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스케치]어설퍼도 괜찮아요 맛은 최고니까

2017.07.19 18:55

중장년 남성 7명이 만드는 ‘나만의 식탁

[ 여름만두오이냉국 만들기 ]

 

중부캠퍼스 여름강좌 <유쾌한 수다가 있는 남자의 부엌> 현장 스케치  

 

중부캠퍼스 1층에 있는 <모두의 부엌>.  지나칠 때마다 조용했던 그 곳이 지난 11일 오후 2시에는 시끌시끌했다. 올해 4월에 요리교실  <남자의 부엌-계절음식 봄>편이 진행되면서 봄동샐러드, 바지락냉이된장국, 쑥콩가루국 등 봄에만 먹을 수 있는 요리를 배울 수 있었던 탓에 인기를 끌었다. 이 강좌의 시즌2 <남자의 부엌 – 계절음식 여름>편이 시작된 것. 요리하는 남자에 도전한 중장년 남성들이 <모두의 부엌>에 속속 도착했고 익숙하게 앞치마를 입기 시작했다. 간단하게 차 한 잔을 마신 수강생들은 오늘의 레시피가 적힌 종이를 받아 들고 테이블에 둘러앉아 김현자강사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이날 만들 계절 음식은 애호박만두와 오이미역냉국. 레시피가 적힌 종이에 음식을 만들기 전 강사의 설명을 꼼꼼하게 받아 적는 중장년 남성들의 모습은 자못 진지해 보였다.

  

 


 ‘음식, 만들 수 있을까?’ , ‘어, 되네!’ ...... 편견이 깨지다

개괄적인 설명이 끝나자 7명의 수강생들은 요리 재료가 있는 큼직한 테이블로 모였다.

“우선 만두피를 만들 밀가루 반죽을 할꺼예요. 자, 시작합니다~”

김현자강사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모두의 부엌에 울려 퍼졌다. 강사의 진두지휘에 따라 스테인레스 볼에 밀가루를 넣고 물을 섞어 반죽하면서 수강생들은 아이처럼 즐거워했다. 어머니께서 밀가루 반죽을 해, 수제비를 떠 주시던 유년의 기억을 떠올리는 수강생이 있는가 하면 온가족이 둘러앉아 만두를 빚던 때를 떠 올리는 수강생도 있었다. 만두에 들어갈 애호박을 썰어서 소금물에 절이고 느타리버섯과 표고버섯을 삶아 다지면서 현란한 칼솜씨를 자랑하는 수강생들도 있었다. 양념한 고기와 다진 애호박, 버섯을 섞어 만두에 들어갈 재료를 뚝딱 완성했다. 좀 전에 반죽해 비닐봉지에 30분간 담아 놓아 말랑해진 밀가루 반죽을 꺼내서 밀대를 이용해 만두피를 만들었다. 만두피에 속 재료를 듬뿍 넣어 하나씩 만두를 만드는 수강생들은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한 탓인지 강의실 안은 일순간 조용해졌다. 우리의 남편들이 이렇게 집중해서 빠져드는 집 안 일이 있었던가 싶게 말이다.

 

 
“만두를 예쁘게 만들어야 딸이 예쁘대요.” “에이쿠, 큰일났네.” ......

이런저런 부드러운 대화들이 오고가는 사이 모양이 엉성하긴 해도 만두는 제 모양을 갖추고 완성돼 갔다. 익숙하게 10개를 다 만든 후 찜 용기에 쪄 내는 수강생도 있고, ‘크게 먹어야지’ 라며 10개 분량을 5개로 만들어서, 끓는 물에 넣어 물만두를 하는 수강생도 있었다. 자신이 만든 만두를 핸드폰으로 찍는 수강생도 있었다. 물에 불린 미역에 오이와 홍고추를 썰어 넣고 집 간장과 식초로 간을 한 다음 얼음을 동동 띄운 시원한 오이미역냉국도 만들어졌다.

“어렵지 않네. 충분히 할 수 있겠어요. 그동안은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못한거라니까~” 자신감 한껏 충전된 한 수강생의 말에 강의실 안은 웃음소리가 가득해졌다.

김현자강사가 집에서 공수한 김치와 양파피클이 곁들여져 근사한 식탁이 차려졌다. 시식에 들어간 수강생들은 모두 ‘엄지척’을 날렸다. 자신이 만든 만두와 오이미역냉국을 앞에 놓고 둘러앉아 식사하는 수강생들의 모습은 어색한 듯 하면서도 한편으론 무척 자연스러웠다. 아내가 해 준 것도 아니요, 음식점에서 나 온 만두도 아닌 손수 만든 만두다 보니 맛도 맛이겠지만 뿌듯함이 남달라 보였다.

 

 

  

50+남성들에게 음식 만들기는 이제 ‘일상기술’, 배우고 연마해야

 

“남자들끼리 음식을 만드니 못해도 부끄럽지 않고 무담 없어 좋아요. 인터넷을 검색해 찾아온 보람이 있네요. 강사님이 차근차근 알려주시는 대로 하니까 금방 음식이 만들어지네. 집에서도 할 수 있겠어요.”

해 본 것과 안 해 본 것은 차이가 크다. 그간 요리를 해 볼 기회가 적었던 중장년 남성들에게 요리 배우기는 최근 필수 코스처럼 되고 있다. 퇴직해 집에 있는 시간들이 늘어나다 보니 아내에게 의지해야 하는 ‘삼시세끼’ 해결이 난제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어디서 배워야 하는지를 몰라 배울 시도조차 못했던 중장년 남성들에게 50+재단이 운영하는 은평과 마포 두 개의 50+캠퍼스와 지역기반 활동공간인 도심권, 영등포, 동작, 노원 등 네 개의 50+센터에서 진행 중인 남자요리교실을 강력 추천한다. 수강료도 참 착하다.

“참, 쉽쬬잉 ~~~” 어느 개그 프로그램의 유행어처럼 조금만 알면 요리 참 쉽다. 도전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