 비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베이비부머는 1955-1963년생으로 2017년에는 54-63세가 된다. 베이비붐 세대는 위로는 부모부양, 아래로는 자녀양육이라는 이중부담을 가지고 있지만, 정작 자신은 자신의 후세대인 자녀에게서 부양을 받지 못하는 “끼인 세대" 혹은 ”샌드위치세대“ 라는 특성을 가진다(정순둘, 이현희, 2012, 재인용, p. 211).

 

따라서 본고에서는 베이비부머의 가족현황을 혼인상태와 가족구성의 특성 및 가족관계 만족도와 가족가치관 등을 통해 살펴보고, 앞으로 우리사회가 베이비부머의 가족을 위한 어떤 지원이 필요한 지 그 방향성에 대해서 제시해 보고자 한다.

 

 

2. 베이비부머의 가족관계 현황

 

1) 결혼상태

 

우리나라 베이비부머의 결혼 상태를 살펴보면(통계청, 2012), 배우자 있음 5,802명(83.5%)로 가장 많았으며, 이혼 591명(8.5%), 사별 299명(4.3%), 미혼 258명(3.7%) 등으로 나타났다. 즉 우리나라 베이비부머들의 대부분은 혼인상태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를 성별로 살펴보면 남성의 유배우자 비율이 여성에 비해 높은 반면, 여성의 경우 사별로 인한 배우자 상실이 남성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베이비부머의 결혼연령은 이전의 노인세대인 부모세대보다 1∼2세 정도 높아졌는데(정순둘, 2011), 이러한 경향은 미국에서도 동일하다(Bouvier & De Vita, 1991). 또한 베이비붐 세대는 부모 세대에 비해 부부가 함께 생활해야 할 기간이 약 8∼10년 길어진 것으로 나타났다(정순둘, 2011). 한편 베이비붐세대의 이혼 건수는 부모 세대에 비해 3배 정도 많아졌지만, 반면 재혼율은 부모세대에 비해 평균적으로 약 3배 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 가족 및 가구의 구성

 

베이비부머가 속한 515만 가구 중 65.3%가 2세대 가구로 가장 많았고, 부부로 구성된 1세대 가구 14.7%, 1인가구는 11.2%로 나타났다. 3세대 가구는 8.1%, 4세대 이상 가구는 0.1%, 비혈연가구 0.6% 등으로 나타났다(통계청, 2012).

 

 

  <그림 1> 베이비부머 세대 구성

 

 

 

 

3) 가족관계

 

가족관계는 은퇴를 경험한 중년층, 특히 베이비부머 세대들에게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베이비부머의 가족관계 만족도를 살펴보면(김미혜·정순둘, 2010), 베이비부머 전체 응답자 1,021명 중 ‘만족한다’는 응답이 85%로 가장 많았으며, ‘매우 만족한다’는 응답은 9.5%, ‘불만족한다’ 5.5%로 나타났다. 베이비부머는 가족관계에 대하여 대부분 만족스러운 것으로 평가하고 있는데, 이를 배우자, 부모, 배우자의 부모, 자녀와의 만족도, 그리고 전반적 만족도 등 5개 문항을 합산하여 산출한 결과 5점 만점에 3.04로 나타났다.

 

 

4) 부양에 대한 태도

 

부양은 부모 부양과 자식에 대한 양육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우리나라 베이비부머의 부모부양에 대해 부양가치관과 형태를 통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부모부양에 대한 가치관은 자녀들이 부모를 부양해야 한다는 전통적인 생각이 1998년 89.9%에서 2010년에는 36%로 크게 줄어들어 가족중심의 가치관이 개인중심의 가치관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정순둘, 2011). 다음으로 부양형태의 경우(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10), 부모 또는 배우자의 부모 중에서 한명 이상이 생존해 있는 베이비부머 중에서 부모 세대에게 경제적 부양을 제공하고 있는 이들은 전체의 8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노동패널에서도 부모세대와 함께 동거하지 않는 베이비부머의 경우에도 전체의 55.3%가 현물 또는 현금 형태의 경제적 지원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김지경, 2010). 즉, 우리나라의 베이비부머는 부모와 함께 동거하지 않더라도 비교적 빈번한 교류를 하며 경제적인 부양을 제공하는 비율이 높음을 의미한다.

 

다음으로 베이비부머의 자녀 양육에 대한 부담을 부모 부양과 비교한 결과 부모 부양에 비해 자녀양육에 대한 부담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정순둘·이현희, 2012). 이는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들 대부분이 아직 학생이라서 자녀들에 대한 교육비 지출이 많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베이비부머의 경우 자신의 노후에 관해서는 후(後)세대가 책임져 주어야 한다는 기대를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정경희, 2011).

