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는 대기업 직원의 부업을 권장하더니 지방공무원까지 부업과 겸업을 허용하였다. 생산가능인구의 급격한 감소에 따른 일손 부족에 기인한 것이다. 아울러, 직장 일을 하면서도 근무처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발상으로 신사업을 하도록 지원하여,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기 위함이라 한다. 부업과 겸업이 「일하는 방식 개혁」의 일환으로 일본의 새로운 선택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우리나라도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생산가능인구의 급속한 감소가 예견되고, 근로와 기업 문화의 변화라는 관점에서 시사점을 찾고자 관련 전문가의 칼럼을 소개한다.

 

부업, 하지 않으면 손해

 

일본 후생 노동성은 2018년 1월에 「부업 · 겸업의 촉진에 관한 지침」을 작성. 표준 취업 규칙에서 "허가 없이 다른 회사 등의 업무에 종사하지 않을 것”이라는 규정을 삭제하고 "원칙적으로 부업을 인정한다."라고 방침을 전환했다. 따라서 기존보다 적극적으로 부업을 인정하는 기업이 생길 것이다. 아울러, 여러 가지 제약은 있겠지만, 적극적으로 부업을 하면 다음과 같은 장점이 있다.

 

첫째, 중장년의 경우 부업을 하면, 정년 후에 진로 선택의 폭이 훨씬 늘어난다.

부업의 종류에 따라 다르겠지만, 본업의 경험을 살려 컨설팅을 부업으로 하고 있는 사람도 있다. 그런 부업이 정년 후 그대로 본업이 될 수 있다. 부업을 하게 되면 정년 후 기존보다 훨씬 더 취업이나 진로 선택이 쉬울 것이다

 

둘째, 부업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다.

회사 일은 책임이 있어, 하기 싫어도 억지로 해야 하지만, 부업은 다르다. 자신의 취미를 살려 부업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울 것이다. 취미 활동을 부업으로 이어지게 해보자.

 

셋째, 부업의 결과로 회사 외부에 지금까지 없는 새로운 인맥이 만들어진다.

만일 부업이 잘되지 않더라도 부업을 통해 알게 된 인맥이 새로운 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하고 있는 회사 일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하지 않으면 손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의 사례로, 재즈 가수인데, 노래를 부업으로 하면서 샐러리맨 생활을 마치고 정년 후 부업을 본업으로 바꾼 재즈 보컬리스트인 니시 다카시 씨(67세)가 있다. 그는 정년까지 대기업 에 근무하면서, 일과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 활동을 병행하였다. 퇴직 후, 현재는 여성 가수 한 명과 함께 "AIR"라는 2인조 라이브 활동을 하고 있다. 물론, 이 경우에는 재능이 있어야만 가능하겠지만, 음악을 하고 싶다는 강한 의지가 그것을 가능하게 하였다. 부업은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 생활과 병행하면 좋다. 향후 인생 2막에서 직업으로 연결되면 더할 나위가 없다.

 

<2인조 보컬 AIR를 결성한 니시 씨(우)>

 

 

50세가 되면 겸업을 준비해야

 

부업의 새로운 형태로, 복수의 다른 일을 하는 겸업이 있다. 여기에서 소개하는 복수의 직업은 대기업에 근무하는 50세 이상의 중년층에 해당하는 겸업이다.

 

대기업은 50~55세에 직책 정년을 적용하여, 임원이 되지 못하는 직원은 직위가 해제된다. 급여도 크게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직 교육비나 주택담보 대출이 남아있는 사람이 많아, 급여 감소는 수용하기가 고통스럽다. 50세가 지나면 전직은 더욱더 어렵기에 급여 감소에도 불구하고, 같은 직장에 그대로 눌러 앉아 권한이 제한된 직무 및 간접 업무를 할 수밖에 없다. 그러한 인재를 유용하게 활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회사 측에서 고민할 필요가 있다.

 

직책 정년을 계기로 겸업을 허용하고, 때에 따라서는 주 1일 정도, 겸업 시간을 허용하는 것은 어떨까? 회사에서 방출되고 나서 갑자기 다른 방법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정년이 될 때까지의 기간을 활용하여 겸업으로 수입을 올릴 수 있도록 회사에서 지원해 주는 것이다. 겸업의 시간을 서서히 늘려 처음에는 주 1회의 겸업에서 정년쯤에는 주 4회를 할 수도 있다. 퇴직 후에는 겸업이 새로운 본업으로 수월하게 전환될 수도 있을 것이다.

 

정년 후의 인생은 길어졌지만, 연금에만 의지할 수는 없다. 정년이 임박해서는 정년 이후의 직업을 준비하기가 쉽지 않다. 설령 준비하더라도 높은 수입을 기대할 수 없다. 따라서 정년 후를 내다 본 직업을 사전에 준비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이륙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 오래 근무한 직원에게 새로운 '활주로'를 준비해주는 방안으로 겸업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기업의 중요한 역할일 수 있다.

 

<일본에서 겸업을 장려하는 겸업 페스티벌>

 

 

시사점 : 정년 후 일로 전환될 수 있는 부업·겸업을 준비하자

 

우리나라에선 아직도 구직자는 넘치는 데 일자리는 부족하여, 부업·겸업 제도가 논의된 바는 없다. 부업이나 겸업의 허용도 아직은 시기상조일 수 있다. 그러나 평균수명이 길어져 현재의 정년은 너무 이르다. 개인의 다양한 지식과 기술 획득을 촉진하면서, 정년 후를 대비할 수 있도록, 부업과 겸업의 허용에 대해 정부, 사용자, 근로자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시점이다.

 

 

필자: 오에 히데키, 경제 칼럼니스트

야마다 히데오, 와세다 대학 비즈니스 스쿨 교수

 

참고 사이트 : www.nikke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