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사이에 많이 회자되는 ‘마시멜로의 법칙’은 다시 말하자면 만족지연의 법칙이다. 미래의 더 큰 만족을 위해 현재의 즐거움을 맛보는 것을 미룰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마시멜로 법칙, 50+세대에도 통할까?

그럼 마시멜로 법칙을 50+세대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까?

어떤 면에서는 맞고 어떤 면에서는 틀리다. 인생이 길어진 만큼 50+의 삶에도 장기, 중기, 단기계획이 필요하며 미래를 위해 현재의 만족을 미뤄야 할 부분이 분명 있다. 당장 눈앞의 장벽이 낮은 일을 하기보다 가능성을 합리적으로 타진해 본 후 일정한 교육을 수강하고 자격을 갖춰 정말 자신이 희망하는 커리어에 입문하는 사례를 발견하곤 한다.

그런데 이 글에서 말하고 싶은 바는 마시멜로의 법칙과 반대되는 것이다. 말하자면 만족을 지연하지 않고 눈앞의 만족도를 최대로 높이는 법, 즉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사과를 먹는 법칙이다.

 

워라벨, 스라벨을 찾아야 하는 사회

우리 사회의 50+세대들은 그저 달려 오느라 현재의 나의 만족을 충족하는 것에는 소홀히 해왔다. 하긴 어디 50+세대만 그렇던가. 10대는 스라벨(공부와 삶의 균형)이 무너졌고 직장인들은 워라벨(일과 삶의 균형)이 무너졌다고 하지 않나.

‘욜로(You only live once!)’라는 말이 회자되는 데에는 그런 이유가 깔려 있을 것이다. 한 번밖에 살 수 없는 인생이니 후회 없이 삶의 순간순간을 즐기자는 외침은 유혹적이다. 또 요즘은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욜로, 소확행 등이 일부에게는 지나치게 일회적인 쾌락지향, 소비지향으로 잘못 이해되는 면도 있는 듯하다. 욜로, 소확행이 삶의 균형을 되찾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하려면 결국 밸런스의 정도를 각자 자신에게 최적화한 정도로 맞추는 지혜가 필요하다.

 

열정의 지속을 위해 나에게 주는 보상

나에게 궁극적인 목표가 있고 그 목표를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과정 목표가 있다면 그 목표들을 지치지 않고 실행해갈 수 있는 열정의 지속화 방안이라고 할까. 열심히 살아온 나 자신에게 어떤 보상을 해줘야 번-아웃을 막고 장기 레이스를 완주할 수 있을까.

창업 이후 이제 상승세에 접어들어 너무 바빠진 한 지인은 ‘한 달에 한 번 가족들과 나들이하기’를 자신에게 주는 보상으로 정했다. 또 늘 다이어트에 시달리는 어떤 지인은 ‘일주일에 한 번 분식 마음껏 먹기’로 정했다고 한다. 모두 소박하기 그지없으나 잘 유지된다면 또 그만큼 강력할 수 없는 열정의 지속화 방법들이다.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사과를 먹는 법

당신은 5개의 사과를 하나씩 순서대로 먹어야 한다면 어떤 사과를 먼저 먹는가? 혹시 아껴 먹기 위해 제일 맛없어 보이는 사과를 먼저 먹다 제일 맛있어 보이는 사과는 물러버리게 하지 않는가?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사과를 먹는 법칙은 간단하다. 자신이 먹을 수 있는 사과 중 제일 맛있는 사과를 먼저 먹는 것이다. 지금 내개 주어진 사과가 5개라고 하면 그중에 제일 맛있는 사과를 먹고 그 다음 남은 4개의 사과 중에서 또다시 제일 맛있는 사과를 먹는다. 그럼 사과가 다 없어질 때까지 나는 내가 먹을 수 있는 사과를 먹는 방법 중 가장 최고의 선택을 하게 된 것이다.

여기서 사과는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것, 그대로 두면 물러버리는 어떤 것’들이다. 당신에게 있는 것 중 지금 물러져가고 있는 것, 아깝게 버려지기 전에 빨리 구제해서 누려야 할 것은 무엇인가?

 

남의 것들은 다 쓸모없다

우리는 내가 사는 세상이 다가 아님을 안다. 드라마로 영화로 또 인스타그램으로 화려한 남들의 세상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지금 접하는 세상만이 가상이 아닌 손에 잡히는 나의 세상이다. 이미 지나가 손에 잡히지 않게 되었거나, 내 세상보다 휘황해 보이는 가상의 것들에 내가 기죽는다면 이런 불합리하고 어리석은 일이 있을까.

누구는 자식이 잘 되었다고 하고 누구는 돌아가신 가내 어르신 덕분에 유산을 받았다고 한다. 누구는 부동산 재건축으로 로또를 맞았다고도 한다. 하지만 다 소용 없다. 어차피 내 것이 아니라면.

시간은 계속 흘러간다. 한 해의 마디가 지나면 우리 모두 평등하게 한 살을 더 먹을 것이다. 올해 들어 내가 맛본 사과는 무엇인가. 내가 맛볼 수 있고 음미할 수 있었는데 그냥 시간을 흘려보내다 물러버린 사과는 없는가.

윌리엄 제임스는 “우리 시대에 가장 위대한 발견은 인간은 마음가짐을 바꿈으로써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의 사과를 맛있게 먹자. 내가 가진 것 안에서 최고로 만족하는 나만의 것을 취하면 되는 것이다.

이미 반환점을 돌 만큼 달려왔지만, 아직도 달려온 만큼이나 더 달려가야 할, 50+의 어느 순간들은 온전한 나만의 만족을 위한 시간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지치지 않고 완주할 수 있다. 더 이상 행복해지는 것을 미루지 말자. 나를 위해 행복해지고 내가 행복하면 덩달아 행복해 하는 사랑하는 내 주변 사람들을 위해 행복해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