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집값이 오를 것인지 아니면 폭락할 것인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주위 사람들 중에 집값이 떨어지면 그 때 사겠다고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집값이 폭락할 때 내 집을 사면 좋겠지만 집값이 언제 떨어질 지 언제까지 떨어질 지를 예상하기는 쉽지 않다. 사기도 전에 오를 수도 있다. 내 집을 사서 그 집에 들어가 살 것이라면 팔 때까지는 집값의 등락이 그리 중요하지는 않을 수도 있다.

 

 

50+를 포함하여 많은 사람들은 내 집 마련이 노후준비의 첫 단계라고 생각 한다. 노후자금 마련에 있어 부동산에 지나치게 투자하는 것은 문제지만, 내 집 한 채쯤은 갖고 있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회 전반적인 경기침체와 최근의 정부 규제 등으로 인해 과거처럼 집을 사고팔면서 얻을 수 있는 시세차익은 크지 않다. 또한 노후자금 마련 측면에서 바라볼 때 부동산에 집중 투자하면 유동성이 낮아, 은퇴 후 급하게 필요한 돈이 생길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집 하나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와 가치 차원에서 다르다고 보기 때문이다.

 

첫째, 내 집의 사용가치이다

집을 단순하게 투자의 대상으로만 볼 수는 없다. 나와 내 가족이 살 보금자리로서의 사용가치가 뛰어나고, 노후에 주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잡코리아가 2030 직장인 대상으로 한 ‘내집마련계획’ 설문조사에서 직장인 95.4%가 내집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대학생 1,593명을 대상으로 한 ‘내집’ 마련 설문조사에서 내 집 마련이 필요한 이유(복수응답)가 ‘내 집이 주는 안정감’(85.8%)과 ‘편한 노후생활’(39.8%), ‘집주인 눈치’(16.9%) 등을 뽑았다. 나이가 많든 적든 집이 있다는 것에서 오는 심리적 안도감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이다.

 

둘째, 내 집의 경제적 가치이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집 한 채는 투자가치가 충분하다. 과거처럼 집값이 급등하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볼 때 물가상승률만큼은 집값 역시 오르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집을 마련한 후 장기간 보유한 사람은 집이 없는 사람보다 경제적으로 안정된 가정을 이룰 확률이 높아진다.

직장동료 중에 지방근무 발령을 받아 서울의 집을 팔고 지방으로 전세 이사를 간 선배가 있었다. 어느 덧 주변지역으로 순환근무마저 끝나고 서울로 돌아오게 되었지만 문제가 발생하였다.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을 치르면서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집값 상승 등으로 인해 대출을 받아 충당하였지만 변변한 전세조차 얻기 어려운 형편이 되었고 결국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퇴직과 함께 지방으로 되돌아가는 신세가 되었다.

연평균 3%씩 물가가 상승했다는 것은 그만큼 화폐가치가 하락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전세 3억 원짜리 집에 5년간 거주 후에 3억원을 다시 돌려받았다면 원금보장이 된 것처럼 보이지만 화폐가치 하락(물가상승률 3%기준)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전세금이라는 자산의 가치는 2억 5,000만 원대로 떨어진 것이다. 따라서 투자를 떠나 물가상승으로 인한 화폐가치의 하락 위험, 즉 인플레이션으로부터 자산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셋째, 내 집의 활용가치다

내 집은 은퇴 후 비상자금 용도로 활용가치가 높다. 은퇴 후 급박하게 돈이 필요하지만 현금을 보유하고 있지 않을 때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내 집 마련 외의 부동산 투자는 적정선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상환 가능한 수준에서 대출을 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내 집을 은퇴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는 노후에 안정적인 주거를 하면서 은퇴자산으로 활용하기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내 집에 부채가 있어 상환 부담이나 처분이 곤란한 경우라도 주택연금제도를 활용하여 내 집에 거주하면서 부채 상환을 통해 원리금 상환부담을 줄이고, 일부 생활비도 마련해 볼 수 있는 것이다.

 

내 집 한 채는 사용가치 측면에서 안정적인 주거의 수단으로 의미가 크다. 경제 가치 측면에서 자산 가치의 유지 및 확보 수단으로 역할도 한다. 그리고 살다 보면 인생이 뜻대로 되지 않을 수 있다. 노후자금 마련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열심히 살았지만 어렵게 마련한 내 집 한 채가 노후에 대한 대비책의 전부가 될 수도 있다. 활용가치 측면에서 노후를 책임지는 최후의 보험이자 보루가 될 수 있다. 따라서 100세 시대에 내 집 한 채쯤은 보유하고 그 가치를 지키면서 잘 활용해 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