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앙카라공원 옆 여의도복지관에 자리하고 있는 영등포 50+ 센터에서 IT 관련 강의가 열렸다. 정보화의 소외계층이라고 할 수 있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스마트폰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법을 교육하고 있다. 강의실은 한여름 폭염 속에서도 배움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70이 넘은 시니어들의 열정으로 가득했다. 이글거리는 폭염도 장마로 인한 높은 습도도 배우고자하는 시니어의 열정을 말릴 수는 없다. 오늘 강좌에는 수백 가지의 기능이 장착된 스마트폰을 젊은이처럼 쉽게 사용하고 싶은 노인 26명이 참석했다. 70이 훌쩍 넘은 한 수강생은 “집사람의 권유로 공부하게 됐다”며 웃으며 말했다. 많은 노인들의 얼굴에서 흡족한 표정을 읽을 수 있다.

 

 

 

정식 강사(오경순)가 스마트폰의 기능을 쉽게 활용하는 법을 강의하는 동안 네명의 시니어들이 학생들 사이를 조용하지만 분주히 다닌다. 강의에 의문이 있거나 강의를 이해하지 못하는 수강생이 손을 들면 다가가 조용히 의문을 풀어주는 시니어. 바로 IT 서포터즈다. IT 서포터즈는 글자 그대로 보조강사이다. 그들은 수강생들의 요청이 있으면 즉시 달려가 문제를 해결한다. 강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IT서포터즈는 꼭 필요한 존재다. 시니어들이 가장 어려워하고 이해하기 힘들어하는 과목이 IT 관련 강의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라면 보조강사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IT서포터즈 박길엽 씨(57, 여)는 지난 6월 50+재단에서 교육을 받고 영등포50+센터로 투입됐다. 소외된 노인들이 제대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보조하는 역할은 아주 중요하다. 박길엽 씨는 강의 내내 비좁은 강의실 이곳저곳을 다니며 문제를 해결 했다. 이곳에서는 보조강사이지만 박길엽 씨는 이미 꽤 많은 시간을 강의한 베테랑 스마트폰 강사이다. 지난 해 스마트폰 강사양성과정 수료 후 영등포50+센터 행복열린교실에서 몇몇 강사들과 함께 강의를 하고 있다. 박길엽 씨는 “배우려고 하는 어르신들과의 만남도 좋고 특히 어르신들이 아주 고마워해서 기쁘다. 봉사도 하고 수입도 올리고 무엇보다 왕성한 활동을 본 자녀들이 엄마를 자랑스러워한다”며 IT 서포터즈로서의 자부심을 감추지 않았다.

 

IT 서포터즈는 서울시 50+재단의 보람일자리사업의 일환이다. IT정보화교육과 기술지원이 필요한 취약계층을 지원하고 지역사회에 공헌하기 위해 최소한의 소명의식이 있는 시니어들로 하여금 자원케 했다. 자원봉사형식이지만 경쟁은 치열했다. 지난 6월 20명을 선발, 일정 시간 엄격한 교육을 마친 IT 서포터즈에게만 수료증이 주어졌다. 그들에게는 비영리 민간단체의 IT 기기 유지보수 지원이나 소외계층 정보화 교육 등 사회적 나눔의 가치를 공유하는 사명도 함께 주어졌다. 보람일자리사업이다. 보람일자리는 “50+세대를 위한 서울시 공공일자리입니다”라면서 “50+세대가 자신의 경험과 능력을 활용해 사회에 공헌하고 안정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커리어탐색 인턴형 일자리를 말합니다.”라고 50+재단 관계자는 말한다. 마치 쓰나미처럼 밀려드는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은퇴! 그러나 준비 되지 않은 시니어들에게 은퇴라는 현실은 악몽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충격을 최소화 하고 인생이막을 준비할 수 있도록 은퇴하는 시니어들에게 최소한의 일자리를 만들어 주자는 서울시의 정책이 바로 보람일자리사업이다.

 

보람일자리가 더 많이 차고 넘쳐 은퇴하는 시니어들이 희망을 가지고 행복하게 살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