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일이다! 다들 너무 잘한다!”

 

서울시50플러스 서부캠퍼스의 50+인생학교 6기 입학식을 마친 후에 정광필 학장이 한 말이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서부, 중부, 남부 캠퍼스에는 입문과정으로 꼭 거쳐야 할 <50+인생학교>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그중 가장 먼저 첫발을 내디딘 서부캠퍼스의

인생학교는 벌써 5기 졸업생을 배출하고, 이번에 6기 신입생을 맞았다.

2018년 9월 6일, 서울시50플러스 서부캠퍼스에서 진행된 50+인생학교 6기 '신입생'들의 입학식을 따라가 보자. ^^ 

 

 

서울시50플러스 서부캠퍼스 4층 두루두루 강당에서 열린 입학식은 남경아 관장의 환영사로 시작되었다. 남경아 관장은 1기로 시작해 5기까지 배출한 인생학교에 대한 소개와 담당PM, 강사진 한 사람 한 사람을 정성을 담아 소개하며, 마지막으로는 

"50+인생학교를 만든 후에 이 두 분을 모시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두 분을 모신 후 주위에서 재단의 안목이 놀랍다는 인사를 많이 듣기도 했죠.ㅎㅎ"

라며 정광필 학장과 구민정 부학장을 소개한 후 마이크를 넘겼다.

 

 

마이크를 넘겨받은 정광필 학장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털털하고 선한 미소를 지으며,

첫 번째 "명함 꺼내지 마라"

두 번째 "나이 밝히지 말고, 탐색하지 마라"

세 번째 "잘하려 하지 마라"

 

이 3가지 원칙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동안 평가받는데 익숙했던 사람들에게는 어색할 수밖에 없는 인생학교만의 독특한 요구사항이다.

 

그는 50+인생학교 5기 수료생들이 만든 '날꽃밴드'의 예를 들며,

 

"그동안 살아온 삶과는 다른 새로운 생활에 도전하기란 쉽지 않다. 50+인생학교의 프로그램도 그 어려움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생학교를 모두 수료하고 난 뒤 갖게 되는 커뮤니티 형태의 동료들은 혼자로는 불가능할지도 모를 새로운 도전을 가능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짧은 시간이지만 석 달 동안 여러분의 영혼을 흔들어 보겠다."

 

짧지만 굵은 그의 말은 앞으로 진행될 50+인생학교를 기대하게 만드는 데 충분하고도 넘쳤다. 

 

 

대한민국을 보다 올바른 사회로 만들고자 사회운동으로 청년기를 보낸 정광필 학장은 아이들을 사람답게 기르는 교육이 아이들의 미래도 열 수 있다는 믿음으로

'이우교육공동체'와 함께 '이우학교'를 개관한 후 8년간 교장으로 지냈다. 이후 서울시 교육청과 SBS 바람의 학교를 통해 사회에서 문제를 일으켰던 학생들의 교장으로 , 이제는 서울시50플러스 캠퍼스의 50+인생학교 학장을 맡고 있다.

 

정광필 학장은 이번에 나온 저서 <미래, 교육을 묻다>에서 "미래의 물음에 대해 오늘의 교육은 주어진 과제를 성실히 수행하는 모범생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힘, 야성을 키우는 데 주력해야 한다. 아이들의 성장을 긴 호흡으로 바라보고, 발달 단계에 맞게 기획하고 자극하여 아이들을 '각성된 시민'으로 키우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서두에 적은 바 있다. 그의 교육 철학을 슬며시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구민정 부학장 역시 'SBS 바람의 학교'에서 아이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다독여준 선생님으로 이름을 알렸다. 한국교육연극학회 이사이자 연극학 박사로

현재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외래교수이기도 하다. "모든 사람의 내면에는 열정이 있다"고 믿는 구민정 부학장은 따뜻한 눈길과 입김을 통해 사람들의 숨겨진 열정을 불러내는 것이 특기ㅎㅎ 구민정 부학장은 참가자들이 자신만의 별명을 짓고 서로를 소개하는 마음열기 시간을 진행했다.

