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캠퍼스에는 “딱 4주만 세계시민으로 해외에서 살아보기-캄보디아 편” 수업이 있다. 
이 강좌는 ‘해외에서 한 달 살기’라는 주제에 가슴 뛰는 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다름을 이해하는 세계 시민의 관점을 배우고, 다양한 제 3세계 해외활동 사례를 살펴보기

위해 기획되었다. 구체적인 해외활동 계획까지 세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 이미 1-3기를 중심으로 현지 글로벌센터와 연계해 캄보디아에서 실행되고 있다.

 

 

 

이 날은 권기정(개발협력 협동조합 빙고 대표) 강사님의 강의로 <세계시민으로 살아가기>라는 소주제를 가지고 강의가 시작되었다. 국제개발 협력 자원 봉사는 다양한 활동과

지역 개발을 위주로 하되 예전처럼 원조해 주는 것에서 필요를 채워주는 것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고 한다. 

사람에 따라 궁합이 맞는 나라가 있는데 자신의 역량을 펼칠 수 있는 나라가 있고, 반대로 깎아먹는 경우가 있다 한다. '

전생에 이 나라 사람이었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맞는 나라가 있다고…… 자신에게 맞는지는 자원봉사로 두 어 달 살아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는다고 말한다.

 

 

 

에티오피아의 커피와 벼룩에 얽힌 경험. 아이티의 모기에 대한 얘기를 들어보니 ‘해외에서 한 달 살기’라는 주제가 가진 막연한 낭만이 확 깨는 느낌이 들었다.

 벼룩이라니..모기라니. ㅠㅠ 그러면서 벼룩과 모기도 막을 수 없는 본격적인 ‘세계시민으로 살아가기 위한 지구촌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아즈텍과 마야 문명의 화폐로 사용된 카카오가 유럽으로 이동하면서 15세기부터 카페가 생기기 시작하고 카카오, 커피, 티를 마시는 계층을 중심으로 정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겨나면서 혁명의 물결이 일어나기 시작했다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소개되었다. 카카오의 이동은 15-16세기 유럽을 돌다가 미국으로 건너갔고 전투식량으로 까지 들어가게 되는데 초콜렛의 등장과 초콜렛 회사인 허쉬의 성장이 19세기에 아프리카 가나 농장을 개척하게끔 만들었고 1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필리핀 인도네시아로 이동하게 된 최근까지의 경로를 살펴보았다.  

 

 

 

 

Bitter Capital (쓴 자본)의 선두 주자인 커피의 경우를 보면 에티오피아에서 시작해서 이슬람과 인도로 이동해 무슬림에게 신성한 음료로 추앙받았다.

 막강한 불면의 효과 때문에 십자군 전쟁 이후 교황의 공인으로 12세기경에는 유럽에서까지 유행하기 시작했고 18세기에 북미와 남미로 넘어가게 된다. 
Sweet Capital (달콤한 자본)이라고 불리는 설탕은 어떤가? 설탕의 역사는 8000년 전에 스리랑카에서 시작해 인도를 거쳐 6세기에 중동으로 들어간다. 십자군 전쟁이 일어나면서

 10세기 정도에 유럽으로 진출하게 되고 홍차나 녹차에 설탕을 넣어서 먹는 유행이 도는데 설탕이 부의 상징이던 그 시절 왕들은 대부분 치아가 없었다고. ^^;

16세기쯤 미국으로 넘어가게 된다. 
 
유럽의 보석, 총, 유리 – 아프리카의 흑인노예 – 카리브해와 북미의 설탕, 담배, 면화. 이른바 제국주의 삼각무역이 16-20세기에 유행하는데, 말라리아에 대한 두려움으로 해안가에서만 맴돌던 아프리카 대상 무역이 약이 개발되면서 대륙 안쪽으로 들어가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발생하게 되는 코트디브와르 카카오 전쟁. 

황금보다 비싼 카카오를 위해 아동 노동이 생겨난다. (높지 않은 나무에서 채취하는 카카오를 위해 9세 정도부터 납치 노동이 횡행한다고……)

 

 

 

구조적으로 카카오는 현지 농장주들에게도 이익이 돌아가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는 우리의 일상이 제3세계의 눈물일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마틴 루터 킹은 “우리는 일터로 나가기 전에 벌써 세계의 절반이 넘는 사람들에게 신세를 지고 있다.” 는 얘기를 했고 실제로 원산지가 콩고산, 르완다산인 경우는 아동노동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요즘 얘기하는 ‘착한 소비’와 ‘공정 무역’ 은 현지 사람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고 신 자유주의의 문제를 개선해보고자 노력하는 의지의 표현이다.

 

 

 

수업의 2부는 성은경(빙고. 세계시민교육팀장)님의 주도로 수강생 참여교육이 진행되었다. 실제 내가 '난민'이 되었을 때를 

1단계. 갑자기 서울에 재난이 발생 한다면신속하게 집을 벗어나야 한다면내가 가진 40개의 재산 중 15개만 가져갈 수 있다면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

 먼저 15개의 카드를 고른다
2단계. 생각보다 먼 지역으로 이동해야 한다짐을 반으로 줄여야 하는데 8개 카드만 다시 선택해야 한다면
3단계가다 보니 음식이 떨어졌다가족 중에 환자 발생했다. 음식 카드나 약 카드가 없다면 현금 카드를 버릴 것.

 

 

 

드디어 안전한 마을에 도착했다. NGO로부터 음식과 담요를 지급받았고 나는 난민 상태가 되었다
난민 상황에서 where I stand? (나는 어디에 서있는가?) 내가 어려움에 처해도 다른 사람이 우릴 그렇게 이해해 줄까?  난민에 대한 우리 안의 이중성에 대해 고민해보자. 

우리가 권리를 보장 받지 못한 상황이었을 때 무엇이 필요할까? 난민이 된 지금 나에게 꼭 필요한 것 5가지는? 이라는 주제로 모든 활동이 조별로 진행되었다. 

‘난민들은 이럴거야’ 라고 예측하기 보다는 법이나 규칙들을 통해서 시스템을 만들어가야 하고 혐오의 시선보다는 따뜻한 시선이 필요하다. 혐오는 두려움의 다른 표현이다.

 그것을 악용해서 두려움을 자극하는 다양한 정보들에 대해선 팩트 체크가 필요하다. 평화나 인권의 문제는 맞물려 돌아간다. 

평화가 깨진 삶은 인권이 보장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상기하자. 

 

 

내가 생각하는 평화란 무엇인가? 전쟁이나 갈등이 없는 상태를 넘어서서 적극적 협력, 통합, 조화 회복, 정의가 실현된 상태를 말한다.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우리의 태도가

어떠해야 하는지 사진 카드에서 찾아보고 서로 얘기하면서 수업을 마무리했다. 
평화를 위한 어떤 노력들이 지구촌 문제를 해결하는 길로 이끌 것인지, 세계 시민으로서 갖춰야 할 생활태도는 어떤 것인지 고민하게 만드는 시간이었다.

 

 글·사진=임영라(50+모더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