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기억해 봐요!  아름다운 오늘을 : 커뮤니티 ‘동행일기’ 취재기

 

치매에 대해 얼마나 아시나요?

 

 

치매에 걸리면 과거의 일들은 종종 기억하지만, 현재의 상황은 잘 인지하지 못한다. 얼마 전에 한 방송사에서 치매 초기 어르신들이 종업원으로 참가하여 활동한 <주문을 잊은 음식점>이 방영된 적이 있다. 프로그램에서 한 참가자가 제자를 만났을 때는 알아보고 반갑게 인사를 했다. 그런데 제자가 돌아간 후 만난 걸 기억하냐는 질문에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보았다. 이처럼 최근의 상황을 인지·기억하지 못하는 치매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방송 프로그램에서 참가자들이 주문을 틀려도 그러려니 하고, 실수도 웃음으로 이해해 주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본인의 어머니 역시 치매라는 손님도 있었다. 그는 "저희 어머니도 치매가 심하세요. 여기 계신 분들 만큼만 인지능력이 있어도 좋을 텐데…. 그래도 가끔은 잠시 동안이지만 정상일 때가 있으세요. 그때는 제가 기쁘지요."하며 눈시울을 적셨다. 치매는 사람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아주 심하다. 따라서 치매가 진전되기 전에 인지능력을 더 이상 상실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인지능력이 있었을 때처럼 끝없는 대화와 일상 행동의 반복이 필요하다. 건망증과 치매는 다른 증세인데도, 대부분 단순한 건망증이라 여기고 방치하여 치매를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악화를 막기 위해 동행하는 회원들

 

무겁고 외면하고 싶은 화두 치매. 그러나 누구든 피해갈 수 없는 이야기가 치매가 아닌가 싶다. 치매에 맞서서 활동하는 50+커뮤니티가 있어 찾아가 보았다. '동행일기 커뮤니티' 회원들은 주로 인지장애 어르신들이 인지능력 저하를 늦추거나 개선하기 위한 활동을 한다. 치매지원센터, 데이케어 센터, 요양원 등에서 활동한다.

 


 

동행일기 커뮤니티 곽정숙 대표는 "치매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치매는 우리 모두의 문제입니다. 치매 가족과 주변인들이 치매를 고통으로만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합니다. 서로 소통하고 여유를 가지고 함께 노력하면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라며 힘주어 말한다. 경미한 인지장애*가 발견되었을 때 치매로 악화되는 것을 막는 것이 최선이라고 한다. 

 

* 경미한 인지장애(MCI)(Mild cognitive Impairment) 란 기억력, 주의력, 언어능력, 시공간능력과 판단력 등이 저하된 상태를 말한다.

 

 

인지능력 향상을 위한 활동들

 

1. 부모님께 선물 할 카네이션을 색칠하고 하고픈 말 쓰기 : '어머님 은혜' 노래를 기억하며 함께 부르고 부모님에 대해 얘기 나눈다.

    (ex. 이름은 무엇인가? 어떤 사람이었나? 만나면 무슨 말을 하고 싶나? 등)

 

   

 

2. 색종이로 매미 접기 : 나무를 그리고 옆에 접은 매미를 붙인다. 뇌경색으로 팔다리 마비인 어르신들이 나무에 색칠하기가 어렵지만, 간단한 터치로 완성하도록 한다.

 

3. 견우와 직녀 : 견우와 직녀에 대해 알고 있는 이야기를 나누고 색칠하기를 한다. 인지 정도에 따라 활동 방법도 다르게 진행한다.

    (ex. "차이점을 아시겠어요?"라는 질문도 하고, 오작교도 기억해내고 '까마귀 오, 까치 작, 다리 교'까지 설명한다.)

 

   

 

4. 약속대로 색칠하기 : 글은 읽을 수 있으나, 색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서 다양한 방법으로 색칠하기를 도와준다.

 

이 외에도 '촉감이 좋은 클레이 작업', '종이 접기 및 미술 활동을 통한 공동작업', '회상기법의 하나로 <소원을 말해봐> 비행기 날리기' 등의 활동을 돕는다.

 

   

 

 

치매에 대한 인식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동행일기 커뮤니티 회원들은 치매에 대한 인식을 개선시키기 위해 설문조사도 실시했다. 설문 결과를 보면 개인별 인식의 차이가 크고 대처하는 데 대한 인식도 상이한 것이 나타난다. "치매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치매의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등의 설문을 통하여 정확한 실태와 예방법을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다. 커뮤니티 회원들은 치매당사자를 위한 활동에 국한하지 않고, 치매에 대한 인식 개선 및 치매가족 지지활동을 위한 활동도 한다. 모든 세대 대상으로 치매에 대한 인식 개선을 교육하기 위해 '기억친구+, 치매 파트너~' 교육에도 참여한다.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노력을∼

 

치매 치료와 예방에는 가족과 친지들의 지속적인 사랑이 제일 중요하다고 한다. 곽 대표는 "우리를 기다리는 치매 어르신들을 지원하면서 가족의 고통을 덜어주기도 하지만, 가족들과 지인들이 포기하지 않고 서로 소통하려고 노력하는 것을 볼 때가 가장 기쁩니다."라며 환하게 웃는다. 커뮤니티 회원들은 더 나은 지원활동을 위해 치매 관련 활동 인가증도 취득하고, '치매길벗잡이' 교육에도 참가한다. 인지능력 향상 프로그램과 교구도 개발하고, 활동 중에 생긴 일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등의 활동을 오늘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