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왜 이렇게 자주 화가 날까요?

 

분노조절 구급상자 활용팁 6

이 글을 읽는 당신, 솔직하게 답해보기를 바란다.

* 나는 다른 사람보다 화를 잘 내는 편이다. Yes□ No□

* 화를 낸 후 후회한 적이 있다. Yes□ No□

* 화를 통제하지 못해 관계가 소원해진 적이 있다. Yes□ No□

* 분노폭발로 인해 일을 그르친 적이 있다. Yes□ No□

 

1개라도 체크한 사람이라면 감정통제 특히 분노조절의 필요성을 절감할 것이다.

50+세대가 되면 화가 더 난다. 화가 덜 난다. 뭐가 맞을까?

갱년기를 지나면서 호르몬들이 교란되어 예전보다 작은 일에 욱하고 화를 내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게 중론이다.

 

 

위대한 철학자의 경우는 어떨까?

 

“화를 내기는 쉽다. 그러나 정확한 대상에게 적절한 정도로 적절한 때에 정당한 이유를 가지고 적절한 방식으로 화를 내는 것은 쉽지 않다. ”

 

촌철살인의 명언을 남긴 이는 바로 아리스토텔레스다.

논리학 창시자요 이성 중시자였던 아리스토텔레스는 그러나 스승 플라톤 사후 아카데메이아의 운영이 플라톤의 조카에게 맡겨지자 비위가 상해 뛰쳐나왔다고 전해진다. 또 제자였던 알렉산드로스 대왕 사후 고소를 당하자, 악법도 법이다라며 받아들인 소크라테스와는 달리 칼키스라는 곳으로 망명해버렸고 이듬해 위장병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이성을 중시한 대철학자도 삶의 희로애락을 초월하지는 못한 듯하다.

화에 대해 냉철하게 분석한 걸 보면 아리스토텔레스 역시 화나는 상황에 놓여보고 그것을 통제하고자 애썼다는 걸 짐작할 수 있다.

 

분노는 희로애락의 여러 감정들 중에서도 매우 강한 감정이다. 속효성에서도 그렇고 통제를 벗어나 물리적 힘과 결합할 경우 관계의 파국을 맞게 되거나 나아가 범법의 위험성에 이를 수도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 화를 잘 내는 사람은 특징이 있다.

첫째) 독심술사처럼 타인의 생각을 제멋대로 추측하는 경향이 있다.

둘째) 선택적으로 증거를 모으는 경향이다. 다른 많은 증거들은 무시하고 악의적으로 해석하기 좋은 것만 받아들여 스스로 화를 돋운다.

셋째) 경직성이다. 독단적이고 완고하며 ~해야만 한다 라는 편향된 사고가 많다.

 

 

그럼 화는 무조건 억눌러야 하는가.

 

화병(wha-byung)이라는 순 우리말 병명이 미국정신의학회의 편람에 등재되었다고 한다.

적절히 탈출구를 찾지 못한 감정이 켜켜이 쌓이게 되면 급기야 나 자신을 공격하는 지경에 이른다.

영국의 심리학자 스티븐 브라이어스가 말하듯 잘 조절된 분노는 스스로를 보호하고 결단력 있게 행동하도록 하며 감정적 균형상태를 회복하게 한다.

 

일상적인 분노 외에 트라우마로 인한 뿌리 깊은 분노도 있고 분노조절에도 여러 차원적 접근이 필요하지만 이 글에서는 긴급한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는 분노조절 구급상자 같은 팁 6개를 소개해보고자 한다.(S. Briers, Brilliant Cognitive Behavioural Therapy 참조)

 

1) 분노신호가 올 것 같으면 가까운 비상구를 찾아라!

전략적 후퇴, 즉 36계 전략이다. <손자병법>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데 주목적이 있었음을 명심하라.

 

2) 상황을 피할 수 없다면 정신적 분리를 시도하라!

넓은 시야를 상상하고 높은 나무나 지붕에 올라 작금의 상황을 내려다본다고 생각해보라.

 

3) 자신을 감싸는 완충제를 상상하라!

누군가 나를 자극해도 촉발되지 않게 커다란 비눗방울 같은 부드럽고 탄력 있는 것이 나를 감싸주고 있다고 상상하라.

 

4) 신속하게 비용 대비 효과를 분석하라!

이 팁은 아마 화로 인해 대가를 치러본 사람이 더 잘할 수 있을 비상요법이다. 이전에 화를 내서 유리한 적이 있었는지. 화낸 이후 상황을 감당할 수 있을지, 화낸 후 내 자존감은 지켜질지 신속하게 계산기를 두드리는 것이다.

 

5) 달콤한 것을 빨아라!

빠는 행위는 아기였을 때의 기억과 연관되며 신체감각의 전환에 도움이 되며 분노와 양립하기 어려운 부교감신경을 활성화시킨다.

 

6) 심호흡하라!

컴퓨터가 열을 받았을 때 가장 쉬운 리부팅 방법은 전원 뺐다 켜기인 것처럼 심호흡은 인체를 가장 쉽게 리셋하는 방법이다. 심호흡하며 동시에 숫자세기를 시도해도 좋다.

 

마지막으로 우리 50+세대가 특히 염두에 둘 것은 몸을 힘들게 하지 말자는 거다.

적절한 수면(잠이 부족한 상태에서는 쉽게 화가 난다.), 적당한 음식섭취(당이 떨어지고 지치면 노여워지기 쉽다.) 그리고 적당한 운동이다.

햇볕 속에서 걷기 등 저강도 운동은 신체조절 뿐만 아니라 감정통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감사일기를 쓰자.

우리 뇌는 21일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습관화가 된다고 하니 3주간만 매일 잠자기 전 감사한 일을 생각하고 잠드는 습관을 들여 보자.

평소에 내가 언제 화를 내게 되는지 감정일기를 적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긍정정서 함양에는 지속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것만큼 강력한 것은 없다고 하니 의미 있는 사회공헌 활동을 시도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