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신중년들은 살아온 시간만큼이나 연말연시에 많은 친목모임 때문에 시간을 할애한다. 그런 모임에서는 앞으로의 삶에 대한 대화도 많기 때문에 대부분의 신중년들에게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생각의 문을 열어준다. 평균수명의 연장으로 인해 신중년에 접어들어서도 미래 삶의 중요성은 그 색이 바래지 않은 채 남아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중년들도 연말연시에 미래를 지향하는 생애설계를 해야만 하고, 그때가 설계하기 좋은 때라는 인식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먼저 ‘이전에 어떤 계획을, 어떻게 세워보았는지?‘를 생각해보자. 어린 시절에는 방학 때에 즈음하여, 방학 중의 많은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숙제는 어떻게 할 것인지? 에 대한 계획을 세워보았을 것이다. 필자도 어린 시절을 생각해보면 자연스레 미소가 지워진다. 왜냐하면, 의욕에 차서 사실상 시행하기 힘든 계획을 잡았던 기억 때문이다. 직장생활을 할 때에는 차기년도, 혹은 가까운 미래를 지향하는 모종의 계획을 주로 연말연시에 수립하면서, 의욕에 찬 나머지 시행이 불가한 비현실적인 계획을 잡은 이후에 ‘삼일천하’, 혹은 너무 힘에 겨워 최초계획대로 끝내지 못했던 기억을 누구라도 한 번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전과 달리 부담 없는 ‘가벼운 생애설계’를 통해 미래를 지향해보는 것은 어떠할까?

 

가벼운 생애설계?

필자는 계획수립과 실행이 용이한 아래와 같은 방법론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먼저 백지 한 장과 펜, 그리고 좋아하는 차 한 잔을 들고, 나만의 생각을 할 수 있는 조용한 공간을 찾아서 아래 순서대로 해보자.

 

 

 

 

 

 

 

 

 

 

 

 

 

 

 

 

1. 삶에 대한 성찰. 생애설계는 설계라는 단어가 붙은 ‘자신과의 대화로서, 자신을 설득하는 일’이다. 먼저 나 자신의 삶 전반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여태껏 무엇을 위해서, 어떻게 살아왔는지?’, ‘나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등에 대해서 내면의 나 자신과 진솔한 대화를 해보자. 나 자신과의 진솔한 대화? 다소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나, 한 발짝 뒤로 물러서서 과거, 그리고 다가올 미래를 관조해보자. 어디선가 내면의 목소리가 들려올 것이다. 그런 생각들을 종이 위에 별다른 필터링없이 그냥 그대로 적어보자.

 

2. 아쉬움과 하고픈 일들의 발견. 누군가 삶은 아쉬움과 후회의 연속이라고 하였다. 신중년이 살아온 삶 속에서 그런 아쉬움이 없다면 오히려 인간적인 삶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생계목적이나, 불가피한 경우 등으로 해보지 못했던 아쉬운 일들을 적어보자. 단순히 하고픈 일들도 이즈음에 한 번 나열해보자. 필자가 많은 신중년들과 워크숍 등을 진행하면서, 그런 일들을 적어보시라고 하면, 머뭇거리시는 경우가 많다. 왜? 맞는 것, 즉 정답을 찾아야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이다. 삶에 어떤 정답이 있을 수 있는가? 어떤 일이라도 좋다. 하고픈 일들의 성공과 실패 가능성을 고려하지 말고, 가벼운 생각으로 뇌리를 스치는 일들을 적어보자.

 

3. ‘생애설계 7대 영역’으로 분류. 위 1, 2항의 작업을 통해서 식별되고, 추출된 여러 가지 내용들을 그대로 산만하게 둘 것이 아니라, ‘생애설계 영역’이라는 박스 속에 하나씩 넣어서 정리해보자. 신중년들에게는 일반적으로 ‘일’, ‘재무’, ‘관계’, ‘건강’, ‘가족’, ‘여가’, 그리고 ‘사회공헌’이라는 7대 영역이 적합하다. 내용을 적을 수 있는 박스를 그린 이후에, 각각의 박스 속에 앞에서 추출된 내용들을 적합한 영역에 하나씩 넣어보면서, 추가적으로 식별되거나, 생각나는 것도 넣어보자. 이때 각 내용의 실행기간을 단기, 중기, 혹은 장기로 가볍게 분류해두는 방법도 실행을 촉진시키는 방법이다. 강의나 컨설팅을 주 업으로 하는 필자는 아래와 같은 생애설계도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시행하면서, 주기적으로 수정하고 있는데, 전부는 아니지만 일부는 시행하면서 성취감을 맛보고 있다.

 

 

 

 

 

 

 

 

 

4. 실행과 주기적인 피드백. 생애설계는 ‘익숙한 생각’과 ‘새로운 생각’이 만나서 그 타협점을 찾는 활동이다. 앞서 부담 없는 일들을 가볍게 정리하였기 때문에 실행도 용이하다. 이후 주기적으로 성찰하면서, 필요시 가벼운 수정도 기회적으로 해나가면 된다. 가벼운 목표를 하나씩 성취해나가면서, 자신감도 배가시키고, 삶에서 느끼는 부담감도 하나씩 줄여보는 것이다. 통상 전문가들은 SMART기법의 적용이라던 지, 가용자산 및 인적네트워크 등의 항목들을 설계시에 적용할 것을 권고하지만, ‘가벼운 생애설계’인 만큼 부담없이 생각을 정리하여, 그 윤곽을 먼저 잡아보는 목적으로 위와 같이 시행해볼 필요가 있다. 계획수립과 실행에 대한 강박관념을 버리게 해주는 것이 바로 ‘가벼운 생애설계’의 궁극적인 목적이다.

 

맺는 말

급변하는 삶의 환경 속에서는 정밀한 계획수립보다는 수시로 방향수정이 가능한 가벼운 계획수립의 필요성도 존재한다. 일단 생각을 정리한 이후에 그 생각들을 영역의 프레임에 넣어두고, 지속적인 수정보완을 통해서 나름의 방향을 하나씩 잡아나가는 ‘가벼운 생애설계’ 방법이 매우 바람직하다고 본다.

올해 연말연시에는 우리가 통상적으로 생각 속에 가지고 있는 다양한 아쉬움을 ‘가벼운 생애설계’, 그리고 실행을 통해서 날려 보내자. 삶이 하나씩 나아질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연말연시? 가벼운 생애설계하기 좋은 때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