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캠퍼스에는 다양한 커뮤니티가 있다.
그 중 캠퍼스 내에서 눈에 띄는 활동을 펼치는 커뮤니티가 있어 만나보기로 했다.
바로 2017년 1학기 "라디오PD"과정을 거쳐 결성된
"반반한 라디오"
이들은 중부캠퍼스에서 처음 개설된 "라디오PD"과정에서 만나
한학기 동안 라디오 프로그램을 직접 만드는 수업을 해왔고
지난 1학기 모두의 축제에서 처음 "보이는 라디오 - 공개방송"를 진행한 후,

캠퍼스 내에서 정기적으로 생방송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매주 수요일, 중부캠퍼스 1층 50+의 서재에서는 이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어느 수요일, 꿈꾸는 라디오 생방송을 위한 연습에 한창인 스튜디오를 방문했다.
생방송을 진행하기로 결정하고, 방송 주기를 정하고,

그에 맞춰 주제를 선정하고 직접 대본을 쓰고 음악을 선곡하고

분초단위까지 맞춰가며 연습을 거듭한 뒤  오차없이 생방송을 진행하기 위해 준비중인 모습을 볼 수 있다.
계속된 연습과 준비를 거쳐 드디어 결전의 날이 밝았다.
스튜디오에 모인 커뮤니티 회원들은 각자 맡은 자리에서 분주하면서도
긴장감이 감도는 모습으로 첫 방송을 준비하고 있다.

 

 

 

 

3, 2, 1. ON AIR
안녕하십니까. 꿈꾸는 라디오가 시작됐습니다.
드디어 생방송이 시작된다.

 

 

꿈꾸는 라디오에서는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이날의 방송에서는 중부캠퍼스의 특징적인 공간인  "50+의 서재"에서 진행되는 "따뜻한 말 한마디"와 "반달특강-50+의 서재" 소개부터 이루어졌다.
이로써 중부캠퍼스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소식을 발빠르게 전하는 매체로써의 역할을 톡톡히 하게 됐다.

그 다음에는 개개인의 사연을 받아 소개하기 위해 만들어진 캠퍼스 우체통을 소개한다. 각자가 가진 사연을 받아 소개하기도 하고 청취자와 소통도 하기 위해 중부캠퍼스 1층과 2층에 직접 사연을 접수할 수 있는 우체통을 마련한 것.
이 우체통에 사연을 넣으면 꿈꾸는 라디오에서 방송도 되고 채택을 통해 선물도 증정된다고 한다.

 

 

 

 

두 번째 DJ의 코너는 마음플러스(+) 라는 제목이다.
보통 DJ의 이름을 걸고 진행되는 일반 라디오와는 달리 이 꿈꾸는 라디오는 옴니버스 형태로 코너마다 DJ가 바뀐다.
이 코너에서는 고사나 기존에 전해지는 이야기를 통해 사람과 마음에 대한 생각을 해 볼 시간을 갖게 된다.
오늘은 사마천의 사기열전 첫번째 이야기인 백이와 숙제 이야기로 권선징악과 사회 모순, 시각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해석 등에 대해 설명했다.

 

 

 

다음은 인터뷰로 첫방송의 첫 초대손님은 바로 중부캠퍼스의 고선주 관장이다.
고관장은 첫방송에 대한 축하와 함께 열심히 준비한 보람이 느껴질만큼 꿈꾸는 라디오 방송에 대한 감탄과 "꿈꾸는 라디오"라는 프로그램명과 같이 앞으로도 꿈을 잊지 말고 열심히 해달라는 당부를 덧붙였다.
 
마지막 코너는 50+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캠퍼스 우체통을 통해 접수된 사연을 소개하는 시간이다.
오늘은 첫방송이라서 접수된 내용에 앞서 라디오 진행자 본인의 사연을 소개한다.

 

 



직장과 집을 쳇바퀴처럼 오고가던 삶을 살다보니 그저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인생을 새롭게 전환하기 위해

마음을 독하게 먹고 집과 직장에 휴업을 선언한 뒤 지인을 통해 알게 된 50+캠퍼스에 방문했어요.

편안함과 익숙함에 젖어있던 내가 과연 새로운 생활에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됐지만

10대때부터 관심 있던 뮤지컬과 라디오DJ 과정이 있어 바로 등록했고

열심히 수업을 듣고 거기서 만난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커뮤니티를 만들고...

잊고 있던 꿈을 통해 삷의 의미를 다시 찾게 됐고

허전했던 마음이 조금씩 채워지고 있습니다.

 

무슨일을 새로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라는게 있을까요?
저도 일단 과감하게 시작하니까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습니다.

 



 

 

 

첫방송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알찬 구성으로 모두를 놀라게 한 방송이 끝나고 벅찬 표정으로 마이크를 잡고 있는 이들에게 짧은 소감을 물었다.
- 무사히 방송을 마쳐 꿈이 이루어진 것 같아 행복하다.
- 자식을 낳는 것 같이 부담이 컸고, 혼자만이 아니라 함께 해야하는 부담이 컸는데 협업에 대해 경험하게 느끼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 잘될까 하는 걱정도 됐었지만 재미있고, 우리가 다른이들에게 감정적으로 도움을 줄수도 있겠다 하는 보람을 느꼈다.

 


50+세대라 하면 이미 산전수전 다 겪고난 뒤라 웬만한 일에는 감정의 변화가 크게 느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날로그의 대표격인 라디오를 매개로 만난 이들에게선 그 옛날 소년소녀의 떨리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빵집 DJ부스에 앉아있는 긴 머리 대학생 DJ 오빠(남학생들의 공공의 적이었다.)의 멘트를 들으면서 단팥빵을 먹으며 재잘거리던 시절로 돌아가 떨리는 마음으로 신청곡을 적어 부스 안 디제이 오빠에게 주던 시절. 손만 잡아도 심장이 터질것만 같아 데이트할 때 한걸음정도 떨어져 걷던 시절.
"꿈꾸는 라디오"와 만난 1시간은 바로 이 시절을 기억나게 하는 순간이었다.

 

어느 덧 나이가 들어 기억은 희미해졌지만
어느 순간 어떤 노래가 들리면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고 미소 짓게 만드는 라디오.
우리는 이 시간을 통해 희미해진 감정을 공유하고 영원히 사랑하는 사람들로 살아간다.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