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동 재즈파크'를 아시나요?

매월 둘째 주 화요일 저녁 8시면 2호선 삼성동 섬유센터 3층 이벤트홀은 한 달에 한번 열리는 재즈파크 콘서트를 찾는 재즈마니아들로 북적인다. 민간기업인 CMG(Culture Marketing Group)이 세대 간 공감대 형성을 위한 문화 나눔 활동과 한국 재즈문화 저변 확대를 위해 마련한 콘서트이다. 2002년 3월 첫 공연을 시작으로 2018년 11월 6일로 200회를 맞이하였다. 처음에는 무료 공연으로 몇 년 진행이 되어오다, 관객들에게 공연이란 돈을 내고 관람하는 것이라는 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방식을 바꾸었다고 한다. 그래봐야 단돈 1,000원 이상의 기부금 형식으로 입장료를 내는 것이 전부다. 최근 수년에 걸쳐 여러 공연 단체나 예술 단체에서 문화 발전 후원금으로 진행하는 공연을 기획하고 있고, 일반 대중에게 '만원의 행복', '천원의 감동'이라는 이름으로 수준급의 공연 관람 기회를 제공하곤 하는데 바로 '재즈파크'가 이러한 취지의 문화 나눔 공연 시초라고 볼 수 있다.

'재즈파크' 공연 안내 포스터 (출처: 재즈카페 공식 네이버 카페)

1,000원짜리 기부금 공연이라고 보잘 것 없는 공연이 절대 아니다. 그동안 우리나라 재즈 1세대인 신관웅(1세대 재즈피아니스트), 류복성(1세대 재즈드러머), 이정식(색소폰), 우리나라 소울계의 대모라 할 수 있는 임희숙, '빨간마후라'로 유명한 쟈니 브라더스의 김준을 비롯하여 전제덕(하모니카), 나윤선, 말로, 웅산 등과 같은 재즈 보컬들이 재즈파크 무대에 섰으며, 미국·일본·독일·프랑스 등 각국의 실력파 해외 뮤지션들도 이 무대에서 공연을 했다.

'웅산' 재즈파크 공연 무대

작년 11월 공연에서는 한국 록뮤직 싱어송라이터 신중현의 아들로 록 음악의 계보를 잇는 재즈기타리스트 신대철(전 그룹 시나위 리더)과 버클리 음대 출신으로 한국대중 음악계의 히트메이커이자 펑크와 블루스 기타계의 대부 한상원 밴드와 찰리정 밴드의 협연으로 파워풀한 록 콘서트가 개최되기도 했다. 역시 버클리 음대 출신 재즈피아니스트 겸 백석대 교수로 재직 중인 김가온(탤런트 강성연 남편)도 서너차례 재즈파크 무대에 서기도 하였다. 이 외에도 유열, 신효범, 한영애, 박선주, 강타, 태연 등 유명 대중가수들도 협연을 통해 재즈파크 무대에 함께 하였다.

재즈파크 공연에서는 정통 재즈에서부터 빅밴드, 라틴, 퓨전, 프리재즈 그리고 블루스, 펑크, 소울, 월드뮤직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아우르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대중에게 소개하여 오면서 재즈의 불모지와 다름없던 국내 대중음악계에 한 획을 그었다고 할 수 있다. 초기엔 음악과 관련되어 있거나 재즈음악 뮤지션들이 주로 재즈파크 콘서트를 찾은 반면, 최근에는 입소문을 타고 20~40대 직장인은 물론 50~70대 중장년층이 선착순으로 마감하는 콘서트 티켓을 신청해 항상 공지 후 바로 마감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콘서트 참여를 희망한다면 먼저 네이버 카페 '재즈파크'에 가입 후, 콘서트 안내 메일이 오면 선착순으로 티켓 신청을 하면 된다. 현재 카페 가입 회원 수는 1만 명을 넘었다.

지금껏 앞만 보고 달려오느라 제대로 된 라이브 콘서트를 즐길 여유를 갖지 못해왔던 50+세대들에게 생활에 활기를 불어 넣어 줄 재즈파크 콘서트 나들이를 적극 추천한다. 참고로 2018년에는 5월 말로(Malo), 7월 Asian Project로 일본의 기타리스트인 미끼오 와타나베, 8월 로스 아미고스(Los Amigos), 9월 자미솔(JAMI SOUL) 등의 콘서트가 무대에 올려졌다. 이번 11월은 200회 기념 공연으로 이인관(서울재즈아카데미 1기)을 중심으로 구성된 16명의 재즈파크 빅밴드와 함께 재즈보컬리스트 웅산과 국내 독보적인 하모니카 연주자 전제덕의 협연이 화려한 무대를 장식한 바 있다. 최근 200회 공연을 마친 후 재즈파크는 공연장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가며, 2003년 이래 처음으로 몇 달간의 휴식기를 보낸 후 더욱 새로운 모습으로 내년 2월부터 콘서트가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관심이 있는 50+세대는 미리 카페에 가입하여 수준급의 재즈 공연과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접할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