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아카이브는 50+세대가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꼭 알아야 할 온갖 정보를 정리해 차곡차곡 쌓아두는 기획 콘텐츠입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2016년부터 매해 서울50+해외통신원을 선발해 해외 각국의 50+세대 관련 정책 동향을 수집하고 전파해왔습니다. 통신원이 작성한 원고를 모아 매년 '50+해외동향리포트'라는 제목의 책도 펴내고 있습니다. 기획 아카이브는 지금까지 발간된 두 권의 '50+해외동향리포트'에 실린 원고를 국가별로 분류해 소개하는 글을 연속 게재합니다. 독자가 필요한 정보를 손쉽게 선별하고 접근하도록 돕는 가이드 역할을 할 것입니다. 미국영국에 이어 일본 관련 원고를 소개합니다.

 

일본 

 

장수 국가로 유명한 나라죠. 그만큼 일찍부터 고령화 현상을 겪고, 그 속도 또한 빠릅니다. 2015년을 기점으로 일본의 전후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 세대(団塊世代) 대부분이 정년퇴직을 맞으면서 일본의 고령화는 더 가속도가 붙었습니다. 앞서 소개한 미국과 영국의 사례와 비교하면, 일본 사회의 고령화 대응은 중앙 정부의 선명한 마스터 플랜 아래 중앙부터 지역까지 일사불란한 지원 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고령자의 나라 

 

이러한 일본의 고령화 현상을 단순히 '강 건너 불구경'으로 바라볼 수만은 없는 것이 한국의 현실이다. 한국의 고령화는 일본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지금 일본의 모습은 우리가 가까운 시일 내에 겪어야 할 미래일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일본 고령세대의 현재를 알아보고, 이들이 경험하고 있는 문제들을 검토하는 것은 한국의 50+세대가 앞으로 겪게 될 문제가 무엇인지를 알려줄 뿐만 아니라 그 대비에 있어 많은 시사점을 제시해 줄 것으로 생각된다. 

 

일본 내각부가 펴낸 <고령사회백서>를 통해 일본 고령화의 실태를 짚어보는 일부터 출발합니다. 2015년 기준 일본의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3,392만 명으로, 전체 인구(1억 2,711만 명)의 26%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중에서 75세 이상의 인구비율도 12%나 된다고 합니다. 한국과 좀 다른 점은 일본 고령자 4명 중 3명은 경제적으로 큰 걱정이 없다고 합니다. 이들은 안정적으로 공적연금을 수급할 수 있고, 저축률도 높습니다. 주택·택지 등의 자산 보유율이 높다는 사실 역시 이들의 경제적 안정에 한몫합니다. 비정규직의 비율이 높긴 하지만, 정년퇴직 이후에도 계속 일하는 고령자가 늘고 있습니다. 

 

다른 국가에 비해서는 조금 사정이 낫다고는 하지만, 일본 사회 역시 고령화의 부정적인 효과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사회 전체적으로 노동력의 감소와 더불어 사회보장비 지출이 늘고 있습니다. 고령 인구가 많다 보니 제도 개선과 환경의 변화를 꾀하는 일도 더디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제도개선을 지체하는 요인 중 하나로 '실버 민주주의의 덫'이 지적되고 있다. '실버 민주주의의 덫'이란 고령세대 중심의 정책형성을 의미한다. 즉 일본의 고령화와 관련된 제도개선에는 증세와 연금 및 복지혜택의 축소가 필요한데, 현 고령세대는 이러한 정책에 반대하고 있고, 청년층보다 수적으로 우세한 고령세대의 요구에 정치가들이 제도개선을 추진하기보다는 고령세대에 편향된 공약과 정책만 내놓고 있다는 것이다.

► 관련 글: 일본 고령자는 지금

 

 

일본 정부는 이미 1970년대부터 고령화 현상에 본격적으로 대응해왔습니다. 1995년에는 '고령사회대책기본법(高齢社会対策基本法)'을 제정했고, 이듬해에 '고령사회대책대강(高齢社会対策大綱)'을 마련했습니다. 기본법이 고령화 대응을 위한 플랫폼이라면, 대강은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청사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고령화 문제에 대한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대응 정책의 기반을 다져온 셈이죠. 일본 정부는 시대와 환경의 변화에 따라 법과 관련 계획의 세부적인 내용을 가다듬으면서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즉 지금까지의 고령세대는 주로 전쟁 전이나 전쟁 중에 태어나 청년기에 자신들이 장수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장수를 하게 된 세대이고, 일본이 앞으로 맞이하는 고령화 사회는 '장수를 전제로 생각하는 세대', 즉 覺세까지의 수명을 전제로 하는 사회가 된 것이다. 이렇게 고령세대에 대한 전제가 달라진 이상 정책적 대응도 고령자의 증가에 수동적으로 대응하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고령자와 모든 세대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활약할 수 있는 사회의 구축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이번 개정에서 '인생 90년 시대'를 가능하게 하는 필수요소로 독립적이고 개별적인 구성원들이 모두 참여하는 '자력自力', '호조互助', '지역력地域力' 등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런 문맥의 연장선이다.

