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을 맞이한 서울시50플러스캠퍼스

우리나라에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지 어느새 9개월이 되었다. 코로나로 어수선하고 어리둥절하던 우리의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이제는 마스크 착용과 온라인 회의, 교육은 일상이 되었다. 아이들은 학교 대신 e-학습터와 줌(Zoom)을 이용해 학급 담임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고, 회사에서는 재택근무가 확대되고 있으며, 다양한 교육기관에서는 실시간 온라인 플랫폼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어느 정도 비대면 교육이 적응되자 2020년 10월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로 하향 조정하여 대면 교육을 제안하였을 때 일부는 반색을, 일부는 걱정을 했다. 모두가 반기는 조치는 아닌 듯하다. 비대면 활동이 여전히 불편하고 어색하지만 사람들은 이것 역시 적응해 가고 있다.

 

서울시50플러스캠퍼스(이하 캠퍼스) 사업은 크게 교육, 상담, 커뮤니티로 구분할 수 있다. 캠퍼스에서 진행하고 있는 다양한 사업들도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도전과 시도가 있었고,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교육: 올해 초 기획했던 교육과정들을 코로나19로 진행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래서 일정을 조정하고 폐강을 반복하며 캠퍼스에 적합한 온라인 플랫폼을 선정하였고, 강사와 교육생을 대상으로 온라인 플랫폼 사용 교육도 진행하였다. 온라인 교육을 위한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인 결과, 7월 과정부터는 웹엑스(Webex)라는 플랫폼을 활용하여 온라인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상담: 캠퍼스가 휴관하고 대면 교육이 진행되지 않으니, 찾아오는 내담자가 없어 어떻게 하면 좋을지 많은 고민을 했다. 현재는 상담센터가 어떤 역할을 하는 곳인지 컨설턴트 선생님들이 직접 영상을 제작하여 SNS를 통해 홍보하고, 상담을 진행했던 내담자를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깊이 있는 전화 상담을 이어가고 있다. 차선책으로 내담자 방문이 가능한 타 기관을 방문하여 상담하는 ‘찾아가는 상담’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상담센터에서 진행했던 ‘생애설계상담’과 ‘캠퍼스활용백서’는 소수의 인원을 대상으로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대면으로 진행하고 있다.

 

커뮤니티: 당사자 활동에 제동이 걸린 것은 바로 커뮤니티다. 캠퍼스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교육 수료 후 뜻이 맞는 동료를 만나 친밀과 신뢰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이 커뮤니티의 시작인데, 시작조차 어려운 상황이니 2020년 교육과정에 신규 커뮤니티 결성을 기대해도 될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코로나19 이후 커뮤니티 활동의 변화

캠퍼스의 커뮤니티는 50+세대의 일, 학습, 문화, 사회공헌 등 총 네 가지 유형으로 활동을 구분한다. 어떤 유형의 팀이든 공통적인 활동은 구성원의 역량 강화이다. 단순하게 유형을 구분하면, 심화학습과 활동거리 모색을 위한 연구를 하는 일-학습 분야, 지역사회 내 각종 축제와 행사, 어르신과 아동 대상의 사회복지기관에서 공연과 재능기부 활동을 하는 문화-사회공헌 분야로 나눌 수 있다. 커뮤니티를 유형별로 활동을 구분해 놓았지만 어떤 커뮤니티든 학습↔문화↔사회공헌↔일 등 각 분야는 상호 유기적인 활동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커뮤니티의 활동은 작년과 올해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먼저 학습 커뮤니티인 ‘2080English’ 사례를 보자. 영화와 미드를 보며 영어 학습을 하는 이 커뮤니티는, 작년에는 주로 캠퍼스 모임방에서 모여 학습을 했다면 올해는 웹엑스를 통해 화상으로 학습을 한다. 컴퓨터를 통해 모임을 갖고 학습을 한다는 것이 낯설었지만 사용할 앱과 프로그램을 설치하며 디지털 분야에 한발 다가가 새로운 것을 배우는 즐거움도 있었다. 캠퍼스까지 오고 가는 시간과 공간적 제약, 날씨의 영향도 없고 말이다.

