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고 느끼고 통하며 가슴 벅찼던 ‘우리의 시간들’

 

지난 3월 5일 문을 연 서울시50플러스 남부캠퍼스가 첫 항해를 마쳤다. 1학기 종강을 기념해 남부캠퍼스는 6월 20일(수)부터 23일(금)까지 3일간 종강파티인 '공감위크'를 마련했다. 공감위크는 각 학부에서 마련한 다양한 강좌를 이수한 수강생들이 그 결과물들을 아낌없이 나누고 펼치는 시간이다. 이 행사는 '펼침데이', '나눔데이', '꿈꾸는데이', '세대공감데이'로 진행되었는데, 지역사회와 함께하겠다는 남부캠퍼스의 의지가 곳곳에서 잘 드러났다.

 

'나눔데이'에서는 50플러스 컨설턴트들의 '찾아가는 상담'을 통해 지역민들의 이야기를 들었고, '내 이웃, 아시아'에서는 지역주민과 다문화 이주민이 만나 음식과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꿈꾸는데이'는 1학기 종강기념 '꿈의 책거리' 행사를 진행하고, '세대공감데이'의 프로젝트인 '너랑 나랑 노랑'은 동네 아이들과 50+세대가 만나 개웅산을 산책하며 생태체험을 하며 서로 공감하고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다. '펼침데이'의 일환으로 캠퍼스 4층에서는 "꿈, 펼치다"는 이름으로 수강생들의 작품 전시회가 열렸다. 중앙 홀에서는 '서양정통수채화' 수강생들이 그동안 닦은 실력을 맘껏 발휘한 풍경화, 정물화 등이 전시되었다. 수강생들의 순수한 마음이 표현된 듯 밝고 화사한 색감의 작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힐링 캘리그라피'반의 부채들은 개성있는 글귀와 글씨체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푸근하게 했다. 그 가운데 유독 "있는 그대로의 당신이 좋아요"라는 글귀가 마음에 와 닿았다. 내 존재가 있는 그대로 인정받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할까. 그 순간, 나도 내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지금 이대로도 충분하고 좋아"라고 말해주고 싶어졌다. 

 

'고수의 사진 비법'에 출품된 사진들은 다양한 이야기를 품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예닐곱 살 아이가 할머니의 휠체어를 미는 사진이 정겹게 보였다. 손주의 마음이 갸륵한지 할머니는 웃고 계시는데 마음과 달리 힘겨워하는 아이의 표정이 재미있다. '훌쩍 떠나는 여행의 기술'반의 <홍콩·마카오 가이드북>, <싱가포르 가이드북>, <타이페이 가이드북>은 책자 하나하나가 마치 출판된 책처럼 멋져 보였다. 보람일자리 땡땡이 치고, 저 책 한 권과 함께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었다. 

 

 

어디 그뿐이랴, 복도를 들어서자마자 삼각대 위에 도열한 사진들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사람을 바라보는 사진교실'의 작품들이다. 사람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가져서 일까. 앞의 사진들과는 느낌이 조금 달라 보인다. 똑같은 카메라로 같은 인물이나 풍경을 찍어도 사진마다 느낌이 다른 것은 찍는 사람의 마음이 사진에 담겨져서 일 것이다.

 

'식물성장 IOT' 팀에서 출품한 작은 실내용 플라스틱 텃밭에서 자라는 다양한 채소들은 옥상 텃밭을 가꾸는 도시농부들의 땀방울이 채소들에겐 거름이 되었던 듯 싱싱하고 먹음직스럽다. 텃밭에 씨를 뿌리고 수확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뿌듯함과 즐거움은 경험하지 않으면 상상할 수조차 없다. 월급통장에 다달이 찍히는 월급보다 텃밭에서 거두던 상추와 고추 몇 개가 나를 훨씬 더 가슴 벅차게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따뜻한 생활도예'에서 출품한 네모나고 둥글고 하트 모양의 크고 작은 접시들과 그릇들은 알록달록 무늬도 예쁘고 색깔도 다채로웠다. 이 그릇에 음식이나 과일을 담아내면 주는 이의 마음에도 받는 사람의 마음에도 사랑이 절로 샘솟을 것 같다. 아마도 도공이 그릇을 빚을 때 마음이 그렇지 않았을까?

 

 

공감위크 첫날인 6월 20일에는 '50플러스 인생학교'의 졸업식도 진행되었다.

 

신창호 관장은 인생학교의 기본 개념을 "50+세대가 살아온 날들을 돌아보고 '내' 존재만을 생각하고 인생을 다시 설계하는 과정이자 새로운 가치관을 갖게 되는 시간"이라고 규정했다. 따라서 그는 인생학교는 "그동안 가지고 살아온 것들을 비우고 덜어내는 과정"이라고 표현한다. 이곳에서는 세상의 관계방식인 '나이', '경력', '서열'을 떠나 오롯이 '나'로서만 관계를 맺는다. 그 가운데 인상 깊었던 것은 "잘못해도 괜찮아"라고 서로 격려하고 위로하는 모습이었다. 그 과정에서 사람들은 '실수'를 용납하고 나를 긍정하게 되는 경험을 겪고 있었다. 입학 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사람들의 눈빛이 많이 달라졌다고 말하는 신 관장은 "지금 졸업생들은 기쁨과 자신감이 넘친다. 그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사회에서도 삶의 풍요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만만해 했다.

 

졸업생 한 사람 한 사람의 소감을 듣는 것 또한 졸업식의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였다. "이곳에 온 것이 행운"이라는 졸업생도 있었고, 어떤 분은 "인생학교가 삶의 터닝 포인트가 될 것 같다"며 "이곳에서 청바지를 처음 입어봤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2부 공연시간에는 시간을 쪼개 준비한 다양한 장기들로 한껏 분위기가 고조되었다.

 

   

 

이번 남부캠퍼스 1학기 종강파티 '공감위크'의 취재를 통해 10대 못지않은 열정을 발휘하는 50+세대의 열정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앞으로도 계속 뜨거운 열정을 보여줄 남부캠퍼스 50+졸업생들이 만들어 나갈 앞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