► 관련 글: 일본정부의 고령사회대책

 

현역으로 오래오래

 

고령자를 위한 고용정책 역시 1960년대부터 시행되어 왔습니다. 1970년대 이후 은퇴 후 재취업을 촉진하는 것에서 정년을 연장하는 것으로 정책의 중심과제가 이동했고, 현재까지 일본의 고령자 고용정책은 정년제를 정착시키고 고령자가 같은 일터에서 계속해서 일하도록 하는 것을 중심과제로 유지해왔습니다. 2014년 일본 정부는 '생애현역사회生涯現役社会'를 정책 비전으로 내세우면서, 65세까지의 고용 유지를 중시하는 동시에 65세 이상 고령자의 취업기회를 확보하는 일에도 힘을 쏟기 시작했습니다. 

 

 

고령화의 심화에 따라 현재는 70세까지의 고용유지가 주된 정책 과제가 되어가는 추세입니다. 이러한 정책 기조 아래 개별 기업이나 계열 그룹 내에서의 안정된 고용 확보, 고령자 재취업 지원, 고령자의 다양한 사회 참여와 취업 기회 확보가 고령자 고용 정책의 3개 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정부의 움직임에 발맞춰 개별 기업들 역시 정책적 이상과 현실의 괴리 사이에서 나름의 대응책을 마련하면서 고령자 고용에 힘쓰고 있습니다. 또한, 해외동향리포트에서는 정부의 고령자 고용 정책을 실행하는 실버인재센터, 공공직업안정소 등 관련 지원 기관의 활동을 상세히 조명했습니다. 

 

실버인재센터의 가장 큰 특징은 일(업무)의 제공 방식에 있다. 실버인재센터는 지역 내 가정·기업·공공단체들이 발주하는 일의 의뢰를 받고, 이러한 일을 기본적으로 발주자와의 사이의 종속적인 고용관계가 아니라 센터 자체 내의 계약관계를 통하여 취로를 희망하는 회원의 경험·희망·능력에 맞춰 실버인재센터가 회원(고령자)을 파견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 관련 글: 일본의 고령자 고용대책  / 고령자의 고용확보를 위한 기업의 대응 / 일본 고령자 취업지원 기구

 

사회참여로 건강과 복지까지 

 

고령자가 가족의 울타리를 벗어나 지역 사회와 교류하고, 단체 활동에 참여하는 등 지속해서 사회참여의 끈을 놓지 않도록 하는 것 역시 일본 정부의 관심사 중 하나입니다. 1060년대부터 제도적으로 고령자의 사회참여를 지원해왔고, 1980년에는 '고령자의 사회참여를 촉진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했습니다. 개호보험제도가 실시되는 2000년 이후부터 고령자의 사회참여 활동은 개호 예방 시스템의 일부로 포함되면서, 그 의미가 개호 예방의 차원으로 확대되어 왔습니다. (편집자 주: 개호(介護)는 고령자나 장애인의 입욕, 배변, 식사 등을 돕는 간호, 수발 등의 활동을 의미함) 

 

현재 일본의 고령자 사회참여 정책은 크게 두 개의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하나는 지역에서 다른 세대와 함께 사회 중요한 일원으로서 보람을 가지고 자원봉사 등의 활동에 참여하는 방향이고, 다른 하나는 고령자가 연령이나 성별에 얽매이지 않고 평생 동안 학습을 통해 자유 시간을 유효하게 활용하고 충실히 보낼 수 있도록 하는 조건 등을 정비하는 방향이다.

