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나라 일본의 인구감소현상이 심상치 않습니다. 최근 1년 사이에 인구가 급격히 줄어들었습니다. 요미우리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신생아 수는 98만여 명이고, 사망자 수는 130만여 명으로 기록되어 인구의 자연감소가 32만여 명으로 사상최대치였습니다. 또 65세 이상 인구가 15세 미만 인구의 배를 넘어 저출산고령화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저출산고령화라면 우리나라도 만만찮게 겪고 있는 심각한 사회문제입니다.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인구고령화가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지금처럼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계속될 경우 (실제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저출산고령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2016~2025년 사이 실질GDP증가율은 10년간 평균 1.9%로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또 30년 뒤에는 –0.1%로 아예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고령화에 따른 사회 문제는 그 숫자의 다소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삶의 질에 달려 있습니다. 공무원연금과 풍족한 개인연금 등으로 무장하고 노후를 준비한 사람은 그다지 많아 보이지 않습니다. 또 여유가 있더라도 자기에게 걸 맞는 일이 있어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사회 각계에서 노인들을 고용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쉽게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노인의 고용창출 없는 고령화의 진행은 암울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노인의 고용창출은 이 시대의 희망이요 사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노인들만 고용하는 회사가 있습니다. 성동구가 추진하고 있는 ‘미래일자리주식회사’가 그것입니다. 성동구는 노인들만 고용해 카페, 분식집, 행정재산위탁관리 등의 사업을 회사를 통해 시행한다는 계획입니다. 성동구의 계획은 간단합니다. 노인을 고용하여 창출한 수익을 재투자하면 구의 재정투자 없이 다시 노인을 고용할 수 있는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만두, 찐빵, 꼬마김밥 등의 식품 제조와 판매, 카페운영, 평생학습관 등 행정재산관리 등이 주요 사업 내용입니다. 이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이미 카페와 분식점 1호점이 각각 오픈되어 30명이, 용답토속공원 휴게매점에 8명이 그리고 행정재산관리요원으로 4명의 노인이 고용됐습니다.

 

성동구는 연말까지 회사의 인원을 100명까지 늘리고 향후 사업다각화를 통해 2021년까지 해마다 100명의 신규 고용인력을 창출한다는 원대한 계획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회사가 계획대로 성장한다면 아마 훌륭한 노인고용창출의 모범 사례로 남을 것입니다. 그러나 고용에 급급해 사업이 보여주기식 행정에 그친다면 오히려 회사나 고용인력은 물론 자치단체나 주민까지 모두가 피해를 볼 수 있습니다. 수익과 고용의 창출 그리고 회사와 직원의 자존감 증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 바람직한 노인 일자리 만들기의 선례를 남겨야 할 것입니다.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모름지기 노인천지가 아닌 노인천국이 되기 위해서는 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나라가 돼야 하지 않을까요. 안정적 일자리 보장은 많은 노인들의 로망인 ‘행복하게 늙어가기’에 다름 아닙니다.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을 받은 인문학자가 노인들에게 ‘행복하게 늙어가라’고 백날 속삭여 보았자 할 일 없어 무료하다는 노인에게는 그야말로 공염불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