 

이와 같이 노부모세대의 부양에 대해서는 유교적 가치관과 효 사상에 근거하여 부양책임 의무감을 강하게 가지고 있는 반면, 자신의 노년을 자녀에게 의지하고자 하는 의존도는 비교적 낮게 나타났다

 

 

<표 1> 부모부양 및 자녀양육 부담수준

 

 

 

 

5) 성역할태도

 

성역할태도는 가족간 관계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으로(이은주, 2010; 정순둘·김예솔, 2014), 부부뿐만 아니라 가족구성원 전체의 가족관계를 위해서도 고려해야 할 요소이다. 성역할태도는 두 가지의 유형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는데, 사회적 역할 구분에 의해서 남성과 여성의 역할을 양극으로 분리하는 입장을 전통적인 성역할태도라 하며, 부부의 역할을 남성과 여성으로 나누어 고정시키지 않고 융통성을 두어 함께 수행하는 역동성에 중점을 주는 경우 근대적 성역할 태도로 규정된다(김영주, 1990). 베이비부머 세대와 그들보다 먼저 태어난 예비노인 세대의 부부 성역할태도를 비교한 결과(정순둘·김예솔, 2014), 베이비부머의 성역할 인식은 2.92로 비교적 공평한 근대적 성역할 태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다른 연구에서도 베이비부머는 집안일을 공평하게 부담하며 재산을 공동관리하고 주택을 공동명의로 한다고 보고하였다(김미혜·문정화·신은경, 2012).

 

 

3. 베이비부머 가족에 대한 미래 지원 방향

 

1) ‘중년기 부부를 위한 프로그램’ 개발 및 지원

 

베이비부머는 길어진 노후로 인해 부부가 함께 보내야 하는 시간이 많아진 세대이다. 따라서 부부가 함께 할 수 있는 취미를 만들고, 합리적인 의사소통을 하여 부부만족도가 높아질 수 있도록 ‘중년기 부부를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지원할 필요가 있다. 생애주기상 후반기의 중년기는 직업을 갖고 사회조직과 활발하게 관계를 맺던 사회생활에서 한발 물러나게 되는 은퇴를 겪으면서 경제적 수입이 줄어든다. 또한, 자녀의 직장 및 결혼 등으로 자녀가 독립하면서 가족의 주거형태가 변하고, 심리적 외로움과 상실감으로 빈둥지증후군(empty nest syndrome)을 경험하기도 한다. 따라서 중년기 부부의 주요한 사건 중 하나인 은퇴를 축으로 부부에게 현재의 관계를 개선하고 강화하며 유지시켜 나가도록 은퇴적응과 부부관계, 자녀와의 관계를 내용으로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2015년 현재 여성가족부에서 실시하고 있는 가족관련 서비스 중 전국 151개의 건강가정지원센터(2015년 4월 기준. 보건복지부 홈페이지 참조)에서 제공하는 생애주기별 가족생활교육 서비스로 중년기부부를 위한 프로그램이 개설되어 있다. 또한 사회복지관에서도 중년기 부부관계 개선 프로그램이나 교육프로그램 등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프로그램의 대부분은 해당 기관의 자율성에 의지하고 있기 때문에 일시적인 프로그램일 경우가 많다. 따라서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이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

 

 

2) 1인가구를 위한 방안

 

앞서 가구 형태를 살펴본 결과 과거에 비해 3세대 가구의 유형 비율은 줄어들고 2세대 가구와 1세대 및 1인가구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구구성원 형태에 있어서 패러다임의 변화를 의미하며 이에 대한 대응방안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현재 자녀와 부부로 구성된 2세대 가구유형이 가장 많은 베이비부머는 곧 노년기로 접어들면서 자녀 세대의 취업 및 결혼 등으로 1세대 가구 유형이 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향후 배우자의 사별 등의 이유로 1인가구가 될 가능성도 증가한다.

 

1인가구의 증가는 곁에서 지지체계가 되어줄 가족의 접근성이 낮아지는 것으로 가족과의 교류의 증대를 통하여 1인가구 구성원의 삶의 질을 높일 필요가 있으며, 사회적으로 지지체계를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 이처럼 핵가족화 되어가는 베이비부머의 가구 형태를 고려하여 공공부분에서의 정서적 지지체계 확립 및 혹시 모를 응급상황에 대비한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 다행스럽게도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가 있어 1인 독거가구에 대한 안전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지만, 대부분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일반인들은 서비스를 제공받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된다. 따라서 1인가구는 모두 소득수준에 관계없이 서비스 대상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중산층 이상은 서비스 비용을 지불하며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게 하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다.

 

 

3) 부양부담에 대한 방안

 

대다수의 베이비붐 세대가 노부모 세대를 부양하고 있지만, 머지않아 이들 역시 노인이 되기 때문에 노인이 노인을 돌보게 되어 부양부담이 더 클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베이비부머의 특성을 고려한 체계적인 부양부담완화정책이 필요하다. 사회적으로 부양부담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이로 인한 비도덕적인 사건을 종종 뉴스에서 접할 수 있다. 이는 우리사회에서 부양부담을 덜어줄 완충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현재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공하는 노인장기요양 서비스는 노인가족의 부양부담 완화하기 위해 보완이 필요하다. 또한 노인장기요양보험에 여전히 많은 사각지대가 존재하고 있으며, 서비스 적절성의 불완전함, 그리고 부양부담을 가지고 있는 부양자에 대한 서비스의 미비 등 약점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를 보완하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1) 본고는 2015년 발간된 “한국 베이비부머의 삶과 미래(학지사)”중 2장을 요약 정리한 내용임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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