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의 주거환경

2018년 6월 24일 뉴스보도에 의하면 주택 시가총액 4천조 원을 첫 돌파했다고 했다. 2007년 13.6% 이후 증가율이 10년 만에 최고다. 저금리로 풍부해진 자금이 부동산으로 흘러들었기 때문이다. 주택 공급량은 늘어도 소득보다 빠르게 증가하는 집값으로 청년들은 집구하기가 더욱 힘들어졌다. 집이 아닌 방을 구해야 한다.

청년주거 빈곤율 55%, 원룸은 보증금 500~1000만원에 월세 40~50만원의 시세가 대세다. 보증금이 없으면 월세는 훨씬 올라간다. 없는자의 부담이 더 많아지는 것이다. 이런 방값은 평당 가격으로 계산하면 고급 아파트보다 오히려 비싸다고 한다. 이런 역전 현상은 청년의 주거환경이 얼마나 열악한가를 반증하고 있다. 한 케이블방송에서 8년 동안 8번 유목민처럼 이사하는 청년을 소개한다. “지옥고”라 부르는 고시원생활을 전전하다 보면 창문 없는 방에서 창문 있는 방으로만 옮겨도 사람 사는 느낌이란다.

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대여문화를 촉진시켰다. 작은 옷장 하나로 만족하는 삶을 산다. Y세대는 미니멀 라이프, 1인 가구, 공유경제 개념으로 소유에서 공유와 경험으로 문화를 바꾸어 가고 있다.

10년 전부터 서울시에 거주하는 청년 중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집에 37만 명 이상의 청년들이 살고 있다. 1인 가구 메카인 관악구의 1인 가구 비율은 45.1%란다. 6평 원룸은 그래도 주방 겸 싱크대, 화장대도 있고 문 열자마자 화장실도 갖추어져 있다. 경사가 심한 집, 언덕배기의 집들에 반지하가 대세다. 반 토막 화장실에 샤워기와 세면대를 겸한다. 심한 곳은 변기와 싱크대가 같이 있다. 방의 크기는 어떻게 해도 팔이 닿는다. 창문도 없는 곳이 많고 그나마 창문이 있으면 100만원에 20만원이란다.

세면대와 화장실 없이 침대와 겹친 책상에서 한 몸 누울 자리가 겨우 있는 곳도 한 방송에서 소개했다. 현재 가장 바라는 것은 친구를 데려올 수 있는 방이 있으면 좋겠다고 한다. 대학생만의 현실이 아니라 청년전반에 관한 현실로 시간강사와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는 많은 대학원생들도 예외는 아니다. 대학생 4명 중 1명은 주거비도움을 받지 못한다. 학비 무이자 대출과 국가에서 용돈까지 지급되는 복지국가와 비교하면 한국의 대학생들에게 이 현실은 매우 가혹하다.

이런 청년주택의 이슈로 서울시는 역세권 청년주택 공급 지원에 관한 조례를 2016년 7월 14일 제정하였다.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는 역세권을 중심으로 서비스 시설이 충분한 곳에 소형 공공임대주택(전용 45㎡ 이하)을 확보해 대학생ㆍ사회초년생ㆍ신혼부부 등의 청년층에게 우선적으로 제공한다. 임대의무기간은 8년, 임대료 상승률 연5% 이내로 제한하고 3년간 한시적으로 운영한다고 한다.

 

기득권의 님비현상

그러나 지역주민의 님비 현상으로 오히려 청년들을 힘들게 한다. 정부 당국의 비싼 청년주택 임대료, 혐오시설이라고 주장하는 주민들과의 갈등 속에서 이중으로 고통 받고 있다. 7평에 1,000만원 보증금 월세 40만원의 임대료는 너무 비싸다. 1억 가까운 비싼 임대료가 청년들에게도 마냥 반갑지 않다. 실상 입주하기도 쉽지 않다. 43대 1에서 170대 1을 통과했다고 말하니 주변에서는 "어떤 복이 있어 당첨 되냐"고 마냥 부러워한다.

 

상대적 박탈감이 심화되는 사회는 끝없이 내려놓아야 하는 청년들에게 절망을 안기고 있다. "그들만의 리그"에는 저축과 내핍으로 얻어질 수 있는 세계는 없다. 가진 사람은 더 가지려 한다. 자본주의의 논리다. 지난 부동산 폭등의 한가운데 베이비붐의 경제력이 한몫했다. 가장 구매를 많이 한 연령이 50대란다. 그들은 발달된 감각과 부단한 노력으로 사회적 관계망을 잘 활용하여 파이를 키워 나간다. 조물주 위의 건물주의 능력은 어느새 우리 사회의 신화가 되었다.

 

 

출산을 해야 나라가 산다

청년은 미래다. 출산을 해야 나라가 산다. 초3 성적으로 대학이 결정된다는 어처구니없는 현실은 집값에도 영향을 미친다. 청년들은 더 이상 널뛰기하는 집값에 자신의 인생을 저당 잡히고 싶지 않다고 한다. 할 수도 없다. 저출산 극복에 집은 너무나 큰 산이다. 청년들은 단순한 파이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무주택 청년을 위해 실질적 제도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기득권을 설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청년에게도 집이 필요하다. 혹자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 때는 먹고 살기 힘들어도 부모 부양하며 도움 안 받고 집장만하며 잘만 살았다. 지금처럼 먹을 것 입을 것 다 풍부한 시절에 무엇 때문에 결혼도 안하는지...... 배가 불러서 저 모양이야" 아직도 농경시대 문화를 지닌 기성세대는 'N포'를 이해하기 힘들다.

