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에 기대감으로 찾아갈 수 있는 현장이 있어 고마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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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두 번째 서울시50플러스재단 시민기자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2018년, 처음 시민기자 합격 문자를 받고 뭉클했던 기쁨을 지금도 기억합니다. 글쓰기를 좋아하는데 글 쓰는 일을 하게 되었으니 제 마음이 어땠을지 짐작할 수 있을 거예요. 읽을 대상에 눈높이를 두고 써본 경험이 적어서 잘 해낼 수 있을까 걱정도 되었지만 그보다는 설렘이 더 컸습니다.

 

다행히 캠퍼스에서 시간을 보낸 경험이 기자로서 큰 도움이 되었어요. 2017년 서울시50플러스 서부캠퍼스에서 인생학교를 비롯한 다양한 강좌를 들으며 캠퍼스와 인연을 맺었는데 드나든 세월만큼 많은 일들이 있었거든요. 아는 만큼 표현할 수 있으니까요. 비록 전문적인 기술은 부족하겠지만 캠퍼스 소식이 궁금한 50+ 세대가 편하게 읽을 수 있게 쓸 수 있는 대한민국 줌마(아줌마) 정신이 제겐 있었습니다.

 

50+캘리프로보노 커뮤니티 작품

 

계절학기에 있던 전자책 출판 과정을 듣기위해 캠퍼스를 드나들면서 운 좋게 2학기 강좌를 미리 알게 되었고 입문과정인 인생학교는 물론 도시해설가, 배낭 속 인문학, 전문강사 양성과정, 디지털미디어크리에이터, 노인교구지도사양성과정 등등 이외에도 많은 특강을 스펀지처럼 흡수하며 캠퍼스에서 시간을 보냈어요.

 

그뿐인가요. 수료생들과 커뮤니티를 만들었을 때는 겁도 없이 덜컥 총무나 대표를 맡기도 했어요. 한때 너무 많은 커뮤니티 활동을 해서 발만 담근 게 아닌가? 요주의 인물로 찍힌 적도 있습니다. 주부로 지내다 캠퍼스를 드나들면서 만난 시간이 마치 학창 시절을 보내듯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면 믿기시나요? 매번 서툴고 정신없이 바쁜 시간이었지만 왜 이리 행복하던지요. 그 시간이 지금의 제 모습을 만든 것 같아 참 고맙습니다.

 

굿잡5060 출범식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캠퍼스 행사도 많이 줄었어요. 온라인 취재도 외부에서 진행되는 행사가 대부분이라 현장으로 이동하는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굿잡5060을 기획 기사로 맡아 쓰면서 얻은 게 많습니다. 열심히 사는 신중년을 아주 가까이에서 만남으로서 많은 자극을 받았다는 거예요. 취재할 때마다 반짝반짝 빛나던 눈빛, 지금부터 시작해도 된다는 힘, 열정이 그들을 만날 때마다 느껴졌습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 신지연 pm, 현대자동차그룹의 김동신 매니저, 주)상상우리의 노유진 팀장과 신철호 대표. 이분들을 인터뷰할 때는 굿잡5060 수료생에 대한 무한애정이 느껴져 잠시 부럽기도 했어요.

 

아쉬운 점은 대부분 온라인으로 진행을 해서 생생한 현장을 볼 기회가 적었다는 거예요. 또한 굿잡5060 특성상 시간이 긴 것은 물론 성과공유회나 결과 발표회 등 행사가 많아 누구 하나 뺄 수도 없고 그렇다고 허투루 쓸 수도 없어 분량 맞추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사진이며 내용이 눈에 밟혀 줄여도 줄여도 넘치더라고요.

 

그밖에 서부캠퍼스의 꽃, 50+와글와글 커뮤니티 박람회도 기억에 남습니다. 서부캠퍼스 4층 두루두루 강당에서 생중계를 하며 온라인으로 열었던 아이디어 넘치는 와글와글 커뮤니티 축제. 참여자들의 즐거워하던 모습과 이원 생방송에 가까웠던 노력의 현장을 글로 다 전달할 수 없어 많이 아쉬웠거든요. 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쓰는 분들을 생각하게 해 준 여러모로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강사가 간다' 강사님과 수강생들

 

찾아가느라 고생했던 현장은 [강사가 간다] 드론 편인데요. 기사에는 냉큼 찾아갔다고 썼지만.. 음.. 사실 냉큼은 아니었어요. 그날따라 비는 주룩주룩 오고 길도 초행인데 노들역을 착각해서 노들섬에 내렸거든요. 혹시 노들섬에 내려 보셨나요? 내리자마자 잘못된 걸 직감으로 알았답니다. 세상에.. 무슨 다리 한가운데더라고요. 드론 허중회 강사님께 연락했더니 노들섬에 왜 있냐면서 노들역으로 와야 한다고. 알고 보니 다시 버스를 타고 한 정거장 더 가야 했어요. 암튼 지도 검색도 안 되는 천마 태권도장을 빗속에 물어물어 간 끝에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웃픈(웃기고 슬픈) 이야기를 이제야 전해드립니다.

 

50+시민기자단 간담회

 

올 한 해 기자단 생활도 끝나가고 있네요. 시간이 참 빠릅니다. 올해 2020년, 뭔가 잃어버린 시간 같다는 느낌은 비슷하겠지요? 그럼에도 여전히 캠퍼스를 드나들 수 있었음에 고맙습니다. 빗속에 기대감으로 찾아갈 수 있는 현장이 있어 고마웠고요. 일 년의 기억을 오롯이 글로 남길 수 있어 고맙습니다. 올 한 해 기자로 글을 쓸 수 있게 해 준 캠퍼스와 취재하며 만난 모든 분들께 마음을 전할 수 있어 고맙습니다.

 

 

 

 

[글/사진:50+시민기자단 정용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