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세대, 일상 돌아보기 :

다시 시작하는 힘

 

 

 

퇴직 이후 50+세대는 정서적으로 질병이나 사고로 좌절을 마주한 사람들과

비슷한 감정을 가지고 사는 것 같다.

일에서 자유롭다는 해방감 보다는 오히려 상실감이 크고,

이게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이어져 일상이 우울감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퇴직 이후에도 부모 부양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자녀가 꼭 하나쯤은 있기 마련이여서

적은 연금에 맞춰서 살아야 한다는 압박감과 스트레스는 다시 일자리를 찾아야 한다는 조급함과 긴장을 불러오기도 한다.

 

 

이런 스트레스와 압박감은 50+세대들을 좌충우돌하게 만들거나 시행착오를 겪게 만들기도 한다.

아직도 업무경험이나 열정은 조금도 부족하지 않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여기저기 이력서를 남발해보지만,

결과는 늘 상처로 되돌아온다.

'훌륭한 이력과 경험을 가지신 분이지만 우리 회사와는 맞지 않습니다.'

라는 회신이 오히려 고맙게 느껴질 정도다.

 

몇 날을 고민하며 준비한 서류는 대답 없는 메아리로, 불합격을 확인해야하는

허탈한 패배감으로 차곡차곡 쌓일 뿐이다.

이런 시행착오를 여러 번 겪다보면 자꾸만 의기소침해지고 집 안에서만 머물게 되면서 점점 우울해진다.

 

 

토닥! 토닥!  잘 살아 왔구나!

 

이런 날들이 길어진다고 해서 안에만 웅크리고 있지 말고, 

자신을 토닥토닥 위로하며 과감히 떨치고 일어서 밖으로 나와야 한다.

나의 한계와 책임이 어디까지 인지 인식하고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평생 끝도 없이 무거운 책임감에 억눌려 살아왔다면,

이제라도 내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인정하고 형제들이나 복지 서비스에 손을 내밀어 도움을 청해야 한다.

즉, 지금까지 옳다고 생각한 자신만의 삶의 태도를 바꾸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집을 나서보니 얻게 되는 지인(知人)이라는 관계망 

 

 

'낯선 사람이 내 인생을 풍요롭게 한다(출처 : 낯선 사람 효과, 리처드 코치, 2012)'는 말이 있다.

가깝고 친밀한 관계가 반드시 우리 삶을 이롭게 하는 것은 아니며,

그냥 알고 지내거나 별로 가깝지 않은 사람들이 오히려 우리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줄 기회와 정보 혁신의 가능성을 더 많이 제공해 준다는 것이다. 

 

언젠가 집안에 경조사가 있었을 때,

일상적으로 왕래가 잦지 않았던 인맥들이 오히려 더 챙겨주고 더 많이 참석한 것을 보면서

낯선 사람 효과를 경험해 본적이 있었다.

실제로 집 밖으로 나가 만나게 되는 낯선 사람들로부터 나와 같은 좌충우돌과 시행착오를 겪은 이야기를 듣고 나누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열리고 지인이라는 관계망을 만들어 갈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내가 정말 잘 할 수 있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소소한 즐거움으로 하루를 채우기 

 

"당신의 건강, 안녕하신가요?"를 주제로 진행된 50+남부캠퍼스의 세 번째 명사특강을 맡은 하지현 교수님의 조언 중에

'너무 미래만 보지마라.

거창한 장기 계획보다는 오늘 하루의 직관을 믿고, 

부족함과 결핍에 대한 공포, 오늘 하루 괜찮은 날들이 모여 내일도 괜찮은 날이 되고,

이것이 쌓여 인생이 된다.'라는 말이 떠오른다.

부족함과 결핍에 대한 공포 보다는 충분한 휴식과 풍요로움을 추구하며,

완벽에 대한 강박은 놓아버리고 우연성을 받아들이며, 타인과 비교하지 말고 삶의 의미를 추구하라는 조언이다.

 

 

푸른 하늘에 몽글몽글 흰 구름이 떠있는 가을 날씨를 오랜만에 느껴보며,

내 발로 걸어서 서울시50플러스 캠퍼스의 특강을 찾아다닐 수 있는 건강함만으로도 감사함을 느껴본다.

서울시50플러스 남부캠퍼스에서 새롭게 맺은 낯선 인연들과 좌충우돌 시행착오를 겪으며 지내다보면

'우리 인생도 이만하면 괜찮아!' 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