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다니는 사람들에게는 날씨는 방해요소가 아닌 계절의 참모습을 만날 수 있는 요건이다. 대부분은 겨울에는 춥다고 밖으로 나오려고 하지 않는다. 막상 집 밖을 나서면 상쾌한 공기가 가슴을 씻어주는 듯하다. 게다가 하얀 눈이 쌓인 곳을 보면 마구 걷고 싶어지기도 한다. 반대로 여름에 느껴보지 못했던 푸른 숲이 가득한 곳을 가보고 싶기도 하다. 노래 제목에도 나오듯이 차가운 바람이 가득한 겨울바다가 구미에 당길 때도 있다. 욕구는 다양하지만 어디를 가야 할지 몰라 인터넷으로 열심히 검색을 한다. 그래서 겨울에 가보면 좋을 곳 10군데를 소개하고자 한다.

 

 

새하얀 눈길을 걷고 싶다.

 

겨울은 눈이 있어 신기하고 그곳을 걷고 싶어 한다. 눈이 내리는 날은 오히려 포근함이 더해져 춥다기보다 따스함을 간직한 것처럼 느껴진다. 바람 없이 눈길을 밟으려 걸을 수 있는 곳을 곳이라면 여기를 추천한다.

 

 

1. 평창 오대산 선재길

오대산 선재길은 대부분 단풍이 드는 가을에 찾아간다. 하지만 천연색을 뽐내는 가을도 좋지만 하얀 눈과 푸른 하늘만 남은 선재길은 더욱 신비롭고 고요하다. 그래서 도를 닦는 기분으로 사브작 걸을 수 있다. 맑은 물이 흐르던 계곡도 눈 속에 묻혀 고요하다. 어디서 시작해도 상관없지만 월정사 전나무 숲길을 시작으로 천천히 좁아지는 눈 쌓인 숲길을 경험하는 것도 좋을 듯싶다. 그리고 상원사 앞에 다다랐다면 대웅전에 올라서서 눈 쌓인 오대산을 내려다보는 것도 하나의 볼거리이다.

 

 

 

 

 

 

 

 

 

 

 

 

 

 

 

2. 전북 정읍 내장사 탐방로

여기도 단풍으로 유명한 장소이다. 하지만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몰리다 보니 단풍을 보기보다는 울긋불긋 사람들의 옷 색깔이 단풍처럼 보인다. 하지만 겨울에 찾아간 내장사 가는 길은 눈만 가득한 설국으로 향하는 길이다. 좀 더 편하게 가려면 내장사 입구 주차장에서 걸어 올라가 매표소 앞에서 셔틀버스타고 내장사까지 가도 되지만 계곡 따라 쌓인눈을 헤치면서 걷는것도 재미이다. 게다가 내장사 뒤편 탐방로를 따라 벽련암과 원적암을 돌아가는 숲길은 또다른 깊은 산 적막함을 경험할 수 있다. 이제는 가을보다는 겨울에 찾아가야할 이유가 생겨 또 한 번 가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3.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숲

계절마다 어울리는 길이 있다. 사계절 어울리는 곳도 있지만 유독 어느 시기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을 가졌다면 그 계절에 가장 잘 어울리는 길이다. 원대리 자작나무숲은 겨울철이 되면 더욱 하얗게 세상을 만든다. 하얀 나무와 하얀 눈이 어울려 완벽한 하얀 세상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모습이 오직 겨울과 이곳 자작나무숲에서만 경험할 수 있다. 그래서 찬바람이 불더라도 겨울에 찾아와야하는 이유가 된다. 푸른 잎이 어우러졌던 자작나무숲 풍경은 금새 잊을만큼 강렬한 모습을 갖는다.

 

 

 

 

 

 

 

 

 

 

 

 

 

 

 

하얀 하늘에 푸른 나무가 그리울때

 

하얀 세상이 깨끗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너무 오랫동안 보게되면 다른색깔이 보고싶어진다. 하지만 겨울은 다른 색깔을 허용하지 않는다. 유독 녹음 가득한 나무만이 하얀색을 뚫고 고유의 색을 보여준다. 그래서 겨울에 눈덮힌 푸른 나무는 신선해 보인다.

 

 

4. 가평 축령산 잣향기푸른숲 수목원

겨울에 푸른 나무가 보고 싶을때면 찾아가던 곳 중에 가장 많이 찾아간 곳이 가평 축령산 잣나무숲이다. 임도를 따라 높은 나무가 줄지어 서있는 이곳은 성탄절 연하장에서나 볼 수 있을법한 풍경을 만들어 낸다. 저절로 크리스마스 노래가 흥헐거리는 곳이다. 바람이 불면 나무위에 쌓인 눈이 눈보라를 만들면서 느껴보지 못했던 눈비를 맞는다. 이또한 여기서만 경험할 수 있는 풍경이다. 특히 눈내리는 날에 가야 더욱 신비스런 숲을 보게 된다.

 

 

 

 

 

 

 

 

 

 

 

 

 

 

 

5. 강릉 바우길 국민의숲길

겨울철 대표 눈길 트레킹 코스를 꼽으라면 대부분 선자령을 말한다. 하지만 강를 바우길은 선자령 말고도 숲이 어우러지는 코스가 제법 많다. 어려운 코스도 있지만 천천히 걸어도 될만큰 아늑한 숲길도 있다. 그중에 하나가 대관령 휴게소에서 시작하는 국민의숲길코스이다. 대관령700마을 앞 전나무 및 가문비나무숲을 지나는 이곳은 겨울에도 빽빽한 나무사이로 지나가기 때문에 한기를 덜 느끼고 아늑하다. 게다가 푸른잎 가득히 들어선 숲길을 지나간다. 그리고 눈쌓인 좁은 계곡길에 들어서면 또 다른 모습을 마주하는 이중의 숲길 풍경을 경험하는 길이다. 선자령 대신 올해는 이곳을 가보길 추천한다.

