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50+에게 길을 묻다 : 50+인생학교 워크숍

 

편지가 배달되었다. 지금은 누구도 찾지 않고 오히려 흉물이라고 시민들이 치워달라고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50+ 인생학교 3기 “세상에 없는 카페 만들기” 워크숍 주제에 던져진 질문이다.

 

 

인생학교 워크숍의 시작이 뇌리에 스친다. “응답하라 1988”의 영상 속에 김창완이 부르는 “청춘”의 가사 내용 ‘언젠간 가겠지 푸르른 이 청춘’의 구절이 흘러나왔다. 가사처럼 언젠가 푸르름이 가버리는 시설물들이 서울 도처에 많이 있다. 고도성장했던 지난 시절, 한때는 당신과 함께 성장했었고 영광의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다.

 

인정할 수 없지만 나도 그랬다. 가버린 청춘과 시설물의 운명이 자신의 이야기와 오버랩되고 있는 것이다. 어느 병원은 내가 태어난 곳이었고, 어느 아파트는 내가 성장했던 고향 같은 곳이다. 나도 오래되었다는 이유로 치워진다면 슬플 것 같다.

 

 

그래서 서울이 당신에게 ‘버려진다면 어찌해야할지’를 물어온 것일까. 모든 것이 오래되어 가는 것은 자연의 순리다. 하지만, 오래됨을 새로움으로 채울 수는 없을까?

 

태어남은 축복이다. 강의실의 분위기는 모두가 진지하고 즐겁다. 8주 전 만났지만 오래된 친구처럼 재미있다. 그들이 설계한 곳에서 놀아 보는 실생활 연극 발표에 옛 추억으로 빨려 들어가 폭소가 터져 나온다. 이렇게 마음 놓고 웃어 본 적이 언제였던가?

 

 

우리 모두는 오랜 과거를 지나 지금에 와 있다. 50+ 인생학교는 오래된 우리가 어떻게 다시 태어날까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나를 돌아보고, 인생을 가감해서 즐겁고 유쾌한 삶으로 전환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아직 정해진 길은 없지만, 함께할 든든한 동료를 만날 수 있어 더 좋은 곳이다. 서울이 내게 길을 물었듯, 나는 내 곁의 친구와 함께 길을 물어 찾아가고 있다.