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걷는 것보다 여러 사람이 함께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강사님의 설명을 들으며 걸으니 좋습니다. 

은평구에 오래 살고 있었지만 이런 좋은 곳이 있는지 모르고 지냈는데, 은평을 더 잘 알게 되었어요.”

 

‘불광50+ 문화조성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은평 하루여행’의 참가자 말이다.

 

‘불광50+문화조성프로젝트’란 은평구 불광역 일대를 50+신노년 문화의 메카로 조성하여 지역 경쟁력을 강화하고, 50+문화 저변을 확대하고자 하는 서부캠퍼스의

새로운 프로젝트. 이 사업에 발맞추어 서울시50플러스 서부캠퍼스는 이번 하반기에 4개의 프로그램을 기획하였다.

 문화기획단 별별창고가 기획한 ‘문화로 쉼표 찍기’(4회), 서부캠퍼스의 인생학교 졸업생들이 뭉쳐 만든 루덴스협동조합이 주관한 ‘놀이하는 저녁’(4회),

(사)숲을찾는사람들과 함께 기획한 ‘은평 하루여행’(6회), 박선화 작가와 함께하는 '나를 만나는 여행(3회)'가 그것이다.

 

지난 10월 24일,  ‘깊어가는 가을여행’의 주제로 진행된 ‘은평 하루여행’에 함께했다.

불광천을 따라 하늘공원까지 걷는 코스로, 불광천의 멋과 하늘공원의 억새 군락지에서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는 프로그램이다. 은평구에 이사 온 지 3년째, 불광천을

걸어보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는데 오늘에야 좋은 기회를 얻었다.

 

오늘 참가자는 이전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도 있지만 처음 참가한 사람들도 절반이라 한다. 6호선 증산역에서 만나 출발 전에 간단히 자기소개를 했다.

광장동, 청량리, 구파발, 수성동, 녹번동, 평창동, 석관동, 장충동, 신당동 등에서 왔다는 말에 은평구 주민이 대부분일 것이라는 나의 예상이 빗나갔다.

50+세대들의 걷기 욕구가 새삼 커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미 3차례 진행된 ‘은평 하루여행’는 은평 테마여행1(산골마을과 백련산 능선 일대), 은평 테마여행2(북한산둘레길 8구간)로 진행되었다.

3회 차에는 느지막이 모여 ‘어스름 일몰여행’이라는 주제로 앵봉산과 봉산의 석양을 바라보며 선선한 가을 저녁을 함께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 좋은 호응을 받았다고

한다. '은평 하루여행'은 단순히 걷기만을 한 것이 아니다.

북한산 둘레길에 대한 설명, 걷기방법, 트레킹장비설명, 걷기예절, 코스 내 이야기거리 해설도 함께 들을 수 있다. 

 

서부캠퍼스 공유사무실에 입주하여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사)숲을찾는사람들’의 강세훈 대표에게 강좌 개설의 취지를 물어보았다.

 

“은평구에는 한옥마을, 진관사 등 잘 알려진 곳 외에도 볼거리가 많은 곳입니다. 숨어있는 아름다운 곳을 찾아 걷기 길을 새롭게 모색하여

함께 걸으며 은평의 문화를 알려주고 싶습니다.”

 

 ()숲을찾는사람들의 강세훈 대표

 


걷기에 푹 빠진 그에게 걷기 철학을 물었다. 

 

“걷기 여행의 열풍 속에 많이 걷고 빨리 걸어야 한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저는 천천히 걸으며 주변을 둘러보기를 권합니다. 걷다가 뒤도 가끔 돌아보세요.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주는 새로운 느낌도 좋습니다.”

 

불광천을 걷던 우리는 일제히 뒤를 돌아보았다. “아~~” 탄성이 나온다. 멀리 북한산이 보인다. 앞만 보고 갔다면 놓쳤을 풍경이다.

 

 

불광천에서 바라본 북한산
 

모자를 벗고 가을의 기분 좋은 바람과 햇빛을 느껴보면서 천천히 여유 있게 걸으라는 부탁을 따른다. 고기잡이에 열중인 백로를 구경하고 ‘갈대’와 ‘억새’를 구별하는

즉석 강의도 들으며 천천히 즐긴다.

 

불광천에서 갈대와 억새의 차이를 듣고 있다.

 

‘은평 하루여행’은 앞으로 2회가 더 진행될 예정이다. 5회(11월 7일)의 ‘역사문화탐방여행’의 주제는 이름도 재미있는 ‘은평판 신과 함께!’다.

금성당-화의군묘-한옥마을-진관사를 둘러보는 코스. 마지막 6회(11월 21일)는 ‘이웃마을 여행’으로 은평에서 종로구, 서대문구까지 연결해 성을 찾아가는 길을 걷는다. 마을과 역사, 유적 이야기는 물론 숲 치유 체험도 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오늘 함께한 참가자들의 느낌은 어떨까?

 

“걷기는 좋아하는데 혼자 걸을 용기가 없었어요. 오늘 3번째 참여하였는데 아는 얼굴들을 다시 보니 친구 같습니다.

봄 학기에 다시 개설된다면 또 참가하고 싶은 멋진 프로그램이에요.”

 

“구파발에 사는데도 불광천에서 하늘공원까지 처음 걸어본 길입니다. 오늘 걸은 메타세콰이어길은 가슴 벅찬 길입니다. 이런 프로그램을 열어주어 감사하고,

다시 이 길을 찾을 겁니다.”

 

“함께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즐겁습니다. 저만 누리기에 아까워 입소문을 내려고 합니다.”

 

월드컵 공원의 가을 숲길을 걷는 참가자들


‘둘레길과 함께 구파발, 서울혁신파크, 산골마을 등 숨어있는 은평구 핫스팟을 찾아갑니다. 멀리 가지 않아도 충분히 재미있는, 특별한 하루를 만들어보세요.’

 

새삼 ‘은평 하루여행’이 내건 가치가 신선하다.  

‘불광50+ 문화조성프로젝트’가 잘 되어 불광역 일대가 50+세대들의 문화적 메카가 되기를 바라면서 걷기의 즐거움에 푹 빠져 본 가을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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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 하루여행> 참가자들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