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전문사회공헌단 스물여덟번째 이야기

 

 

하천생태모니터링활동가 정희열

 

 

 

나의 지난 시절은

 ‘기찻길 옆 오막살이에서 시작된 나의 어린 시절은 비가 오면 흙탕물에 쓰레기가 넘치는 개울에서 올챙이를 잡고 푸른 벌판에서 도마뱀을 쫓아 뛰어놀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기적소리 울리면 건널목의 차단기가 올라가고 기적을 울리면서 증기기관차가 지나가면 철로에는 활기를 되찾고 어디론가 떠나 가버린 기차는 언제쯤 다시 올까 기다리던 시절...... 신작로를 따라 작은 언덕을 넘으면 바로 한강이었습니다.

여기 수도 서울에서 초고등학교와 대학을 마치고 19739월 초등학교 교사로 발령을 받아 2015년 여름까지 동심의 언덕에서 꿈 많은 아이들과 함께 보낸뒤 자연인으로 돌아왔습니다. 70년대 초 서울변두리는 개발붐으로 늘어나는 학생들을 수용하느라 산중턱에 학교를 많이 지었습니다. 산속의 학교는 사육장에서 토끼를 길러 풀밭으로 방목하기도 했고, 우리 안의 토끼는 어찌나 굴을 잘 파는지 하룻밤 지나고 나면 어느새 사육장 구석에 새 땅속굴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토끼를 구경하느라 새벽같이 등교하고 공부시작 종이 울린 후에도 토끼장 앞에서 토끼와 눈 맞춤을 했던 어린이들은 지금은 사회의 일꾼으로 활약하고 있을 것입니다.

 

 

 

사회공헌활동은 보람

 퇴직 후 무엇을 할 까 고민하던 중에 건강이라도 챙기며 열심히 살자고 이곳저곳 등산을 다녀보기도 했고, 문화센터에서 인문학 강좌도 들었으며, 시립대에서 텃밭가꾸기강좌도 들어봤지만 오랫동안 활동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얼마 후 공단에서 서울시도심권50+센터에서 생태보전활동가를 모집한다는 문자를 받고 신청하여 면접을 거쳐 선발되어 생태보전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매일 아침에 눈뜨면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오늘의 할 일이 있습니다. 공원에 가면 꽃과 나무가 많은데 산책을 하는 동안 예전에 배우고 익혔던 꽃들을 보면 마음 뿌듯하고 그래서 오늘도 활동을 나가면 어떤 식물이 자라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이것이 내가 사는 보람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회공헌활동지원사업 하천생태모니터링활동가

 생태보전활동은 훼손된 자연을 원래의 모습으로 회복하는데 참여하는 활동입니다. 우리는 편리와 좀 더 나은 생활을 위해 산을 파고 나무를 베어 집을 짓고 건물을 지으며, 새로운 시설들이 마구 설치되어 자연을 파괴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렇게 파괴되어 가고 있는 생태계를 복원하고 치유하며 인간들이 안락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하기 위한 활동의 한 부분입니다. 한 번 파괴된 자연은 쉽게 회복되기 어렵고 오랜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하기 때문입니다.

생태보전활동가 직무교육을 통해 하천과 습지, 식물의 다양성, 귀화식물, 새 등 하천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을 배우고 불광천에서 모니터링과 생태계 교란식물 현장실습을 통해 지역에서의 생태보전 활동을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런 직무교육은 생태보전활동가로서의 능력을 키우고 실천하여 풍요롭고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기 위한 활동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어떤 활동이던지 처음에는 호기심을 갖고 시작합니다. 활동을 시작하면서 새로운 풀을 많을 접하게 되니 풀의 종류도 많고 꽃모양도 다르고 색깔도 달라 구별하기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특히 봄철에는 비슷비슷한 색깔의 꽃이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여름과 가을에 피는 꽃은 종류도 많고 꽃 색깔도 다른게 많아 구별하기 힘들었는데 돼지풀그리고 미국쑥부쟁이망초는 쉽게 구별하기 힘들었는데, 해마다 반복해서 관찰하다보니 조금은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가을에 피는 국화과는 종류도 많아 꽃도 비슷비슷해 대강 봐서는 구별하기 어렵습니다. 중랑천을 탐사할 때 넓은 하천에 다양한 식물들이 많이 서식하고 있어 식물원처럼 여러 가지 식물을 볼 수 있었습니다. 새로 핀 것을 보면 계절이 바뀌어 가고 있음을 금방알 수 있어 안 보이던 꽃이 발견되면 어느새 계절이 바뀌게 되어가고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예전에 몰랐던 꽃 이름을 새로 알게 되었을 때, 새로 핀 꽃을 보고 누군가 물어볼 때 자신 없어 알려주지 못했는데 어느새 내가 알려줄 수 있다는 사실은 그만큼 자신감이 생겼기에 좀 더 자세하고 확실히 말해줄 수 있는 것은 보람된 순간입니다. 또한 이 활동을 하지 않았더라면 새로 꽃 피었을 때 그냥 무심코 지나갔고 꽃 이름도 모른 채 지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활동을 한 후에는 현장에서 알게 된 지식을 바탕으로 좀 더 자신 있게 얘기해 줄 수 있게되었습니다.

 

<모니터링으로 조사 중인 생태교란식물 단풍잎돼지풀”>

 

 

 

후배들에게 전하는 사회공헌활동

 사회공헌활동은 개인의 작은 힘으로 우리가 사는 사회를 좀 더 아름답고 풍요로운 사회를 만드는 운동이라 생각합니다. 개인의 힘은 약하지만 함께 팀을 이루고 조직을 갖추어 활동하면 많은 변화를 이끌어냅니다. 특히 개발하면서 자연을 파괴하고 삶의 터전을 파헤치는 일들이 계속되어 가는 현실입니다. 그래서 생태보전활동을 통해 하천에 맑은 물이 흐르고 녹음이 우거지고 산림이 울창한 예전의 자연모습을 되돌리는 일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이 사회공헌활동은 국민 모두가 참여와 협력을 통해 이룰 수 있도록 계속되어야 합니다.

 

 

 

앞으로 10년 후

 “시간 앞에 장사 없다고 합니다. 시간이 흐르면 세월도 가고 나이도 먹게 되고 자연도 변화될 수 있고 특히 우리 주변은 많은 변화가 일어납니다. 시간은 누구를 봐주지 않습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는데 자연만큼은 그대로 되돌려질 수 없지만 조금은 복원되어 풍요로운 산야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나 자신도 생태보전활동가로서 계속 활동을 이어간다면 좀 더 원숙한 활동가로 발전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봅니다.

 

    

<모니터링 활동 중인 정희열 활동가>

 

 

<모니터링 활동 중 한 컷, 맨 왼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