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일렉트로닉 비트가 흘러나오는 실내에 하이힐 소리가 또각또각 울려 퍼진다. 여기는 50+ 모델반 수업이 진행되는 서부캠퍼스 큰마루교실. 

창밖으로는 교실이 있는 4층까지 벚꽃 잎이 날아올라 봄눈처럼 흩어진다. 

"시선은 정면당당하게 걸으세요!!”

 

 

 

모델반을 지도하고 있는 정경훈 강사의 목소리가 마이크를 통해 울려 나오자 예비 모델들의 워킹이 시작된다.
이 계절에 새로운 커리어 모색의 시작으로 딱 맞는 강의다. 서부캠퍼스의 신규 개설강좌 <50+모델반>  

 

 

“자, 오른발 앞, 세 걸음-, 세 걸음-, 오른 손 허리에 올리고 포즈, 다섯 걸음, . 보폭 넓게!”

쉴 새 없는 주문에도 횟수가 거듭될수록 어색함은 사라지고 전신 거울 속에 비친 자신감 있는 모습을 확인한다. 

 

 “빨리 못 걷겠어요.” 걷다가 스텝이 꼬이면 모델도, 보는 사람들도 다들 입매에 웃음이 고인다. 
“엄지발가락 안쪽에 힘을 좀 더 주고 걸어보세요. 턴할 때 시선. 여운을 남기셔야 합니다. 몸하고 동시에 따라오면 안돼요.” 
 
“오늘은 중간 턴 배우는 날 이예요. 자, 무게중심을 왼발에 두시고 오른발 빼세요. 뒤꿈치 들고. 턴 할 때 시선! 보폭이 좁으면 워킹이 답답해 보여요. 

키가 작을수록 보폭을 크게 시원시원하게 하세요. 종종걸음 걷지 마세요.” 

 

남들의 시선이 나에게 꽂히면 목이 움츠러드는 게 보통의 경우인데 다들 자신감 있고 멋있어 보인다. 누가 보든지 말든지 지하철 기다리면서 연습하라는 말씀에 다들 웃는다. 

“사실 아무도 안 봐요.” 하하하하 (맞다)

몸이 기억해야 하니까 어디서든 턴이 나와줘야 하고 일상에서의 연습은 그만큼 중요하다는 말씀. 

 

"일자 워킹을 하려면 하체에 힘이 있어야 하고 갑자기 하다 보면 발목 힘이 약하니까 중심을 잃어요. 

그래서 말인데 집에서 걸을 때, 까치발하고 걸으면 좋아요. 자세 교정도 되고, 항상 걸음걸이 의식해야 합니다. "

 

 

 

조별 워킹이 번갈아 시연되고 마지막 피날레 연습까지 진행되면서 취재하는 나 조차도 자꾸 허리를 곧추세우고, 어깨를 펴고, 턱을 아래로 당기게 된다. 

나도 주인공이 되고 싶어서..^^
 
5회차 수업이 끝나고 반환점을 돌은 <50+모델반> 수업은 10회 완강 이후에 시니어를 대상으로 하는 광고 모델이나 패션쇼 등의 오디션에 나가볼 계획이라고 한다.

와우! 싸인이라도 미리 받아놔야 하는 게 아닌지…… 

 

살아온 세월로 보자면 우리 모두가 한 가닥씩 하는 모델 후보들이지만, 이 교실에 모인 분들은 한 걸음 워킹을 내딛는 용기 있는 사람들. 

젊은 날의 꿈이었을 수도 있고, 지내온 시간들을 충분히 감당하고 남들의 시선 앞에서 당당하게 걸을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더욱 멋진 50+(예비)모델, 모두 화이팅!!!  

 

 

 

글=임영라(50+모더레이터), 사진=바라봄 봉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