해외동향리포트에서는 이러한 고령자 사회참여 지원의 사례로 지바현(千葉県) 가시와시(柏市)의 '삶의 보람 취업사업'을 소개했습니다. 이 사업은 은퇴한 고령자의 삶의 보람에 기여하고, 지역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되는 활약(취업)의 장소를 제공하는 사업입니다. 농업, 먹거리, 육아, 생활지원, 복지의 5개 분야를 중심으로 고령자에게 활동 기회를 연결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자체, 공단조직, 대학 연구소와 같은 다양한 이해 관계자가 참여하는 협력 체계를 잘 구축한 점이 이 사업의 성공 요인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고령자들이 뿌리내리고 살아온 생활 지역을 중심으로 취업, 개호, 복지, 의료 등 각 분야의 문제를 개별적으로 다루지 않고, 포괄적으로 접근해 해결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합니다. 

► 관련 글: 일본의 고령자 사회참여 제도 / 고령세대의 사회참여 사례: 가시와시(柏市)의 '삶의 보람 취업사업'을 중심으로

 

 

사는 곳에서 포괄적으로

 

이처럼 고령화 대응과 관련해 고용, 의료, 건강 등의 문제를 포괄적으로 접근하려는 노력은 특히 일본의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을 잘 보여주는 사례가 일본의 지역포괄케어시스템입니다. 

 

지역포괄케어시스템은 고령자가 자신이 살아온 지역에서 자신의 능력에 맞게 자립하면서 생활상의 안전과 안심 건강을 영위할 수 있도록 의료·개호·복지서비스 등의 다양한 생활지원서비스를 제공하는 환경체계이다.

이전에는 몸이 아픈 고령자를 병원에서 치료를 받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면, 지역포괄케어시스템 아래에서는 고령자가 자신의 집에서 여러 지원을 받으며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유지하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고령자 스스로가 자신의 건강을 좀 더 책임감 있게 돌봐야 합니다. 가족 및 이웃으로부터도 적절한 도움을 받을 수 있어야 하고요. 공공 보험이나 국가 및 행정기관의 복지 서비스도 필요합니다. 이러한 자조(自助), 호조(互助), 공조(共助), 공조(公助)의 요소가 잘 맞물려 돌아가는 것이 지역포괄케어시스템의 기본 원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역포괄케어시스템과 관련해 사이타마현(埼玉県) 와코시(和光市)와 도쿄도(東京都) 고쿠분지시(国分寺市)의 사례가 자세히 소개되었습니다. 와코시는 지역에서 하나하나의 사례를 해결해 가는 과정에서 고령자 문제와 관련된 모든 직종의 전문가와 지자체가 협동할 수 있는 지원 체계를 형성해 왔습니다. 또한, 지역의 고령자 현황 및 정책 과제를 위한 데이터를 수치화해 파악하는 데 주력해 왔습니다. 

 

고쿠분지시는 시가 중심이 되어 케어시스템과 관련한 종합 사업을 시행해왔고, '지역 자원의 구성과 유기적 연계'를 주요 사업 방향으로 삼고 있습니다. 두 지역 사례를 통해 결국 성공적인 고령화 문제 대응을 위해서는, 지역 내의 다양한 주체가 협력해 지역사회에서 활용 가능한 인적·물적 자원을 최대한 확보하고, 이를 적재적소에 투입할 수 있는 효율적인 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관련 글: 고령사회를 둘러싼 지역 커뮤니티의 대응: 지역포괄케어시스템 / 지역포괄케어시스템의 실제: 사이타마현(埼玉県) 와코시(和光市)와 도쿄도(東京都) 고쿠분지시(国分寺市)의 사례를 중심으로

 


 

· 일본 관련 원고 수록 정보 

 

50+해외동향리포트 2017   

· 일본 고령자는 지금(김미진)

· 일본정부의 고령사회대책(김미진)

· 일본의 고령자 고용대책(김미진)

· 고령자의 고용확보를 위한 기업의 대응(김미진)

· 일본 고령자 취업지원 기구(김미진)

· 일본의 고령자 사회참여 제도(김미진)

· 고령사회를 둘러싼 지역 커뮤니티의 대응: 지역포괄케어시스템(김미진)

· 고령세대의 사회참여 사례: 가시와시(柏市)의 '삶의 보람 취업사업'을 중심으로(김미진)

· 지역포괄케어시스템의 실제: 사이타마현(埼玉県) 와코시(和光市)와 도쿄도(東京都) 고쿠분지시(国分寺市)의 사례를 중심으로(김미진)

· 고령자의 취업 및 사회참가를 위한 일본의 노력(김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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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년 한 차례 발간하는 '50+해외동향리포트'는 책 발간 이전해 해외통신원들이 보내온 원고를 엮은 책입니다. 최신 50+해외동향 원고는 재단의 온라인 뉴스레터인 50+리포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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