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사회와 저출산 시대에 진입한 요즘, ‘한국액티브시니어협회’ 주관으로 영등포50플러스센터에서 ‘손주 돌봄 전문가 양성과정’이 진행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노년의 연륜과 경험을 살려 손주 돌봄을 실천하고자 기획되었다. 손주 돌봄을 통해 어르신의 역할을 찾고, 저출산 문제 해결과 중년 이후 소외감 극복에 기여하려는 데에 목표를 두고 있다. 영등포50플러스센터에서 ‘손주 돌봄 전문가 양성과정’을 들어보고, 멋진 손주 돌봄 전문가도 만나보았다.

 

 
영등포50플러스센터 

 

9월 3일부터 매주 월요일마다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오늘로 세 번째 시간을 맞이했다. 강의의 주제는 배진희 센터장(금천구 육아종합지원센터)이 준비한 ‘영유아 심리발달단계’이다. 나이에 따른 아이의 행동 특성부터 상황에 따른 대처 방법까지 세세한 실천 방안들을 알려주었다. 시니어 수강생들은 손주를 잠깐씩 돌보는 상황, 전담해서 돌보는 상황, 앞으로 돌볼 상황 등 다양한 상황에 속해있었다. 

 


배진희 센터장 (금천구 육아종합지원센터)

 

영유아와 소통의 시작은 경청이며, 영유아에게 공감해주고 마지막으로 온몸으로 응답하라는 선생님의 말에 수강생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가 위험한 행동이나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을 할 경우, 야단을 쳐야할지 그냥 놔두어야 할지 고민이 된다는 질문이 있었다. 선생님은 아이의 잘못된 행동에 무작정 야단을 치면 안 된다며 다른 방법을 제시했다. 아이의 잘못된 행동이 무엇인지, 그 행동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그래서 나의 감정이 어땠는지를 천천히 이야기하면, 아이가 상황을 이해하고 이는 행동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위험한 물건을 만져서 내가 얼마나 놀랐는지, 그래서 아이가 다쳤다면 내 마음이 많이 아팠을 거라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의를 들으면서, 손주를 돌보지 않는 사람에게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예쁘지~, 씩씩하기도 하네~’ 등의 칭찬은 양성평등사회에서 배제되어야 하지만 아직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시니어들에게도 권유하고 싶었다. 강의가 끝난 후, 한국액티브시니어협회의 신재우 기획이사와 이계선 사무국장과 ‘손주 돌봄 전문가 양성과정’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다.

 


 신재우 기획이사 / 이계선 사무국장 (한국액티브시니어협회)

 

Q. ‘한국액티브시니어협회’는 어떤 곳인가요?
A. (이계선 사무국장) 2015년 고려대 액티브시니어 전문가 과정을 졸업한 후, 2016년에 졸업생들이 뭉쳤습니다. 60세 이상 시니어들의 사회공헌과 인생이모작을 실현하기 위해 결성했죠. 연극, 등산, 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Q. ‘손주 돌봄 전문가 양성과정’은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A. (신재우 기획이사, 이계선 사무국장) 요즘 저출산과 고령화 시대인데요. 좋은 역량을 가진 시니어들이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도움을 주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이런 뜻이 모여 2017년 3인 3색 콘서트를 열었습니다. 33명이 모였고, 첫 번째 주제로 ‘황혼 양육’에 대해 토론을 했죠. 토론 결과는 현실적으로 육아 어려움에 처해있는 젊은 세대를 위해 황혼 양육을 하겠다 60%, 나의 삶을 희생하면서 황혼 양육을 하고 싶지 않다 20%, 그 외 상황에 따라 결정하겠다는 기타 의견이 나왔습니다. 이 토론을 계기로,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50+단체 공익활동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손주 돌봄 전문가 양성과정’을 기획하게 됐습니다.

 


한국액티브시니어협회 단체 사진

 

Q. ‘손주 돌봄 전문가 양성과정’이 기존에 조부모가 봐주는 것과 어떤 차이가 있나요?
A. (이계선 사무국장) 시니어들의 높은 교육 수준, 경험, 사랑을 통해서, 아이의 밥을 챙겨주고 보호하는 개념에서 더 발전해 인성을 갖춘 아이로 양육하자는 취지입니다. 이 프로그램을 들으며 영유아기 심리발달 과정을 이해하고 다양한 놀이문화를 익혀,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아이를 돌볼 수 있습니다.

 

Q. 손주 돌봄이 체계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A. (신재우 기획이사) 많은 조부모들이 손주 돌봄을 부탁 받았을 때 쉽게 결정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결국 자녀의 부탁을 외면할 수 없죠. 어렵게 손주 돌봄을 결심했다면, 부모와 자녀 사이지만 일종의 사회적인 계약이나 약속이 필요합니다. 

첫째, 전반적인 육아 문제는 조부모가 아닌 부모에게 있습니다. 양육과 교육의 문제는 전적으로 부모가 책임을 가지고 이끌어야 합니다. 
둘째, 아이를 돌보는 시간을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정하고 지켜야 합니다. 사전에 이 부분이 제대로 이야기되지 않으면, 부모와 자녀 간에 갈등이 생길 수 있어요.
셋째, 용돈의 개념이 아닌, 경제 활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의 개념으로 사전에 합의가 되어야 합니다. 이건 사회적인 인식의 변화가 필요한 부분이기도 해요. 

 

Q. 직접 손주를 돌보신 경험이 있으신가요?
A. (이계선 사무국장) 네. 손녀딸이 8살인데, 지금까지 함께 살며 아이를 돌보고 있습니다. 저희 손녀딸은 영재발굴단에 5개 국어 하는 아이로 방송에 나가기도 했어요. LG U+모델을 1년 동안 했었죠. 당시 증조부와 함께 4세대가 함께 살면서, 손녀딸이 집안의 기쁨이 되었죠. 힘든 점은 가족들이 서로 도와가며 나누었습니다. 할아버지는 낚시와 바둑을 잘하고, 할머니인 저는 노래를 잘하고. 서로가 잘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손녀딸을 돌보았습니다. 서로 소통하고 협업하면, 아이를 돌보는 것이 내 생활이 없어지고 나를 희생하지 않을 수 있어요. 장점들이 많습니다. 저에게 아이를 돌본 8년은, 기쁨과 의미 있는 시간입니다. 또한 손주 돌봄을 통해, 딸과 사위에겐 경제적인 기회비용을 주었고요. 세대 간 소통과 합의로, 저출산과 고령화 사회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계선 사무국장의 손녀딸

 

Q. ‘손주 돌봄 전문가 양성과정’을 진행하시면서 가장 의미 있었던 일은 무엇인가요?
A. (신재우 기획이사) 손주 양육과 관련된 가족 간 갈등을 예방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주고 공론화 했다는 점이예요. 프로그램에 참석하신 분들이 적극적으로 공감하고 지지해 주셨을 때가 가장 의미 있었습니다. 

 

Q. 앞으로 계획이 궁급합니다. 
A. (신재우 기획이사) ‘손주 돌봄 전문가 양성과정’에 실질적으로 손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구연동화, 놀이문화, 게임, 전통놀이, 독서 습관 만들기 등의 콘텐츠를 추가할 계획입니다. 이런 내용들은 아이의 성격과 자아 형성 과정에 중요하기 때문이죠. ‘손주 돌봄 전문가 양성과정’을 수료한 조부모들이 손주 돌봄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하고 발전시킬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