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플러스세대에게 마땅했던 취업, 결혼, 주택구입 등이 요즘 청년들에게는 성취하기 힘든 행복이 되었습니다.

 

 

침해받고 싶지 않은 자신만의 작은 공간조차 갖기 힘든 사회는 청년들을 변화시켰습니다.

갈수록 힘든 행복을 쫓기보다, <소확행>을 추구하며 마음의 근육을 다지려 합니다.

이와 더불어 ‘라곰’, ‘오캄’, ‘휘게’, '워라밸', ‘복세편살’, '가심비', ‘미닝아웃'과 ‘케렌시아’란 말은 점차 청년세대와 아울러 전 세대에까지 공감 및 확산되는 추세입니다.

 

일본의 '소확행(小確幸)’, 스웨덴의 ‘라곰(lagom)’, 프랑스의 ‘오캄(au calme)’, 덴마크의 ‘휘게(hygge)’등은 모두 비슷한 의미로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말합니다.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은 일과 삶의 균형과 조화라는 뜻이고 ‘복세편살’은 복잡한 세상 편하게 살자는 뜻입니다.

 

<트렌드 코리아 2018>에서는 미닝 아웃, 플라시보 소비, 나만의 케렌시아, 소확행 소비 등을 소개했습니다. 한 온라인 마켓에서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구매로 헬리캠, 드론 관련 상품 매출이 406% 증가했다고 합니다. '가성비' 대비 플라시보 소비의 행태인 '가심비' 소비는 가격대비 마음의 만족이 큰 제품을 택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미닝아웃(Meaning out)’는 신념(Mean)과 무언가를 드러낸다는 'Comming out'이 합쳐진 단어입니다. 이는 본인의 신념 또는 가치관 등을 표현하는 상품구매 후 이를 SNS에 인증, 공유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스페인어의 <퀘렌시아>는 안식처, 피난처란 뜻으로 지친 몸과 영혼에 휴식을 주어 자아를 회복하는 장소를 말합니다. 투우장에서 소는 자신만 아는 안전한 장소를 만든다고 합니다. 다른 사람은 눈치 채지 못하는 공간이며 지친 소는 그 곳에서 숨을 고르고 다시 기운을 얻는다고 합니다.

근육은 운동할 때가 아닌 운동 후 쉴 때 생긴다고 합니다. 마음의 근육도 쉼 없이는 생기지 않습니다. 마음의 근육에 휴식을 주어야 더욱 건강한 정신과 육체를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50+세대가 일했던 한국은 잠깐의 휴식도 게으름으로 인식해왔습니다. 탈진 사회, 피로 사회, 아무리 달려도 끝이 없는 사회......

각자의 행복이 건강한 사회를 만듭니다. 그동안 우리가 살아 온 결과, 열심히 일만 한다고 인생의 성공이나 행복을 가져다준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점차 성공에 대한 기대를 줄이고 행복을 삶 속에 녹아 내려는 욕구도 증가합니다. 그러나 잘 알지만 실천하기 쉽지 않습니다. 주급을 받는 유럽과 월급을 받는 우리나라와 비교해서 행복도가 더 높은 곳은 어디일까요. 행복은 강도가 아닌 빈도입니다. 팍팍한 현실에서 <소확행>이 중요한 것은 이런 <행복도>를 훨씬 높일 수 있기 때문이죠.

상담을 하다보면 50+ 특징 중 하나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이런 생각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취향은 물론 식사 전 메뉴 선택을 위한 대화에도 "아무거나"라고 답합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고 나만의 <소확행>이 필요합니다. 전환의 시점에서 작은 일부터 능동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실천할 때입니다.

 

<소확행>의 출처는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의 에세이 ≪랑겔한스 섬의 오후(ランゲルハンス島の午後)≫(1986)에서 나온 말입니다.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먹을 때,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정리되어 있는 속옷을 볼 때 느끼는 행복과 같이 바쁜 일상에서 느끼는 작은 즐거움을 뜻합니다.(시사상식사전, 박문각)

인터넷에 소개하는 <소확행>으로 맛있는 음식, 좋은 날씨와 도시락 피크닉, 드라이브, 예쁜 꽃으로 집 꾸미기, 좋아하는 안락의자에 앉아 졸기, 욕조에 몸담고 피로 풀기, 부스럭 소리 내며 이불 속으로 들어오는 고양이의 감촉 등을 말하기도 합니다.

 

 

대만의 한 매체도 10대 <소확행>을 선정했습니다. 맛있는 음식 먹기, 가족과 함께 시간 보내기, 실컷 늦잠자고 자연스럽게 깨어나기, 좋은 책과 음악 감상하기, 친구에게 안부전화받기, 오랜만에 친구와 술 한 잔 앞에 두고 이야기 나누기, 친한 친구와 여행가기, 가성비 좋은 물건 사기, 힘든 하루 따뜻한 물로 샤워하며 하루 끝내기, 푼 돈 벌기, 일 년에 한 번 안 읽는 책 처분하기 등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요즘 혼술, 혼밥, 혼영이 50+세대에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50+세대에게 증가하는 고독사의 문제를 볼 때 소비보다 관계를 통한 <소확행>이 절실합니다. 노인 자살률은 절망이 아닌 무망이기 때문입니다. 서로에게 수명의 질을 높이는 <소확행>을 실천한다면 서로가 행복해지는 것을 볼 것입니다. TV의 한 프로그램에서 한 남성은 50세에 땅에서 돌을 치우다 78세의 현재까지 돌탑을 쌓은 것을 소개했습니다. <소확행>으로 시작한 일이 100개의 다양한 돌탑으로 변신하여 순천의 명물이 되었습니다. 자신의 <소확행>이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게 된 것이죠.

 

주변 사람들의 "외롭다, 힘들다"는 말을 무심코 듣지 맙시다. 가정의 달 5월입니다. 오늘만은 가까운 사람에게 그동안 살아 온 생을 칭찬하며 <소확행>을 해보면 어떨까요. 친구들에게 "잘 지냈는가?", 아내에게 "고맙소.", 남편에게 "수고했어요.", 아들에게"최고야", "딸아 사랑해", 모두에게 "힘내세요"라고 격려해주는 당신의 말 한마디는 힘들었던 한 순간을 잊게 해 줄 것입니다. 그들의 작은 미소는 당신의 <소확행>으로 돌아 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