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동네 친구들과 해 지는 줄 모르고 놀았던 추억은 아련한 기억으로 자리 잡고 있는 한 폭의 풍경화다. 그 풍경을 지금의 아이들과 비교하면 노는 환경이나 방법이 천양지차다. 그때는 물자가 귀해서 주변에 있는 모든 것이 놀이도구였다. 지나가다 버려진 나뭇가지가 있으면 자치기 놀이를 했고, 마당에 널려 있는 조그만 돌은 공기놀이를 하기 좋은 재료였다. 오래되어 구멍 난 문창살과 문풍지의 한지나 엄마 아빠 팬티의 낡은 고무줄은 아이들의 제기차기와 고무줄놀이 도구로 멋있게 변신했다. 이 중 하나만 있어도 온 동네 아이들은 온 종일 뛰어 놀 수 있었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의 환경은 너무나 많이 달라졌다. 밖에 나가지 않아도 집 안에서 재미있는 게임을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 우리들의 어린 시절 놀이는 해가 지면 더 즐길 수 없어 집으로 발걸음을 돌리게 만들었지만, 요즘 아이들의 게임은 집 안에서 시간과 장소 제한 없이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문제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아이들이 너무 게임에 몰입하여 중독되는 폐단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또한 집 안에서 홀로 컴퓨터 및 모바일 기기로 게임을 즐기다 보니 사회성이 결여되거나 성장기에 필요한 운동량 부족 등의 문제가 종종 발생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아련한 추억의 놀이로 인생2막을 열어가는 조민희 대표(전통놀이연구단)가 있다.

 

   

 

조민희 대표는 자신의 기억을 더듬는 한편 여러 자료를 공부하며 전통놀이 교육 프로그램을 체계화시켰다. 특히 그녀는 과거의 놀이를 단순하게 복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통놀이를 현대적 트렌드에 맞추어 요즘 아이들이 즐기기 적합하도록 놀이를 발전시켰다. 그 결과 놀이문화 계승과 공유를 위한 <전통놀이(열음, 어울림, 펼침, 넓힘)> 4권의 책을 출판하고, 전통놀이연구단은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민간자격증 '전통놀이 지도사' 발급기관으로 등륵됐다.

 

그녀 역시 처음부터 전통놀이 전문가였던 것은 아니다. 첫 강의 때는 놀이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 한 마디 내뱉기도 어려웠다고 한다. 물론 지금은 각 지역별로 다양한 놀이를 모두 섭렵했을 정도로 베테랑 강사라고 자신한다. 

 

   

 

전통놀이 지도사는 문화를 가치적 측면으로 접근하여 현시대에 적합하도록 계승 발전시키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우리 고유의 전통놀이를 판놀이와 신체활동 몸놀이로 구분하여 장소 및 목적에 따라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체계화 시켜 놓았다. 현재 어린이집,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문화센터, 복지관 등 넓은 수요층을 기반으로 반응이 뜨겁다고 한다.

 

다만, 컴퓨터 게임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새로운 콘텐츠가 매일 쏟아져 나오는데 비해 전통놀이는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현시대에 맞게 개발하는 데에 많은 시간과 인력이 소모되다보니 그 발전 속도가 느린 것이 사실이다. 전통놀이연구단은 앞으로 전통놀이를 더욱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전통놀이 개발' 과정을 기획 중에 있으며, 이미 몇 개 상품은 출시와 동시에 특허 출원 중에 있다고 한다. 전통놀이에 대한 그들의 열정을 볼 때 조만간 더욱 재미있는 전통놀이 관련 프로그램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