 

조별로 소개하는 시간이 되자, 수줍게 앉아 있던 학생들은 지금까지 어떻게 참았을까 싶을 정도로 자신들의 매력을 마음껏 꺼내 보이기 시작~! 

정광필 학장이 너무 잘해서 큰일 났다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조원들 중에 제일 잘생겼다고 제임스 딘이라는 별명을 얻은 분은 소싯적 진짜 별명이 제임스 딘이었다며 수줍게 웃었다. 용기를 통해서 새로운 탐험을 하고 싶다는

마음을 담은 별명 도로시, 집에서 기르는 고양이 이름이 행복이인데 행복이를 부를 때마다 행복해지는 느낌이 든다며 별명을 행복이라고 지은 분도 있었다. 

자녀들에 대해 탯줄 끓기를 시작했다는 분, 머리도 비우고 마음도 비우겠다는 별명 순둥이, 60세가 되기 전에 드럼을 배우는 게 꿈이라고 밝힌 제이도 인상적인 별명이었다.

 

 

인생학교 4기를 졸업하고 이번에는 6기 강사로 활동하게 된 '선배' 서창희 씨.

 "강사로 다시 참여하니 느낌이 남다르네요. 인생학교에서 늘 말하는 것처럼 이 시간이 제게는 삶의 또 다른 용기를 주는 전환점이  될 것 같습니다."

 

 

"조금은 다른 삶에 용기를 더하는" 이라는 말은 50+인생학교 앞에 늘 따라다니는 수식어이기도 하다. 인생 중반에 이처럼 멋지게 다가오는 말도 흔치 않다.

이왕 말 나온 김에 그동안 서부캠퍼스를 거쳐갔던 많은 '선배'들이 말하는 50+인생학교를 살펴보자.

 

"내 안의 벽을 녹여내고 소통할 수 있게 하는 용광로라고 생각해요"

"껍질을 깨고 새로운 자신을 만날 수 있게 하는 망치에요"

"내가 지금까지 경험한 것 중 가장 즐겁고 파격적이었어요"

"오래도록 함께 할 수 있는 길동무와의 뭉클한 만남이 좋아요"

"나 자신을 비우는 만큼 채워 나갈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에요"

 

 

저녁식사를 위해 강당을 나오는 입학생들에게 인생학교 전통인 선배들의 두 줄 서기 환영이 이어졌다. 무심코 문을 연 학생들은 놀라움과 기쁨으로 환한 미소를

지을 수 밖에. ^^ 와인을 곁들인 맛있는 저녁 식사로 배불리 먹고 5기 선배의 진행으로 선배들의 커뮤니티 소개가 있은 후, 날꽃뺀드의 축하공연을 마지막으로 입학식 행사가 모두 끝났다.

 

 

 "이런 시간들이 지나고 보면 서로서로 큰 추억거리가 됩니다. 6기가 앞으로 어떤 모습들을 보여줄지 궁금해요.

달팽이는 천천히 가지만 나름대로 갈 길을 갑니다. 지금까지 남을 위해 살았다면 이제부터는 나를 위해 120살까지 간다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앞만 보고 바쁘게 살아왔던 시간을 인생학교를 통해 잘 발효시켜서 함께 만들어가는 조화로운 삶이 되었으면 합니다."

-구민정 부학장

 

 

서울시50플러스 서부캠퍼스의 인생학교는 가족을 위해 숨 가쁘게 달려온 사람들이 이제 무엇을 해야 하나 두리번거릴 때 그 해답을 알려주는 곳이다.

인생학교의 문을 두드리는 순간 혼자가 아닌 우리가 된다. 근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세 곳의 캠퍼스를 졸업한 학생들은 총동문회를 결성하고,

마음 맞는 동료와 함께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인생 후반기를 함께 할 동료를 찾을 수 있는 인생학교.

3개월이 지난 후 혼자 들어선 인생학교에서 동료들과 환호할 6기생들의 모습이 벌써부터 눈에 그려진다.

 

서부캠퍼스의 6번째 50+인생학교, 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