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선 꿀벌을 돼지, 닭에 이어 축산물 중 세 번째로 큰 경제적 가치를 지니는 것으로 본다. 우리 식탁에 올라오는 음식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채소와 과일, 곡물이 꿀벌에 의해 열매를 맺기 때문.

 

꿀벌이 감소하면 식물 생태계가 무너지고, 나아가 식량 생산과 우리의 삶에 큰 위협을 줄 수 있다. 지난 2006년 이후 군집붕괴현상이 발생해 전세계 꿀벌 개체 수의 40%가 감소했고, 연쇄적으로 농산물의 가격이 폭등했다.

 

 

꿀벌, 도시를 날다

건물 옥상과 자투리 땅을 이용한 텃밭, 공원 등 도시 한복판으로 꿀벌의 서식지를 넓히는 활동을 도시양봉이라 한다. 도시에서 꿀벌을 키우는 도시양봉은 1990년대 초반 런던과 파리 등 유럽을 중심으로 시작되었다.

 

런던 테이트모던 갤러리와 파리 가르니에 오페라하우스, 밴쿠버 페어몬트 워터프론트 호텔, 뉴욕 브라이언트 공원, 도쿄 긴자 빌딩 등 도시를 대표하는 랜드마크에 모두 벌통이 놓여 있다. 버락 오바마가 대통령으로 재직하던 시절에는 백악관 건물 안에서 벌을 치기도 했다. 그밖에도 도시 농업이 자리 잡은 도시에서 많은 도시양봉가들이 벌을 치며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도시에 사는 벌은 하늘을 날아다니며 수분 매개자이자 벌꿀 생산자로 활약 중이다. 도시민들의 생활 공간이 과연 살만한 곳인지를 환기시키는 리트머스 시험지 역할도 한다. 도시의 고온 건조한 기후는 벌이 살기 좋은 환경이다. 농약의 위험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하기도 하다. 꿀벌이 날아다니며 도시에 꽃이 많아지고, 곤충과 작은 새들도 찾아오며 도시 생태계를 복원하는 역할도 한다.

 

 

서울에도 벌이 산다

2012년 서울시청 옥상에서 벌통 5개로 시작한 서울의 도시양봉은 8년이 지난 2020년 현재, 서울시 산하 공원과 자치구 텃밭양봉장 등으로 확대되어 324통으로 늘어났다. 서울의 도시양봉은 사회적기업 ‘어반비즈서울’이 이끌고 있다. 어반비즈서울은 2013년 서울 노들섬을 시작으로 공공기관, 기업과 협업해 기업 사옥 옥상 등에 벌을 키워 꿀을 수확하고 있다. CJ대한통운, 아모레퍼시픽 등 기업과 손잡고 서울 도심에 양봉장을 설치하기도 했다.

 

 

어반비즈서울은 양봉 뿐 아니라 일반인을 위한 양봉 교육 및 체험 행사를 운영중이며 도시 양봉기를 육성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1000여 명이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했다. 생태계와 환경에 관심이 있거나 새로운 취미 활동을 찾는 사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부업이나 창업을 꿈꾸는 사람, 귀농과 귀촌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도시양봉가 교육프로그램을 찾는다. 사회적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전업 도시 양봉가를 양성해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도시 양봉으로 수확한 꿀을 직접 판매하기도 한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도시양봉 입문과정은 한 달 동안 이어지며, 꿀벌과 도시양봉, 밀원식물 등의 생태에 대해 배우고, 꿀을 직접 수확하는 과정이다. 매년 4월부터 7월까지 매주 토요일 열리며 가격은 20만 원. 어반비즈서울 홈페이지(urbanbeesseoul.com)에서 더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상기 이미지 및 원고 출처 : 신한 미래설계포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