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50+캠퍼스'에 8만5000명 다녀갔다

은퇴자 호응 커 … 수강생 8500명
동기생끼리 창업, 정부지원 받기도

 

2015년 은퇴한 이강호(60)씨는 제2의 인생을 찾기 위해 서울시 50+(플러스) 서부캠퍼스 인생재설계 학부에 등록했다. 이씨는 이곳에서 만난 60여명의 동기들과 함께 자신이 평소에 하고 싶던 사진·나무 가꾸기 등 5개의 동아리를 만들어 활기찬 노년을 보내고 있다. 이씨는 현재 50플러스 캠퍼스에서 은퇴자들의 교육, 상담업무를 지원하며 사회적 기업을 만들겠다는 꿈을 키워가고 있다.

50플러스 서부캠퍼스에서 일자리 교육을 받은 김성애(58)씨는 함께 공부했던 수강생들과 회사를 차렸다. 일자리 연결, 교육 프로그램 제공 등 50대 이상 은퇴자가 필요로 하는 각종 콘텐츠를 제공하는 이 회사는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공모한 사회적기업가 육성 사업에 선정됐다. 김씨는 회사를 50대의 인생이모작을 돕는 대표적인 은퇴설계 전문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안고 있다.

 

4월 4일 열린 50+ 캠퍼스 3기 입학식에서 인생학교 2기 선배들이 합창으로 후배들의 입학을 축하하고 있다 . 사진 이강희 제공


◆서울시, 은퇴자 지원 앞장 = 최근 개관 1주년을 맞은 서울시 50플러스 서부캠퍼스를 찾아 갔다.

50플러스 캠퍼스는 서울시가 50세 이상 장년층의 은퇴 후 인생 준비를 돕기 위해 만든 종합지원센터다. 상담, 교육, 일자리 연결, 커뮤니티 운영 등 다양한 활동을 지원한다. 수강생들은 자신의 관심이나 선호, 경험 등에 따라 △인생재설계 학부 △커리어모색 학부 △일상기술 학부 등을 선택할 수 있다.

50플러스 캠퍼스의 대표적인 교육 과정은 '50플러스 인생학교'다. 캠퍼스 학생 모두가 수강해야 하는 필수코스이면서 수강생들의 호응도도 가장 높은 과정이다.

50플러스 인생학교에 지원하려는 사람은 '지난 인생에서 뺄 것과 앞으로 인생에서 더할 것'이라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 남경아 서부캠퍼스 관장은 "인생이모작 준비는 은퇴 후 내가 원하는 삶이 어떤 건지를 제대로 아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남 관장은 일자리의 종류를 바꾸는 것이 인생재설계의 중심은 아니라고 말했다. 나의 본 모습을 진지하게 들여다보는 것이 당장 새 기술을 배워 재취업에 나서는 일보다 우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인생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자아탐색을 돕기 위해 직접 연극을 만들거나 명사를 초청해 강의를 듣는 등 체험 활동도 실시한다.

50+ 캠퍼스 인생학교 2기 수강생들이 걷기 행사를 하고 있는 모습. 인생학교 수강생들은 기수별로 다양한 커뮤니티를 만들어 친목 활동을 한다. 사진 이강희 제공


◆"재취업이 은퇴설계의 중심 아냐" = 인생학교의 또 다른 특징은 왕성한 커뮤니티 활동이다. 지난해 9월 개강한 인생학교 2기에는 6개의 커뮤니티가 만들어졌다. 사진동호회 'PUN', 자연치료 요법 공부 모임 '몸사랑', 나무와 숲을 사랑하는 사람들로 구성된 '드림가드닝' 등이 활발하게 운영 중이다. 왕성한 커뮤니티 활동은 수강생 간의 결속으로 이어졌다. 이강호씨는 "동기생 대부분이 3개 이상의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중"이라며 "교육과정은 끝났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며 친구들을 만날 수 있어 은퇴 후 느꼈던 무기력함이 싹 사라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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