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살아 숨 쉬는 민주주의 공간을 호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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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답사 기획자' 강좌 현장답사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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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의 ‘평화답사 기획자’ 과정 수강생들은 2019년도 1학기를 정리하는 마지막 현장 답사를 진행하였다. 5월 22일(수)에 진행된 이 날 답사는 총 20명의 수강생 중 19명이 참가하는 열정을 보였다.

 

‘평화답사 기획자’ 강좌는 현장탐방 장소를 주제로 기획하기 1강, 현장탐방 1강, 그리고 탐방 후 소감을 정리하고 토론하는 과정 1강이 1세트로 구성되어 있다. 강좌는 3세트 강의와 오리엔테이션 1강 등 총 10강으로 구성되어 있다.

 

오늘 답사는 독립운동부터 민주화 운동까지 시간의 흐름에 따른 동선으로, 우리나라 땅에서 일어났던 역사적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여행으로 기획되었다. 50+는 역사적인 고통을 함께 나누었던 세대이기 때문에 이번 기행은 역사를 더듬어가기와 역사 바로 세우기를 함께할 수 있는 더욱 뜻깊은 시간여행이 되었다.

 

 

민주 올레길의 시작점 - ‘근현대사기념관’

 

 

 

강북구 4.19로 114 주소지에 위치한 근현대사기념관은 동학농민운동에서부터 4•19혁명까지 독립정신과 자랑스러운 우리의 민주주의 역사를 제대로 기억하고 전파하기 위해 만든 곳이다.

'자유', '평등', '민주'의 이념은 선열들이 피땀 흘려 체득하고 축적해 온 소중한 가치임을 감동 있는 전시물로 국민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독립운동가들이 꿈꾼 나라', '사월혁명의 투사들이 소원했던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임을 알리고자 2016년 5월에 개관하였다. 이곳은 다양한 기획전과 체험 프로그램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문익환 목사 생가 – ‘통일의 집’

 

 

 

근현대사기념관에서 불과 2km 떨어진 곳에 한반도의 통일을 위해 평생 헌신한 문익환 목사의 생가가 있다. ‘통일의 집’이란 이름으로 바꾼 후, 박물관 형식으로 개조하여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물론 가정집을 개조한 공간이라 일반 박물관이나 기념관과는 다르다. 대신 소박하고 친근한 느낌이 든다. 50년이 넘은 피아노가 거실에 놓여 있으며, 문 목사의 생전 영상도 볼 수 있다. 사진과 포스터, 저서, 초상화, 시를 써넣은 액자 등 전시물을 오밀조밀하게 배치했다. 지도와 연표도 제작해 붙여서 관람객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전시하고 있다. ‘통일의 집’ 의 뒷벽에는 문 목사의 초상이 벽화로 그려져 있는데, 뒷동산 잔디밭에 앉아 감상할 수 있다.

 

 

죽음보다 삶을 기억하자 - ‘전태일 기념관’

 

 

 

노동의 가치를 온몸으로 외치며 우리나라에 노동운동을 촉발시킨 전태일 열사를 기리는 전태일 기념관은 올해 4월 30일 개관하였다. 현장 답사 날은 개관일로부터 2달도 안된 시기였다. 그래서인지 건물은 크지만 빈 공간이 많아 콘텐츠가 부족한 듯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기자의 눈에는 시민의 힘으로 채워 나갈 공간을 마련해 둔 것으로 보였다.

기념관은 을지로3가역 청계천 인근에 위치하고 있으며, 실제로 전태일 열사가 일하던 평화시장과도 꽤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한편 서울시는 예전 하나은행 건물을 인수하여 노동의 가치에 대한 시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기념 공원화 작업을 하고 있다.

 

 

인권 유린의 역사 남영동 대공분실 ‘민주인권기념관’으로 변신 중

 

 

 

2018년 제 31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을 통해 남영동 대공분실을 민주인권기념관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이 발표되었다. 이후, 12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이곳의 관리운영 책임을 맡아 시민사회와 함께 임시 운영하고 있으며, 2022년에는 ‘민주인권기념관’으로 정식 개관할 예정이다. 이곳은 고문을 위해 특별히 설계된 건물 구조인데,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으로 그 실체가 세상에 드러나기 시작했다.

지하철 1호선이 지나가는 소리가 들리는 서울 한복판에서 ‘00해양연구소’라는 간판으로 위장하였다. 이 안에서 수많은 민주화 인사들은 일제에게 배운 고문 기술로 잔혹한 짓을 당하였다.

 

 

최루탄에 꿈과 청춘을 빼앗겨버린 날려버린 용감한 젊음 - 이한열

 

 

 

이한열 열사가 다니던 연세대학교 인근(신촌역과 서강대역 인근)에 위치한 이한열기념관은 열사의 어머니가 국가로부터 받은 배상금과 시민 성금으로 2004년에 세워졌으며, 2014년 사립박물관으로 새롭게 개관하였다. 이한열기념관은 이한열 열사의 유품을 비롯한 1987년 유월항쟁의 기록을 보존하고, 연구하며, 전시를 통해 민주주의의 역사를 교육하는 박물관이다.

고등학교 때의 낙서부터 교련복 등, 평범했던 청년 이한열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평화답사 기획자’ 과정은 2018년 1학기부터 개설되어 지금까지 총 3학기 과정을 개설하였다. 앞으로는 남북한 평화 분위기에 부응하고 국민적 관심도가 높은 ‘DMZ 해설사’ 육성 과정에 집중할 예정이다. 심화과정 및 강사육성과정을 통하여 역사, 생태, 인문이 함께하는 ‘DMZ 해설사’ 배출을 통해 50+ 세대의 재취업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젊은 시절 역동적인 역사의 현장을 함께 했던 50+ 세대가 ‘평화답사 기획자’ 과정을 통하여 올바른 역사 세우기에 많은 사람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오늘 하루 종일 민주주의 역사의 현장을 찾아다녔다. 사실 그동안 직접 경험하지 못했던 동학운동, 이승만 정권, 4•19 혁명에 대한 이야기들은 책으로 다시 읽는 듯 무덤덤했었다. 하지만 직접 겪었던 역사의 현장에서는 과거로 돌아가 가슴 아픈 시절의 감정이 솟아나는 것을 느꼈다.

특히 인권 유린의 현장 남영동 대공분실에서는 화가 치미는 것은 억누를 수가 없을 정도였다. 아픈 과거지만 우리가 찾아 주지 않으면 기억에서 사라지고 역사에서 지워진다. 나라를 위해 희생당한 열사들이 기억하고, 올바른 나라를 만들기 위한 ‘평화답사 기획자’ 프로그램이 이 국토에 자리 잡기를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