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동 ‘풍월당’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657-37 건물 4층, 5층에 위치한 풍월당을 딱히 무슨 공간이라고 설명을 해야 할지 망설임이 생긴다.

 

이름부터 색다르고 재밌는 이 공간은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앞 로데오역 인근 로데오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2003년 클래식 음반가게로 시작해, 현재는 4층에 클래식 음반가게와 로젠 카발리에 (Der Rosenkavlier :약혼녀에게 은장미를 전달하는 남자라는 의미로 ‘장미의 기사“)라는 카페, 5층 ‘풍월채’ 라는 공간에서 다양한 클래식 강좌와 쇼케이스, 영화 시사회를 개최하고 있다.

 

풍월당에서는 전 세계 검증된 클래식 대가들의 음반을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클래식이라는 장르가 일반인이 쉽게 접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이를 해소하기 위해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로 6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현재 박종호 대표를 포함한 4~5명의 음악전문가들로 구성된 강사진이 정기강좌/특별강좌/월례강좌를 이어오고 있으며, 음반발표회나 클래식콘서트에 앞서 무료 쇼케이스 공연을 개최하고 있다. 또한 예술영화 개봉 전 풍월당에서 무료시사회를 갖기도 한다. 덕분에 풍월당은 음악애호가나 문화예술관계자 등 관련 전문가들은 물론 음악을 포함한 문화예술에 관심이 많은 일반인들의 사랑방으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풍월당의 박종호 대표는 클래식 음악 애호가, 특히 오페라애호가이면서 클래식전문가이다. 그는 전 세계 음악의 도시를 여행하면서 얻은 전문지식을 25여권의 클래식 입문서에서부터 장르별 전문 서적, 해외 음악페스티벌과 음악여행 책을 출간하여 많은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기도 하다. 한동안 외부강의 요청이 쇄도한 적도 있고 잠깐 외부출강도 하였지만, 지금은 방침을 바꾸어 오로지 풍월당내에서 기획하는 아카데미 강좌를 통해서만 그의 해박한 클래식 강좌를 접할 수 있다. 정신과 전문의가 본업인 그는 15년 이상 음반가게를 운영하면서 대부분의 세월은 적자를 기록하였다. 그가 오랜 동안 사비로 적자를 충당하면서 이 자리를 지키는 이유는 풍월당이 단순히 음반 판매 수익을 내어 유지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클래식 대중화과 함께 한국의 문화의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데 기여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영화 시사회, 클래식 강좌를 통해 영화음악, 뮤지컬, 오페라나 세계적 수준의 클래식 연주회를 감상할 경우, 초 하이앤드사운드(최고의 소리)를 추구한다는 스위스제 골드문트(GOLDMUND) 오디오시스템(약 8억 호가)으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일반에게 공개된 음악 감상실로 이 정도의 오디오 시스템을 갖춘 곳은 이곳이 유일하다.

 

음악을 좀 안다하는 음악 애호가나 클래식 전문가들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풍월당이지만, 아직도 풍월당이 한식전문점인지 한식다과점 이름인지 궁금해 하는 사람이 꽤 많다. 이곳에서는 전 세계 희귀한 클래식 음반을 직접 유통하여 보급한다. 따라서 클래식 전문가들도 찾고자하는 음반이 있을 경우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또한 이곳에서 판매하는 음반들 중 많은 것들이 절판된 귀한 음반들이다. 풍월당에서는 음반 관련한 전문서적은 물론 흔히 구할 수 없는 세계적 버투오소(Virtuoso)들의 명반을 들어 볼 수 있으며 구입도 가능하다.

 

   

 

아직 이곳을 찾아본 적이 없는 50+세대라면 풍월당에 한 번 방문하여 음악을 매개로 고상한 풍월당의 분위기를 익히고, 이곳에서 기획하는 다양한 음악과 영화 관련 정보를 접하면서 클래식 음악, 축제, 영화, 콘서트 등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을 향유할 기회를 가져보길 바란다.

 

만약 클래식을 자주 접하지 않아 무엇을 들어야할지 모른다고 해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풍월당의 모든 직원들은 모두 전문가 수준의 지식을 가지고 있으므로 직원들을 통해 음반에 관하여 물어보거나, 자신의 취향이나 음악 수준에 맞는 음반을 추천받아 음악을 즐길 수 있으며 이는 풍월당을 즐기는 또 하나의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그 다음 옆에 마련된 카페 로젠 까발리에 들려 소파, 의자, 테이블 등 고풍스러운 장식품을 감상하면서 무료로 제공되는 향이 진한 원두커피의 여유를 만끽한다면, 그날 하루는 일상에서 벗어난 온전한 새로움으로 클래식 나들이를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