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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성역사트레킹> 허공으로 날아올라 봤수?

 

 

* 덕암사: 덕암사에서 바라본 의상봉

 

 

 

 

 

2019년 9월 19일 목요일.

 

추석 명절이 지나서일까? 하늘은 정말 청명하고 맑았다. 연휴 즈음에 있었던 비구름들이 언제 그랬냐는듯 물러가고 하늘에는 하얀 뭉개구름이 피어올랐다. 

 

걷기에 딱 좋은 날! 

 

그래서 트레킹팀은 북한산으로 향했다. 북한산성 역사트레킹을 행하러 발걸음을 옮긴 것이다.

영등포50 커뮤니티 목요반으로 꾸려진 이날의 참가자들은 서로간의 안부를 물으며 친교의 시간을 가졌다. 

 

그런데 내가 그런 화기애애함에 찬물을 끼얹졌다. 3호선 지축역에서 만나 북한산성 입구로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했는데 버스시간을 착각한 것이다. 시간을 벌기 위해 별로 마음에 없는 말들을 지어내야했다.

 

"이제 가을인데요, 올 가을 계획 같은 것은 세우셨나요? 저는 얼굴살이 쪄서 다이어트 하려고요!"

 

다이어트는 개뿔! 야식이나 먹지 마라. 너무나 뻔한 소리를 이러쿵저러쿵 내뱉으며 시간을 끌었지만

왜그리 버스는 안 오는지...ㅋ

 

북한산성 역사트레킹은 몇 개의 탐방포인트를 가지고 있다. 

 

1. 중성문

2. 북한산성계곡

3. 산영루

4. 덕암사에서 바라본 의상봉  

 

북한산성은 성벽의 길이가 12.7km로 북한산의 주요 봉우리를 연결해서 축성됐다. 유명한 백운대

같은 경우도 북한산성의 일부다. 그런데 백운대에는 성벽이 없지 않은가? 성벽이 없는게 당연한게

그 험한 백운대를 어떤 멍청한 군대가 기어올라 오겠나. 

 

백운대 자체가 워낙 험하니 인공적인 성벽이 없어도 된다는 것이다. 자연물 자체가 성벽의 역할을

한 것이다. 이런 곳은 백운대 말고도 의상봉과 용암봉이 있다. 

 

반대의 경우도 있지 않은가? 지형이 너무 평탄하여 적들의 공격으로 취약한 곳도 있을 것이다. 그곳이

바로 북한산성의 서쪽 구간이다. 그래서 이곳은 중성문을 쌓아 이중 방어 구조를 만들었다. 

 

 

 

*중성문: 겨울 답사 때 찍은 사진

 

 

 

 

즉, 대서문 -> 중성문 식이 된다. 중성문 밖은 외성, 중성문 안쪽은 내성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 중성문

길을 따라 쭈~욱 올라가면 예전에 북한산성 행궁터가 있다. 행궁은 지금은 복원중이다. 

 

올 봄 답사때와는 달리 중성문은 지금은 보수중이었다. 대서문도 마찬가지였다. 중성문에 가면 총맞은

성돌의 모습을 보며 트레킹팀과 서로 이야기하려고 했는데... 정확히는 육축 부분에 총탄 자국이

있는 것이다. 한국전쟁 때 피탄된 것으로 보인다. 

 

그 즈음에 비가 좀 내려서 그랬는지 북한산성 계곡은 풍부한 유량을 자랑하고 있었다. 지리산이나 설악산에

있는 계곡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북한산성 계곡은 나름 호평을 받는 계곡이다. 공룡알 같은 큰 바위도 많고,

선녀탕 같은 여울도 꽤 있다. 서울에서 이렇게 시원한 계곡을 만날 수 있다는게 정말 감사할 일이지!

 

물도 맑고, 날씨도 좋고 해서 계곡으로 자꾸 뛰어드시려고 하는 분들이 있어서... 참 곤란했었다. ^^;

 

드디어 반환점인 산영루에 도착했다. 산영루 앞에 있는 비석군에도 피탄을 당한 비석들이 있어 그런

내용을 전달한 후 산영루가 보이는 너럭바위에 앉아 다들 도시락을 꺼냈다. 

 

"이 산영루는 북한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자로 손꼽힙니다. 그래서인지 내노라하는 풍류객들이 이곳에서

노닐다 가셨죠. 다산 정약용 선생, 추사 김정희 선생 등등..."  

 

식후경이라고 여기서 더 이야기하면 돌 맞을 거 같아서 배낭을 정리하고 돌아서는데... 회원 한 분이 너럭바위에

큰 대자로 뻗어있는게 아닌가. 리딩자로서 빨리 도와야겠다는 생각에 냅다 발걸음을 옮기는데...

 

그 짧은 순간에 내가 허공으로 붕~ 떠서 떨어지는게 아닌가! 하늘을 보면서 떨어졌는데 그 순간이 꽤 길게

느껴졌었다. 도대체 뭐야! 물기를 머금어서 엄청 미끄러웠던 바위를 생각없이 내딛어서 그런 사고를 당한 것이다. 

 

어쨌든 회원 분은 크게 다치지 않으셨다. 단순 타박상 정도라고 하신다. 그런데 내가 문제였다. 얼마나 챙피하던지.

우리 트레킹팀이 열 분 정도요. 그 주위에도 여러명의 산행객들이 있었다. 허공을 날았던 모습을 그 눈들이

목격했다는 거 아닌가! 리딩자로서 너무 쪽팔렸다!^^

 

의상봉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덕암사까지 탐방한 후 북한산성 역사트레킹은 종료가 됐다. 참고로 덕암사의

대웅전은 자연 석굴에다 법당을 만든 것이다. 그래서 덕암사 대웅전의 실내 천장은 돌로 되어 있다. 

 

덕암사는 메인 탐방로에서 벗어나서 그런지 찾는 이들이 많지 않은데 북한산 마니아라면 한 번쯤은 방문해

볼만한 곳이다. 특히 덕암사에서 바라보는 의상봉의 모습은 꽤나 인상적이다. 

 

이렇게하여 북한산성 역사트레킹은 잘(?) 종료가됐다. 다음 트레킹에서는 무슨 해프닝이 발생할 것인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다시 허공을 나는 건 아니겠지...ㅋ

 


 


* 트레킹팀: 덕암사에서 한 컷. 사진 왼쪽으로 덕암사의 대웅전이 보인다. 
 

 

 

 

* 산영루: 겨울 답사 때 찍은 사진.

 

 

 

 

 

* 북한산성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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