아파트가 많지 않은 시절, 한 집에 여러 가구가 사는 것은 흔한 풍경이다. 신혼의 출발이 남의 방을 빌려 시작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주인집과 전 부쳐 나누어 먹고 감자도 쪄서 나누어 먹는다. 다자녀로 눈치 보며 살다 얻은 첫 집장만은 꿈만 같은 곳이다. 그곳이 아무리 허름해도 문패가 걸린 나의 작은 집을 꿈꾸며 성실히 월급 모으고 빚 좀 내어도 가능한 시절이었다. 식비가 아무리 많이 들어봐야 집값만 하겠는가. 지금은 안 먹고 월급 다 저축해도 집장만은 어렵다. 아파트는 더욱 어렵다.

한 때 가상화폐 열풍이 불었다. 여기엔 기성세대보다 청년들의 참여가 대세였다. 심지어 고등학생까지 참여하며 그들의 이성을 마비시켰다. 그러나 "누구는 손쉽게 얼마를 벌었더라."며 올라 탄 막차로 엄청난 손실을 경험한다. 더욱 가난해진다. 투기꾼은 이미 유유히 이익 실현을 해갔다. 주식에서도 '구두닦이가 주식을 한다.'는 말을 하면 빠져 나오란 말이 있듯, 가진 자들의 이익실현을 위해 밑천만 제공한 것이다. 돈에 대한 열망은 차세대를 조급하게 만들었다.

 

청년들의 희망을 꺾는 부동산 투기는 그만

이제 기득권 세력들이 담합하듯이 청년들의 희망을 꺾는 부동산 투기는 그만 했으면 좋겠다. 토지는 공적 개념이다. 그 파이를 누군가 많이 가져가는 순간, 예비 주택구입자들은 단지 집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것이다. 이제는 그 어떤 제도도 이들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늦었다고 한다. 소확행, 미니멀 라이프, 워라밸, 욜로 등으로 자신의 삶을 대체하다 보면 결혼은 사치이고 거추장스러운 제도가 되는 것이다. 결혼 빙하기가 도래한다.

이와 더불어 출산율 저하는 거대한 쓰나미로 몰려오고 있다. 1970년 이래 혼인율은 최저다. 노인 인구와 유소년 인구비율도 역전됐다. 총인구 5144만 6000명 중 65세 이상은 13.8%, 14세 이하는 13.1%다. 한국사회의 인구절벽은 앞으로 더 심화 될 것이다.

한국사회의 인구문제 대책은 비효율적이고 늦은 감이 있다. 엉뚱한 쪽으로 세금을 낭비하며 정부는 저출산 대책이라는 명분으로 100조원 이상의 엄청난 재정을 쏟아 부었다. 임산부 당사자나 산부인과에서는 전혀 이런 지원책을 잘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오히려 출산율은 더욱 떨어지고 OECD 국가 중에 꼴찌를 유지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소멸될 날을 기다리는 사람은 없지만 실질적 노력은 부족하고 무감각하기만 하다.

 

50+세대가 주축이 되어 문화를 바꾸자.

기득권 세력의 도움 없이는 힘들다. 진정 아름다운 집에 살고 싶다면 차세대를 배려하자. 50+세대가 주축이 되어 문화를 바꾸자. 어느새 '대한민국'인 아닌 '강남민국'이 되어가는 현실에서 아름다운 집을 누리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집을 물려주어도 상대적 박탈감으로 힘들어하는 세대다. 집이 있어도 아이 낳기를 거부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아무리 아름답고 비싼 집이라도 아이들 소리 없는 큰 집에서 쓸쓸히 집만 유지하다 생을 마친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먹을 것 안 먹고, 입을 것 안 입고 살면서, 때론 손가락질도 받아가며 어떻게 번 돈인데'라며 집만 움켜쥐다 삶을 마감하기를 원하는 아무도 사람은 없다.

주택문제 말고도 많은 산재한 이유로 청년들은 자녀를 출산을 거부한다. 힘든 양육시스템 문제로 삶을 감당하는 것보다 개나 고양이 등의 반려동물로 가족을 대체하고 있다. 거대한 물결 같은 느낌을 떨치기 힘들다. 팻산업은 새로운 유망직종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오늘은 집을 통해 인구소멸의 원인을 생각해보았다. 다음의 시로 더 많은 것을 생각하며 이글을 마치고자 한다.

 

이문재 시인의 <집이 집에 없다>

 

집이

집에 없다.

집이 집을 나갔다.

 

안방이

제일 먼저 나갔다.

안방이 안방을 나가자

출산이 밖으로 나갔다.

 

윗목이 방을 나가자

마루가 밖으로 나가자

잔치가 사라졌다.

 

다 나갔다.

돌잔치 집들이

결혼식 진갑잔치 팔순잔치

병든 이 늙은이 외로운 이가

다 집을 나갔다.

 

그러는 사이

죽음이 집을 나갔다.

 

죽음이 집 밖으로 나가 죽었다.

집이 집을 나가자

죽음이 도처에서

저 혼자가 죽어가기 시작했다.

 

죽음이 살지 못하고

저 혼자 죽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