 

6. 서울둘레길 관악산 구간

삼남지방으로 내려갈수록 바늘잎나무가 많다. 그렇다고 겨울마다 멀리 떠날 수 없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서울 근교에서는 어디가 적당할지 찾아보게 된다. 관악산은 대부분 소나무가 가득한 바위산이다. 그래서 한 겨울에도 푸른색을 발하는 아름다움을 볼 수 있다. 게다가 삼성산으로 들어서면 잣나무산림욕장이 호압사를 가운데 두고 양옆에 놓여있다. 겨울에도 이곳에서 쉬어가는 사람들은 제법 된다. 서울둘레길 관악산구간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빈번하다. 겨울에 특히 장비를 챙겨서 가야할 곳이기도 하다.

 

 

 

 

 

 

 

 

 

 

 

 

 

 

 

겨울바다와 도심 속 그곳

 

바다는 사계절 가볼 수 있다. 하지만 유독 우리의 마음 속에는 겨울바다라는 한정적이고 특화된 바다의 모습을 상상한다. 그렇다고 아름다운 계절이 아닌 바람불고 파도가 일렁이는 성난 바다의모습을 많이 접할 수 있는 시기인데도 말이다. 제주의 겨울 바다는 내륙과 달리 평온하고 따스한 기운을 다고 있다. 게다가 동서남북 다른 바다색깔을 띄우니 바다를 보는 즐거움이 크다. 그래서 겨울바다를 보기위해서는 제주를 찾아가곤 한다.

 

7. 제주 동백꽃이 피는 마을

꽃중에 가장 먼저 피는 꽃이 동백꽃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동백꽃을 보기위해 제주 또는 강진이나 여러 곳을 찾아가는 여행자들도 많다. 그래서 1월이 되면 제주의 동백꽃과 눈쌓인 한라산을 보기위해 찾아가곤 하는데 특히 무료로 동백꽃동산을 볼 수 있는 곳을 얘기하려고 한다. 동백으로 유명한곳을 꼽으라면 단연 카멜리아힐 공원일 것이다. 다양한 동백꽃이 많은 곳이지만 입장료가 조금 비싸다는 흠이 있다. 하지만 제주 돌담이 있는 작은 마을에 들어서면 동백나무는 쉽게 볼 수있다. 그중에 신흥2리 동백마을은 오래된 동백나무가 군락지를 이루고 있고 키 큰 나무에 핀 동백꽃을 마음껏 둘러볼 수 있다. 동백꽃은 나무에서 떨어져도 그 모양을 간직하고 있어 다른 꽃에 비해 오랫동안 동백꽃을 볼 수 있다. 이외에도 위미항을 따라 마을에 펼쳐진 동백길을 찾아가는 것도 좋다.


 

 

 

 

 

 

 

 

 

 

 

 

 

 

8. 고성 해파랑길과 화진포

강원도 최북단에 있는 고성군은 인적이 드물어 둘레길마저 사람이 보이지 않아 한적하게 걸을 수 있는 곳이다. 산이라고 해도 그리 험하지 않아 거진항에서 화진포까지 7km정도만 걸으면 되는 짧은 숲길이 인상적인 곳이다. 특히 얼음에 반 정도 얼어 있는 화진포호수를 내려다보는 풍경이 가장 멋진곳이 해파랑길 코스이다. 그래서 겨울이 되면 찬 겨울바다 바람을 맞으면서도 이곳을 찾는다. 화진포를 내려다 보기 위해서...

 

 

 

 

 

 

 

 

 

 

 

 

 

 

 

9. 서울 낙산과 북악산 하늘길 김신조루트

서울은 눈이 내려도 금새 눈이 녹아 눈쌓인 길을 만나기 어렵다. 하지만 좀더 깊은(?) 산으로 들어가면 눈길을 만날 수 있지만 서둘러야만 한다. 도심 가운데 북악산 하늘길 주변은 쌓인 눈이 오랫동안 남아 있는 곳이다. 특히 와룡공원에서 숙정문을 따라 백악문까지 이어지는 김신조루트는 더없이 눈쌓인 길을 걸을 수 있는 곳이다. 빽빽한 소나무숲에 들어서면 여기가 서울이라는 것을 잊을 정도로 조용하고 눈쌓인 풍경과 북악산, 북한산능선 풍경을 만날 수 있는 장소이다. 올 겨울에도 눈이 내리면 먼저 찾아가려고 벼르고 있는 장소이다.

 

10. 푸른바다 검은 돌 제주올레길 19코스

제주 올레길은 동편과 서편이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다. 동편은 대체로 해안따라 이어가는 바당 올레이고, 서편은 내륙을 이어가는 거문땅 올레이다. 제주의 푸른바다를 보려면 동편으로 가면 되지만 동북쪽 조천부터 김녕, 세화로 이어지는 바다는 비취빛 바다이다. 겨울에가도 그색깔은 변하지 않아 추운 날에도 춥지 않게 느껴진다. 게다가 주변에 카페가 많아 춥다 느껴지면 진한 커피 한 잔 마시며 몸을 녹일 수 있다. 그렇게 걷다보면 바다를 따라 걷는 올레길이 지루하지 않다. 바다만 바라보면 지루하다는 말이 있지만 여기서는 통용되지 않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