하지만, 비대면으로 인해 친목 도모의 어려움이 있고, 대면 활동 시 즉석에서 주고받던 다방향 대화가 어려워 원활하게 소통이 되지 않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라고 한다. 그래서 상황에 따라 야외 공간과 카페에서 만나는 등 소수의 대면 모임으로 커뮤니티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다른 커뮤니티 역시 학습, 회의, 모임 등 활동은 ‘2080English’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학습 커뮤니티 외 활동 위주의 커뮤니티는 어떻게 활동을 하고 있을까?

오카리나, 단소, 기타 등 악기 연주 커뮤니티의 경우 야외 공간 혹은 유료 공간을 대관하여 연습하고 있다. ‘날꽃뺀드’라는 커뮤니티의 활동 사례를 살펴보자. 기타, 건반, 드럼, 보컬로 이루어진 음악밴드인 ‘날꽃뺀드’는 주로 캠퍼스 지하공간을 활용하여 연습을 하였으나 지금은 각자의 집에서 줌을 통해 활동하고 있다. 연습곡을 선정하고, 각 악기별로 연습과정을 녹음⋅녹화하여 구성원들과 공유한 후 줌을 이용하여 서로 실시간 합주 연습을 한다.

하지만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한 공간에서 서로 합주를 맞춰보고, 맞지 않은 부분은 다시 연습을 반복해야 효과적인데, 온라인으로 합주를 했을 때 소리 출력의 문제로 연주의 효과성이 떨어지고, 줌 무료계정을 이용하다 보니 40분씩 연습하고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기를 반복해야 해서 집중도 있게 연습하는 것이 어렵다.

그래도 이 상황을 극복하고 활동을 이어나가기 위해 휴대용 드럼을 구입하고, 랜선 콘서트도 경험 해보며, 각자 연주에 대한 의견과 연주 팁을 공유하는 등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 외에도 뮤지컬 커뮤니티 ‘드림워커’는 올해 초 서울문화재단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창작뮤지컬 공연을 준비해야 했는데, 외부 공간을 대관하거나 캠퍼스 건물 뒤 공터에서 상반기 내내 연습을 한 결과, 10월 윤당아트홀에서 진행된 온라인 공연을 성황리에 마칠 수 있었다. 공모에 함께 선정된 청년팀은 상황이 어렵다며 포기했지만, 드림워커 팀은 끝까지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공간의 제약, 모임의 어려움 속에서도 커뮤니티 활동을 이어나가는 50+커뮤니티를 보면, 정말 그 열정이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2021년 커뮤니티를 위한 준비

올해와 같은 상황은 모두에게 처음이었고 50+커뮤니티도 어찌어찌 활동을 이어나갔다. 코로나19 이전으로 언제 돌아갈 수 있을지 그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에 커뮤니티는 어떻게 변화하고, 준비해야 하는 걸까? 커뮤니티 담당자에게는 많은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커뮤니티는 대면으로 만나고 활동하는 것에 방점(傍點)이 있으나 언제까지 대면만을 고집할 수 없는 상황이므로, 캠퍼스는 커뮤니티 활동에 대한 재정의와 함께 활동 방법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이 필요할 때이다.

앞서 제시한 사례와 같이 커뮤니티 성격에 따라 온라인으로 전환 가능한 활동이 있는 반면, 온라인으로 전환할 수 없는 활동이 있다. 커뮤니티가 온라인 활동을 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온라인 플랫폼 기반을 마련해 주고, 결속력을 다지거나 친목이 필요한 활동은 적은 인원이 깊이 있게 만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주는 등 온⋅오프라인 활동 병행을 모색해야 한다.

2020년, 코로나19 혼란 속에서 커뮤니티가 끈끈한 결속력을 갖고 구성원의 역량을 강화하며, 흩어지지 않고 모여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올해 커뮤니티 활동은 충분하고, 하나의 점을 잘 유지해 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